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열정의 시니어” 양철기 박사①
“도전과 열정의 시니어” 양철기 박사①
  • 이화진 기자
  • 승인 2019.06.12 20:3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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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2004년부터 다용도 친환경 미생물제 개발 시작
2014년 10여 년 간 개발한 제품을 특허청에 특허 출원.
2017년 5월 특허 취득한 제품을 “코넴-100”으로 명명
2018년 부터 중간상인, 농가, 골프장, 행정기관 등에 판매.

84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으리만큼 정열적이며 도전적인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

미생물제 생산업체 종사자와 과수, 엽채류, 과채류 농사를 짓는 농민 외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친환경 미생물제 개발에 10여 년 간 심혈을 기울여왔던 양철기 박사가 주인공이다. 

지난 6일 오후 '코넴 - 100'을 생산하는 작업장(코넴 테크)을 방문하여 그를 만났다. 양 박사는 서울대 문리대(물리학과)를 졸업(1959년)한 후 대구와 문경에서 고등학교 물리교사로 근무하다 사직하고 일본 동경대(자원개발 공학과)에 입학, 학사 학위 취득 후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취득(1976년)하였다. 그 후 포항 종합제철 기술고문(1호)을 역임하였으며 1978년부터 영남대 재료공학과(현 신소재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2001년 정년 퇴임하였다.

그는 퇴직 후 전공 분야와는 좀 거리가 있는 친환경 미생물제를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를 해왔으며 특허를 얻기까지 개인으로 감당하기 벅찬 개발비용(약 1억여 원)을 투자하였다고 한다.

친환경 미생물제 개발에 착수하게 된 동기가 궁금했다. 그는 지난 60여 년(1930년 - 1990년) 간 농작물 재배에 농약, 화학비료, 제초제 등의 사용으로 생산량은 획기적으로 늘어났으나 내용 면에서는 일부 오염된(병든) 농산물이 발생했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먹어왔다는 미국 정부의 발표에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고품질 안전 농산물의 소비량도 늘어날 것’이라며 자신이 개발한 친환경 미생물제를 사용한 농가로 하여금 이를 사용하기 전보다 과일의 당도가 더 오르도록 하고, 과육이 부드러워지게 하며, 잎 채소와 열매 채소를 냉장고에 보관할 때 신선도가 오래 유지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런 농산물이라면 구매자가 많아져 농가 수입이 늘어나니 이는 곧 어려움에 처한 농민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며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는 경북, 충북, 경기의 몇몇 지역 농가에 개발 중인 친환경 미생물제를 공급하여 현장 실증 시험을 하였다. 이는 농작물의 잎이나 토양에 이를 사용했을 때와 사용하지 않았을 때 작물의 품질과 병해의 저항성이 어떻게 차이나느냐를 시험하기 위해서였다.

농작물의 자람과 병해충의 발생을 관찰하고 시험하는 정부 기관이나 농업기술센터에서 선정된 시범사업 농가는 정부나 지자제의 예산이라도 쓸 수 있지만 그는 농민의 신분이 아니기에 중앙이나 지방자치 단체의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

아직 개발 단계에 있는 제품이라 제품 생산에 쓰이는 비용을 농가에 무료로 제공한 적도 수 차례나 된다고 하였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간에 걸쳐 현장 시험을 한 농가는 10여 호가 넘는다고 하였다. 그 중 지금까지 농사를 지으며 양 박사와 연락을 취하고 있는 농가와 대상 작물을 보면 봉화(춘양) 김진하 농가(사과), 영동(황간) 이성우 농가(복숭아), 성주(벽진) 도마 농가(참외), 안산(사사동) 이원용 농가(딸기), 상주(화북) 김학래 농가(오이) 등 다섯 농가이다.

개발 중에 있는 친환경 미생물제를 사용한 농가의 반응이 궁금하여 농가의 답변을 들어보았다.

김진하 농가에 의하면 자신의 사과나무에 발생한 원인 규명이 어려운 병(증상)을 양 박사가 개발 중인 미생물 농자재를 사용하여 치료 효과를 보았다고 하였다. 병에 걸려 거의 고사(枯死) 상태에 있었던 나무에 이 미생물제를 사용하니 새순이 돋아나 수세(樹勢)가 회복되었다고 하였다.

이성우 농가의 경우 이를 사용한 자신의 복숭아가 사용 전보다 단맛이 더 나고 육질이 부드러워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았다고 하였다. 그의 집 복숭아를 맛본 이들이 ‘다른 농가의 복숭아보다 훨씬 더 맛있다’는 입소문을 내어 생산량의 절반가량은 이 복숭아를 구매하기 위해 집을 방문한 이들에게 판매하여 출하비용을 줄였다고 했 다.

