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 외길을 걸어온 '군위신문' 사공화열 대표
지역신문 외길을 걸어온 '군위신문' 사공화열 대표
  • 김종기 기자
  • 승인 2019.07.1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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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은 주민들의 삶을 그리는 기록물이자 역사의 기록이다'

 

 

군위신문 발행인 사공화열 대표       김종기 기자
군위신문 발행인 사공화열 대표        김종기 기자

 

지난 1995년 ‘행복을 여는 신문, 미래를 여는 신문, 정론을 밝히는 신문’이라는 사훈의 깃발아래 24년을 흔들림 없이 오직 한길을 걸어온 언론인이 있다. 지역신문으로 군민과 출향인사들에게 애향심을 고취시키며 고향 군위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로서, 언론을 통한 무한 봉사를 실천하고 있는 군위신문 발행인 사공화열(70) 대표를 만났다.

 

초심을 잃지 않는 지역 언론인으로 지방자치 뿌리 내리도록 지역여론 대변자 역할

-군위신문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경상북도 군위군을 기반으로 한 언론사입니다. 1995년 10월 5일 창간했고, 사훈은 ‘행복을 여는 신문, 미래를 여는 신문, 정론을 밝히는 신문’입니다. 창간부터 지금까지 지방자치 실현, 즉 지역여론의 대변자 역할에 역점을 두었습니다. 24년 넘게 실시된 지방자치제가 아직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하고 있고, 여전히 중앙정부의 눈치를 보는 상황에서 지방분권 실현은 요원합니다. 지역 신문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지역의 정치·경제·사회·문화를 발전시킬 동력을 잃게 됩니다. 군위신문은 지방자치가 온전히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지역여론의 대변자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군위신문은 올해 창간 24주년을 맞는다. 처음 군위신문을 만드신 이유는?

▶24년 전은 지역 언론이 부족하던 시기였고 지방자치시대에 지역 언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뿌리 내리고 살아가는 고장의 역사와 전통을 지키고 지역실정과 특성을 알리는 신문, 지역민의 결속과 애향심을 북돋아 주는 지역 언론, 주민과 더불어 살아있는 신문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공무원을 그만두고 대구일보 사회부 기자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1995년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군위신문을 창간했지요.

-지금까지 한 번도 결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까지 지령 591호를 발행했습니다. 열악한 지역신문사 사정을 생각하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창간호를 찍어낼 때의 첫 감동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설렙니다. 창간호는 5천 부를 찍었는데 반송이 3천 부였습니다. 5년 정도 지나니 어렵게 마련한 집을 팔아야 할 정도로 적자가 계속 되었습니다. 계속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하는 고민도 많았지요.

그러던 어느 여름날 90세가 다 된 할머니께서 신문사에 오셨습니다. 들어서면서 내손을 잡으시고는 ‘고향소식을 전해주는 군위신문이 고맙다 이제 나이가 많아 다시 고향에 들릴 수 없을 것 같다’고 하시며 후원금 10만 원, 1년 구독료 2만 원, 직원들 자장면 값 1만 원을 주고 가셨습니다.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그 할머니의 뒷모습을 보면서 비록 경제적으로는 힘들지만 군위신문으로 인해 기쁨을 느끼시는 분이 한분이라도 있다면 그만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열심히 발로 뛰었습니다. 지금도 그 할머니의 모습을 기억하면서 생각을 다잡고는 합니다. 군위신문을 기다리는 분들을 실망시킬 수 없다는 생각에 결간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지금도 사무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딸이 신문 편집을 하고 있고, 내가 현장 취재부터 배달까지 직접하고 있습니다.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지금 뿌리를 내릴 수 있었습니다. 긴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출향인들에게 항상 감사...더 노력 보답

-군위신문에는 출향인 관련 기사가 빠지지 않고 실린다.

▶군위는 작은 농촌이다. 창간할 때 인구가 3만5천여 명에 불과했고, 주민 65%가 노인이었다. 지금은 인구가 더 줄어 2만4천여 명이다. 고령화도 40%에 근접합니다. 상권이 약한 지역이라 신문사 경영의 주 수입원이 구독료와 광고료는 기대할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출향인사들에게 눈을 돌렸습니다. 출향인들에게 고향소식을 알림으로 애향심과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고향 군민들과의 매개 역할에 비중을 두었습니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습니다. 750여 명의 출향인에게 창간호를 발송했는데 반송이 250여 명이나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500명 모두가 독자가 된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실망하지 않고 꾸준히 신문을 발간했습니다. 나무는 뿌리를 내린 만큼 성장한다고 했던가? 시간이 지나니 출향인들도 애정과 관심을 가져 주셨습니다.

-군위신문에 대한 출향인들의 사랑이 남다른 것 같다. 향우회로부터 감사패도 받은 걸로 알고 있다.

