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전설 서린 남평 문씨 인흥 세거지
능소화 전설 서린 남평 문씨 인흥 세거지
  • 이원선 기자
  • 승인 2019.06.24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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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평문씨 인흥 세거지 고택 담장으로 능소화가 만개하여 한창이다.
촬영을 위하여 골목 길을 다닐때는 조용히!
능소화에는 소화라는 후궁의 슬픈 사연이 담겨 있다.
능소화가 있는 골목길. 이원선 기자
능소화가 있는 골목길. 이원선 기자

대구광역시 달성군 화원읍 인흥316 소재 남평 문씨 인흥 세거지의 고택 담장마다 능소화가 만개하여 한창이다.

능소화는 일명 금등화(金藤花)라고도 한다. 중국이 원산지이며 조선후기까지 양반꽃이라 하여 사대부나 양반집 마당에만 심을 수 있었다고 한다. 꽃은 6월말에서 칠월 중순까지 피며 한때는 꽃의 수술에 미늘 같은 갈고리가 있어 눈에 들어갈 경우 실명을 할 수 있다는 설이 있었으나 과학적인 근거가 없음이 밝혀졌다.

꽃과 능소화. 이원선 기자
꽃과 능소화. 이원선 기자

지난 토요일(622)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골목골목을 누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따라서 주말과 주일이면 새벽부터 시끌벅적하여 요란스럽다고 한다. 특히나 연출을 할 경우 모델의 멋진 자세를 부탁하기 위해 떠드는 소리가 담장을 넘어 주민들의 삶에 지장을 준다며 소리를 낮추는 등 자제를 부탁한다. 아울러 주민들의 삶을 허락도 없이 촬영하는 행위와 새벽부터 드론을 날리는 따위의 행동은 삼가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수련의 아름다운 자태. 이원선 기자
수련의 아름다운 자태. 이원선 기자

석산(꽃무릇)이란 꽃이 스님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서 유래되고 쑥부쟁이가 대장간 딸의 애틋한 사랑에서 유래하듯이 능소화란 꽃도 슬픈 사연을 담고 있다.

능소화 꽃향기에 취한 여인. 이원선 기자.
능소화 꽃향기에 취한 여인. 이원선 기자.

 

먼 옛날 중국에 소화라는 어여쁜 궁녀가 있었다. 어느 날 우연히 왕의 눈에 띈 그녀는 왕과의 하룻밤을 보내곤 빈의 직첩을 받지만 이후 다른 후궁과 환관의 농간으로 다시는 왕을 만날 수가 없었다.

늘 왕이 보고 싶어 담장을 기웃거리던 그녀는 상사병이 도저 죽음을 맞는다. 유언으로 사후에라도 왕을 보고 싶다며 담장 밑에 묻어주길 원했다. 이듬해 소화가 묻힌 담장 밑에서 파릇한 풀 한 포기가 올라왔으며 옆에 있던 소나무에 의지하여 담장에 이르러 붉은 꽃을 피워내니 사람들은 그녀의 혼이 담긴 꽃이라는 뜻에서 능소화라 불렀다고 한다.

담장을 올라와 왕을 기다리 듯 가리를 기웃거리는 능소화. 이원선 기자
담장을 올라와 왕을 기다리 듯 가리를 기웃거리는 능소화. 이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