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가는 우리 전통 놀이 '자치기 대회'
잊혀가는 우리 전통 놀이 '자치기 대회'
  • 조동래 기자
  • 승인 2019.06.19 14:4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잊혀가는 전통 놀이를 되살리고자 하는 바람
곽종상 씨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제1회 자치기 대회 개최
자치기 대회 모습  조동래 기자
자치기 대회의 시작을 알리는 힘찬 손길. 뒤에 보호장구로 가면을 쓴 수비들의 모습이 보인다     조동래 기자

 

어릴 적 골목골목 어디든 나무막대만 있으면 하루 종일 즐겁게 온 동네 아이들이 함께 놀 수 있었던 자치기. 하지만 이제 ‘추억’ 속으로 사라진 우리의 전통놀이다. 에어로빅, 마라톤, 수영 등 다양한 것들을 접해 보았지만 우리 놀이만큼 신나는 것은 없었다는 곽종상 씨(86세, 남구 대명동)는 젊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전통놀이를 알리고, 동심으로 돌아가 보자는 생각에 ‘자치기 대회’를 마련하였다.

지난 11일, 이른 아침 남구국민체육센터에는 소식을 듣고 곳곳에서 모인 어르신의 담소가 햇살처럼 따뜻했다. 준비에서부터 시상까지 모든 것은 곽종상 씨 본인 자비(自費)로 해결해야 했지만, 멀리 고향(달성군)에서도 달려와 함께 동참해주는 많은 사람들 덕분에 즐거운 마음뿐이라고 했다.

 

대회 규칙을 설명하는 곽종상 씨  조동래 기자
경기 규칙을 설명하는 곽종상 씨         조동래 기자

 

자치기란 주로 마당이나 골목 등에서 하던 놀이로서, ‘메뚜치기’, ‘오둑테기’ 라고도 한다. 50cm 가량 되는 긴 막대 ‘채’로 7cm~10cm 가량 되는 ‘알(또는 메뚜기)’의 끝을 쳐 공중으로 튀어 오른 것을 다시 채로 힘껏 쳐서 멀리 보내는데, 이때 채로 재어서 점수로 삼는 까닭에 ‘자치기’라고들 한다. 채를 쥐고 공격하는 편을 ‘포수’라 하고, 수비하는 편을 ‘범’이라고 부른다. 점수는 ‘동’ 또는 ‘자’라고 하는데, 놀이를 할 때 몇 동 내지 몇 자 내기를 할 것인지 미리 정하는 것이 보통이다.

안일조기생활체조회 회원인 친구들과 똑같이 고운 색깔의 옷을 맞추어 입고 참석한 박정순(75세, 남구 대명동) 씨는 “예전에 자치기는 주로 남자들만 했기 때문에 그때는 같이 놀 수 없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마음껏 해 보려고 해요. 다음에는 고무줄놀이 대회도 한번 하면 좋겠어요. 폴짝폴짝, 앞뒤로 뛰는 거 정말 잘했었는데, 아직도 잘 할 자신 있어요” 라며 환하게 웃었다. 놀이의 규칙, 공격과 수비를 정한 다음 본격적인 경기가 이루어졌고, 시작과 동시에 모두가 그때 그 시절, 동심으로 돌아가 기쁨의 환호와 안타까운 몸짓들이 저절로 나왔다. 1, 2, 3등으로 나누어 각 그룹별로 시상을 하고, 나머지 분들은 참가상으로 서운함을 달랬지만 모처럼 신난 하루를 보냈다며 즐거워했다.

평소 글쓰기를 좋아하고 컴퓨터 등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배우면서 건전한 노인문화를 이끌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는 곽종상 씨는 여건이 허락된다면 이 자치기대회를 앞으로도 자주 개최해서 우리 전통놀이문화를 주위에 널리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의 소박한 바람이 꼭 이루이지기를 바라며, 노인의 생활에서 신체적 활력과 정신적 행복감을 주는 운동과 취미의 중요성에 대해 절감하게 한 ‘자치기 대회’. 이번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손잡고 공원으로 가서 우리 전통놀이를 마음껏 즐겨보자 .

 

대회를 마무리 하는 힘찬 함성 조동래 기자
대회를 마무리 하는 힘찬 함성          조동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