▶군위신문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아껴주시는 출향인들의 사랑과 관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군위신문 보내기 운동을 수년째 해주고 계시는 ㈜고성레미콘 김오현 회장, 태금정(주)이윤희 회장, 동진출판무역(주) 김동운 회장, ㈜광동유통 김길생 회장님을 비롯해 ㈜선경타월 장희규 회장, (주)동성금속 이종철 회장, 백송그룹 김화영 회장, (주)한독실업 최억만 회장, 홍완표 회장, 그리고 고인이 되신 대영 베어링(주) 김재하 회장은 군위신문 보내기 운동뿐만 아니라 군위신문상 시상과 후원에도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앞으로도 출향인들이 고향에 대한 자부심과 애향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또 향우회 발전의 촉매제가 되고 가교 역할에 충실할 것입니다

-군민들이 평가는?

▶호불호가 갈립니다. 좋아하는 군민도 많지만 싫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군위신문이 감시와 비판기능이 없습니다. 군위 관보라고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쓴 소리도 달게 듣습니다. 그럴수록 더 좋은 신문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군민들의 의식수준을 높일 수 있는 기획, 매주 쫓아가는 기사가 아니라 군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집중시킬 수 있는 신문을 만들려고 합니다.

-군위신문이 다른 신문과의 다른 점은 무엇인가?

▶군위신문은 비판적 기사나 사건 사고 위주의 기사보다 긍정적이고 따뜻한 기사가 많습니다. 대분의 언론기사가 70~80%가 사건 사고의 우울한 기사입니다. 지역신문마저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담, 봉사, 인물, 교육, 출향인 등의 기사에 지면을 많이 할애합니다. 물론, 언론의 감시와 비판 기능을 무시하지 않습니다. 기자수첩, 독자마당, 사설 등을 통해 지역의 비판적인 기사도 꾸준히 제공하고 있습니다. 군위신문은 지역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주민들의 삶을 그립니다. 군위군의 기록물인 것입니다. 격주마다 군위군의 역사를 기록한다는 생각으로 신문 제작에 임하고 있습니다.

-지역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지역 언론을 위한 정부 지원이 절실해 보인다.

▶지난 2004년 지역신문을 지원해 지방분권을 정착시켜야 한다는 명목 하에 지역신문육성지원법을 제정했습니다. 이 법을 근거로 만든 지역신문발전지원기금은 2005년 205억 원을 시작으로 2018년 77억 원까지 감소했습니다. 이 법이 2022년 유효기간이 종료됩니다. 지역 언론 관계자들은 지역신문발전지원기금 확충과 지역신문육성지원법 상시화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역 신문 평균 구독률은 0.5-1.0% 사이입니다. 중앙언론이 독점한 왜곡된 시장구조에서 지역 언론이 살아남기에는 매우 어려운 조건입니다. 물론 지역 언론도 하나의 산업이기에 시장경제에 부응해야 합니다. 다만 일정 부분 공공재적 기능도 하게 때문에 일정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지역 언론들의 입장입니다.

 

힘없는 주민, 소외된 주민 대변... 우리 사회 더 나은 공동체로 발전

-군위신문의 역할을 평가 한다면

▶아직 스스로 평가를 내릴 수 없습니다. 그저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고장의 역사와 전통을 지키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고 지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데 노력할 뿐입니다. 나날이 발전하는 군위, 살기 좋은 군위, 다시 돌아가 살고 있는 군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창간 때부터 지금까지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는 것은 군위신문은 군위의 이야기를 담는 언론이라는 것입니다. 군위와 군위인을 다룹니다, 군위군의 행정에서 의회, 직접적인 주민의 삶까지 군위군의 모든 것을 취재 것을 취재합니다. 그래서 신문사로 다양한 문의 전화가 옵니다. 민원실처럼 전화응대를 하고 나면 뿌듯함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군위신문이 소통 창구가 되고 있구나 싶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람들이 신문이나 기사를 돈 주고 보려하지 않습니다. 5천 원이 넘는 커피나 음료에는 쉽게 지갑을 열지만 신문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전국적으로 많은 지역 언론들이 창간과 폐간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지역신문은 지역사회의 거울입니다. 지역신문이 힘없는 주민, 소외된 주민을 대변할 때 우리 사회가 더 나은 공동체로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거울, 그것이 바로 지역신문입니다. 열악한 언론 환경에도 건강한 지역신문을 만들어 내는 훌륭한 지역 언론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지역민들이 많은 응원을 해 주길 바랍니다. 물론 군위신문에도 응원과 격려를 부탁합니다.

사공화열 발행인은 군위군 효령면 출신으로 군위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대구 달성농협, 대구일보 사회부 기자로 활동했다. 그는 (사)군위교육발전위원회 이사, 군위우체국 고객 대표자 위원회 위원장, 군위라이온스클럽 회장, 국제라이온스협회 356-E지구 지역부총재(위원장) 총재 자문위원, 총재특보, (사)한국지역신문협회 경북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사)한국지역신문협의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사공화열 발행인은 고향 군위에 대한 남다른 애향 활동과 지역발전에 공헌한 공로로 군위군수 표창, 경북도지사 표창, (사)한국지역신문협의회장 표창, 보건사회부장관 표창, 국제라이온스협회 356-E지구 총재 표창, 복합지구의장 표창, 국제라이온스협회장 표창, 사자상, 목련장 등 30여 회 수상하고 경북지방경찰청장 감사장, 군위경찰서장 감사장, 재구·재부·재경 군위군 향우회장 감사패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