도마 농가는 이의 사용으로 참외의 당도가 사용 전 14도(브릭스)에서 사용 후 16도(브릭스)로 2도 올랐으며 참외를 냉장 보관하니 신선한 상태가 더 오래 유지되었다고 한다.

이원용 농가는 딸기의 당도가 사용 전 12도(브릭스)에서 사용 후 14도(브릭스)로 증가하였다고 하였다.

김학래 농가는 고추 농사에 사용하여 고추 열매 표면에 윤기가 나고 육질이 부드러워졌으며 수확량도 5% 가량 증가되었다고 한다.

양 박사는 이를 농업용 외에 다른 용도로도 시험을 하였다. 2005 년 신천 하수종말처리장에 2개월 동안 들어온 3,800t의 음식물 쓰레기에 이를 사용, 악취 제거의 효과를 시험한 결과 70% 가량의 악취가 제거되었다고 하였다. 또한 2006 년에는 북구 국우동, 연경동과 경북 상주에서 우사, 돈사, 계사 등에도 사용하여 악취를 완화시켜주었고 파리, 모기 등 해충이 냄새를 맡고 날아들지 않게 되어 가축 사육이 쉬워졌다고 하였다.

그는 여러 차례의 시험 결과 개발 중에 있는 미생물제재가 농산물의 품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축사의 냄새 제거와 하천의 오폐수 정화에도 효과가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2014년 9월, 개발이 완료되었다고 판단해 이 미생물제재를 특허청에 출원, 2017년 5월 31일자로 특허를 취득(특허 번호 제10-1743977호)하게 되었다. 그는 특허가 난 이 미생물제재를 자신이 한 때 고문으로 있었던 회사 상호(코넴 바이오)의 일부인 코넴에 숫자 100를 덧붙여 '코넴 - 100'으로 명명하였다.

 

양 박사에 의하면 코넴-100은 항산화 미생물제로 토양 개량의 효과를 보이며 화학농약, 화학 비료를 사용하는 농법보다 코넴-100 농법으로 작물을 재배하면 비타민, 미네랄, 생리활성 물질, 효소 등이 풍부하여 품질이 우수한 농산물이 생산된다고 하였다.

그 외에 파리, 모기, 진딧물 등 해충이나 균이 냄새를 맡으면 접근하지 않으며 화학비료로 인하여 지력이 쇠약해진 토양을 정균형, 발효형으로 개선하고, 물속의 부패균을 정균(靜菌)하여 연못의 악취와 녹조를 해결한다고 한다. 또한 공기 정화 용도로도 쓰이며 새집 증후군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특허 취득 후 현장에서 나타난 코넴 -100의 효능을 보면 2018년 3월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남촌 골프장의 연못(물의 양 약 12만 톤 추정)에 이 원액을 6개월에 걸쳐 6톤 살포하여 연못의 악취를 없앴으며 녹조는 사용 후 7개월 지나 사라져 연못 바닥이 보일 정도로 물이 투명해졌다고 하였다.

2018년 7월에는 팔거천으로 흘러들어 가는 우수로(雨水路, 북구 태전동 소재)에 비가 와 물이 차면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있어서 이를 제거하는 방법을 북구청 건설과 관계 공무원에게 설명 후 코넴-100을 200배의 물에 희석하여 1톤(희석액) 사용토록 하여 해결하였다고 한다. 우수로 악취제거에 코넴-100의 효능이 인정되어 금년 4월 초에도 북구청 건설과(하천계)에서 40말(800ℓ)을 구입하였다고 한다. 코넴-100을 수질이 나쁜 하천에 사용할 경우 오폐수가 정화되어 사용하기 전 수질이 나빠 보이지 않던 물고기가 활동할 수 있다고 한다.

작업장에서 만난 중간 판매상에 의하면 남지 오이 농가에 코넴 -100을 사용하여 잎이 두꺼워졌으며 잎에 난 가시가 사용 전에 비해 빳빳해졌다고 하였다. 또한 성주(벽진)의 농가에 있는 오디나무에 사용하여 오디에 발생하는 균핵병(오디 열매가 하얗게 변하는 현상)이 사용 전에 비해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었다고 하였다. 사용방법은 일반 농작물에 사용할 경우 코넴-100 원액을 500배의 물에 희석하여 생육 전 기간 중 잎에다 3~5회 가량 살포하며 토양에는 500배액을 2회 살포한다. 축사의 보통 악취에는 500배액으로 1회, 심한 악취에는 300배액으로 2회 살포한다. 판매 방법은 인터넷 홈페이지(http//konemtech.modoo.at)에 (네이버 스토어 등 이용 온라인 구매 가능)로 주문을 받으면 택배로 보내거나 농가나 중간 상인이 직접 회사 작업장을 방문하여 사 간다고도 한다. 아직 판매 초기 단계라 주문량이 많지는 않지만 차츰 그 효능이 알려지게 되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