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마을입구에서 왼쪽으로 낙동강을 따라 십 리 길이 된다.
병산서원으로 가기 위해 풍천면 가곡리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길을 꺾는다. 마침 엘리자베스여왕이 갔던 길(Queen's Road)을 따라 걷기 위해 앤드류 왕자가 안동을 20년 만에 방문, 하회마을에서 봉정사까지 가는 길을 'Royal Way'로 명명했다. 이번에는 명성이 자자한 하회마을을 뒤로 하고 병산서원을 찾아보기로 했다.
하회마을은 너무 이름이 알려져 이제는 상업적인 요소가 오히려 전통의 아름다움을 무디게 한다. 병산서원 입구길은 흙먼지 풀풀 날리는 비포장 흙길이어서 더욱 애착이 간다.
흙길을 십여 리 걷다 보면 왼편으로 풍산들이 펼쳐진다.
민박집과 선물 파는 몇 집을 지나면 병산서원이 꽃뫼(花山)을 배경으로 나타난다.
서애 류성룡 선생의 후손인 류시석 관리인이 서원 주변을 정리하고 있다 낯선 방문객을 맞아주었다. 대뜸 질문을 던진다. "어째서 하회마을 가는 길과 병산서원 가는 길이 이렇게도 다릅니까? 오히려 학문적 깊이가 배어있는 서원이 포장된 아스팔트 길이 되어야 하지 않는가요?" 이 우문에 다음과 같은 현답이 돌아온다. "오히려 비포장 흙길이어서 방문객이 줄어드니 서원이 더 잘 보존되지 않을까요?"
류시석 관리인의 안내로 서원 곳곳을 돌아보았다.
만대루 뒷편에 있는 입교당에서 만대루와 풍경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옛 선비가 된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만대루에서 보면 앞산이 마치 병풍처럼 둘러쳐진 모습이 보인다.
만대루에 올라가는 통나무 계단. 평소에는 올라가지 못하지만 류 관리인의 안내로 만대루에 올랐다.
만대루에서 내려와 서원을 벗어나자 달팽이 모양의 원형 흙벽담이 있다. 머슴들이 사용하던 뒷간이다.
이제 병산서원을 뒤로 하고 또다시 십여 리 흙길을 따라나오면 멀리서 도청 신도시의 아파트들이 보인다. 낙동강을 끼고 달리는 한 무리의 자전거 부대가 지나간다. 이제는 하회마을의 전경이 내려다 보이는 부용대에 오른다.
부용대에서 내려다 보이는 물돌이동 하회마을 전경이다.
이제 다시 길을 걷는다. 앤드류 왕자가 지나간 길, Royal Way를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