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백락'선생의 기념관을 꿈꾸다
'마백락'선생의 기념관을 꿈꾸다
  • 유무근 기자
  • 승인 2019.05.2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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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교회사 연구에 평생을 바쳐 온 마백락(클레멘스)
교회사 관련 책 다수 펴내
신나무골 성지에서 순례자들에게 설명하는 마백락 선생
신나무골 성지에서 순례자들에게 설명하는 마백락 선생

 

영남교회사 연구에 평생을 바쳐 온 '마백락(클레멘스) 선생’의 신동 자택 기념관 건립이 절실하다. 그는 '경상도 교회와 순교자들' 등 교회 관련 책 다수를 펴내기도 했다. “신동 하면 ‘마 회장’이 연상 된다”는 것이 이곳 신자들의 중론이다 .

그는 신동성당 뿐 아니라 영남권 교구에 많은 업적을 남겼다. 교회사 연구가로서 큰 족적을 남긴 신앙의 열정과 땀과 발로 이룬 업적은 그 누구도 따를 수 없을 정도다. 발로 일구어 낸 한국천주교회의 역사라 할 정도로 대구교구 뿐만 아니라, 안동교구. 부산교구. 마산교구 등, 선생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마 선생은 수많은 공소와 교우촌을 찾아다니면서 순교자들의 후손들을 만나 흔적을 찾고 성지를 발굴하여 현양하는데 일생을 바쳤다. 여우목, 진목정 등 곳곳의 성지를 발굴 성역화 하는데도 크게 기여했다. 김수환 추기경 조부 묘지의 발굴도 그의 손에서 이루어졌다.

교구 초창기에 최정복. 윤강순 선생을 이어, 마백락 선생이 나와서 영남 교회사는 더욱 더 풍성해졌다. ‘경상도 교회와 순교자들’이라는 책은, 영남권 사제와 수도자, 학자, 평신도들에게 궁금할 때마다 펼쳐보는 '신앙의 정석'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윤일 요한’ 성인 유해 이장에 대하여, 그 외에도 신나무골 성지, 한티 무명 순교자들의 묘소 발굴 작업에 대해서도 자세히 기록되었기 때문에 영남권 천주교회사의 정석으로 정평이 나 있다.

 

- 조환길 (타대오) 대주교 추모미사 강론에서 -

마 회장님은 칠곡에서 8년 ‘신동본당’에서 26년간 전교회장 일을 하셨습니다. 1997년에 신동본당에서 정년퇴임하시고 최근 선종하시기 전까지 이 마을에서 살았습니다. 전에 서경윤 신부님께서 “신동 하면 제일 먼저 무엇이 떠 오르냐”고 물었더니, 이구동성으로 “마 회장님요” 이렇게 대답 하는 것을 듣고 한바탕 웃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신동 본당과 마 회장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영남교회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교회연구가와 봉사자로서 일을 하신 분입니다.

2011년 11월 9일에 교회사 연구하시는 분들이, 마백락 선생 교회사 연구 50주년 기념 논총 “발로 쓰는 한국천주교회사의 역사” 를 봉정한 적이 있는데 제가 축사를 한 기억이 납니다. 역사 연구는 지나간 것을 파헤치는 일이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것도 자료가 없는 교회사를 연구하는 것은 더군다나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평소 들어보지도 못했던 ‘상주 멍에목’ ‘봉화 우련전’ ‘영양 곧은정’ ‘청송 노래산’ ‘문경 여우목’ 등을 함께 순례한 적이 있었습니다. 산 속에 나무들을 헤쳐가면서 올라간 곳도 많았고, 2시간 정도 등반해야 올라갈 수 있는 곳도 있었습니다. 이런 지명들은 1815년 을해박해와 1827년 정해박해 때 체포되어 대구감영으로 이송 후, 관덕정에서 참수형으로 순교하신 분들이 살았던 교우촌 장소들입니다. 산 중턱이나 꼭대기라 쉽지 않았는데, 우리 보다 더 빨리 걸으시는 것을 보면서, 우리에게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싶은 열정과 그분의 신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제 마 회장님을 누가 대신하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교회사연구는 더 정리되어야 하고 더 발전되어야 합니다. 마 회장님의 유지를 받들어서 우리들이 기도와 신앙으로 연구를 깊이 할 뿐만 아니라, 순교자 성지 현양을 위하여 온 힘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마 회장님을 잘 보내드리는 길이라고 생각 합니다.”라고 마 선생을 기렸다.

 

‘마백락’ 선생은 '경상도 교회와 순교자들’ ‘성 김대건 신부 가문의 순교자와 증거자들’ ‘부산경남지방의 순교자와 증거자들’ ‘서상돈 아우구스티노 회장’ 한티성지를 담은 ‘성 금요일의 오후’ 책을 편찬 했다. 그 외에도 각종 공저 논문 기고 등, 신앙을 증거한 소설과 시집을 남겼다.

후덕한 인상에 따뜻함 가득한 눈빛, 누구에게나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겸손함과 부드럽게 다가가는 모습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닮은 사도를 떠올리게 했고, 그것은 모든 사람을 끌어당기는 그만의 매력이었다.

지천면 신동로 130번지 100여 평, 단층 반양옥 주택은 故 마백락 선생의 자택이다. 5년 전에 초대 받은 적이 있다. 거실은 성전을 연상케 하는 경당이었다. 순교자 후손들 댁에나 있을 법한, 성화. 책자. 성물들이 십자고상과 어우러져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 곳 선생의 생가에 ‘마백락 클레멘스’ 기념관이 세워졌으면 하는 것이 선생이 오랫동안 몸 담았던 본당 ‘요셉회’ 회원들과 본당 신자들의 염원이기도 하다. 선생과 관련된 자료들은 각 대리구에서 선생과 봉사했던 신자를 중심으로 위원회를 구성하면, 기대 이상으로 많은 정보와 사진 자료들이 모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곳 생가에 ‘기념관'이 세워진다면 선교의 표상으로 많은 교우들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신나무골 성지로 가는 길목에 기념관이 세워진다면 대구 대교구와 칠곡군 모두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마백락 기념관이 조속히 건립되기를 기대한다.

교황성하로 부터 전수한 친필서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성하로 부터 전수한 친필 서한
오래전 부터 소장해 온 듯한 성화와 성물들 경건스럽게 보인다
오래전 부터 소장해 온 듯한 성화와 성물들 경건하게 보인다
한국천주교 순교자기념비' 조성을 마지막 일정으로 둘러보고 이튿날 입원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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