[우리 산하] 하서 김인후와 필암서원(筆巖書院)
[우리 산하] 하서 김인후와 필암서원(筆巖書院)
  • 이승호 기자
  • 승인 2019.07.1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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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필암서원

호남의 자랑 필암서원(筆巖書院)

2019년 7월 6일 우리나라 대표적인 서원 9곳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앞서 등재된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이상 1995년), 창덕궁, 수원 화성(이상 1997년),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이상 2000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2007년), 조선왕릉(2009년),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2010년), 남한산성(2014년), 백제역사유적지구(2015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2018년)을 포함해 세계유산 14건을 보유하게 되었다.

9곳 서원 중 두번째로 필암서원을 찾았다. 영산강 지류인 황룡강이 있는, 전남 장성군 황룡면 필암서원으로 184번지다. 초입에는 소나무가 듬성듬성 서있는 넓은 푸른 풀밭이 있다. 입구에는 홍살문, 은행나무가 있고 출입문 겸 외삼문인 고풍스런 확연루(廓然樓)가 우리 일행을 맞이했다. 특이하게 강당인 청절당(淸節堂)은 앞쪽이 트이지 않고 뒷편이 트여 강당을 돌려 놓은 듯하다. 동재·서재도 사당 앞에 있다. 흔히 향교의 대성전 앞 동무·서무 형태와 같다. 내삼문 앞에는 다른 서원에서 볼 수 없는 비석이 1기 있다. 즉 계생비(繫牲碑)이다. 용도는 제사를 지낼 때 제물로 사용할 가축을 매어놓는 비석이라고 한다. 소수서원이나 도동서원은 성생단(省牲壇)이라 하며 형태도 비석 모양이 아니다. 계생비 옆 앙증맞은 작은 건물이 장경각이다. 인종이 하사한 묵죽도 판각을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편액은 정조의 친필이라고 한다. 초서체의 글씨라 알아보기 쉽지 않았다 내삼문 안이 제사를 모시는 사당인 우동사(祐東祠)이다. 사당은 사대부가를 비롯한 일반 민가에서 조상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 지내는 집이다. 가묘(家廟)라고도 하며,  왕실의 사당은 종묘(宗廟)이다. 사당은 삼문으로 되어 있으며, 출입시는 보편적으로 동문으로 들어가서 서쪽문으로 나온다(동입서출:東入西出). 가운데 문은 신문(神門)으로 일반인의 출입을 금한다. 이 사당은 하서 김인후와 제자인 양자징을 위패를 모시고 있다.

주향(主享)인 하서 김인후(河西 金麟厚, 1510~1560)는 본관은 울산이며 시호는 문정공(文正公)이다. 조선시대 호남에서 유일하게 문묘(文廟:서울 성균관, 지방 향교)에 배향(配享)된 우리나라 18현 중 한 분이다. 조선 중기 문신으로 1540년에 문과에 합격하고 1643년 홍문관 박사 겸 세자시강원설서를 역임하여 당시 세자였던 인종의 사부였다. 이후 을사사화가 일어나자 병을 이유로 관직을 사직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성리학을 연구와 후진 양성에 정진하였다고 한다. 도학에 뛰어난 고귀한 인품을 갖춘 선비로 추앙받는 분이다.
서원 입장료는 없다.
무더운 날씨였지만, 평일이라 번잡하지 않았다.

안내:
•서원 입구 왼편에는 연방동년일시조사 계획도, 봉심록 등을 전시한 유물전시관이 있다.
입장료는 어른 500원이다.
•서원 앞 도로 건너편 맥호리 105에는 특이한 비석하나가 있다. 난산비(卵山秘碑)이다.
하서는 매년 인종 제삿날인 7월 1일 맥동마을 앞 난산에 올라가 북쪽을 보고 통곡하였다고 한다.
이를 기리기 위한 비석이다.
• 함께 둘려볼 곳은 축령산 편백림, 백양사, 금곡영화마을 등이 있다.

은행나무, 홍살문과 외삼문인 확연루의 필암서원 입구
은행나무, 홍살문과 외삼문인 확연루의 필암서원 입구
돌려 앉은 강학공간인 청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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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 내삼문 앞 계생비
사당 내삼문 앞 계생비
편액이 정조의 친필인 경장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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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당에서 바라본 사당, 계생비, 동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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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시원한 푸른 풀밭의 필암서원 앞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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