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분 진사의 학행을 기리는 '경삼계(景三契)'
세 분 진사의 학행을 기리는 '경삼계(景三契)'
  • 예윤희 기자
  • 승인 2019.05.22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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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흥 예씨 문중 세 진사를 기리는 청도 유림들의 모임
경삼계의 경(景)은 사모한다는 뜻이고, 삼(三)은 세 분의 진사를 가리킨다.
계회가 열린 남휘당. 예윤희 기자
계회가 열린 남휘당. 예윤희 기자

 

지난 20일 청도군 이서면 대전리에 있는 남휘당에서 한 집안 세 사람의 진사를 기리는 '경삼계(景三契)'가 열렸다.

행사에 참석하면 입구 시도석에서 인적 사항을 적는다. 예윤희 기자
행사에 참석하면 입구 시도석에서 인적 사항을 적는다. 예윤희 기자

 

이날 모임에는 성균관유도회총본부 예정수 회장과 청도향교 전, 현직 전교를 비롯한 많은 내빈과 계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에 오신 내빈들. 예윤희 기자
행사에 오신 내빈들. 예윤희 기자
행사에 참석한 게원들. 예윤희 기자
행사에 참석한 계원들. 예윤희 기자
행사에 참석한 계원들. 예윤희 기자
행사에 참석한 계원들. 예윤희 기자

 

경삼계(景三契)는 시골인 청도의 한 집안에서 대를 이어 탄생한 세 분 진사들의 학행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85년(을축년)에 결성한 청도 유림들의 모임이다.

1985년 을축년에 조직한 경삼계. 예윤희 기자
1985년 을축년에 조직한 경삼계. 예윤희 기자
경삼계 서문 일부. 예윤희 기자
경삼계 서문 일부. 예윤희 기자
계원 명단 일부. 예윤희 기자
계원 명단 일부. 예윤희 기자

 

경삼계의 경(景)은 사모한다는 뜻이고, 삼(三)은 세 분의 진사를 의미한다.

세 분의 진사는 수졸헌(예재문), 만취와(예대열), 만성재(예주명) 세 분이다. 수졸헌(守拙軒) 예재문(芮在文)은 서른이 되던 1768년 무자년 영조 때 과거에 급제해 성균관 생원이 되었다. 그 후 고을에서도 큰 업적을 이루며 추앙을 받았다만취와(晩翠窩) 예대열(芮大烈)은 헌종 5년 병과에 장원 급제하였다. 그의 개명에 관한 이야기는 지금도 문중에 전해지고 있다. 그는 과거에 12번을 응시했으나 번번이 낙방하였다. 고향에 돌아와 일가친척을 볼 염치가 없다고 생각한 나머지 한강에 뛰어들려고 하는 순간, 그때 길을 지나던 나그네가 청도의 예 아무개는 12번이나 떨어지고도 귀향했는데 그대는 어이 이리 마음이 약하오?”하며 성명에도 운이 따르니 이름을 바꾸어 보라고 권유했다. 그 말을 받아들여 본래 이름인 국열(國烈)을 대열(大烈)로 바꾸고, 석 달 후 과거에서 병과에 장원 급제하였다. 그렇게 예순일곱의 나이로 성균관 진사가 되었으며 일흔다섯 되던 해에 돌아가셨다만성재(晩惺齋) 예주명(芮周鳴)은 헌종때 진사에 합격하였다. 이렇듯 세 사람의 배움에 대한 열정과 아는 것을 몸소 행동으로 실천한 그 모습은, 가문의 영광을 넘어 청도의 큰 자랑이었다.

의흥예씨 상대전 문중 예종증 문임은 인사에서 "저희 조상님들을 기리는 행사에 오신 내빈과 계원 여러분들께 감사드리고 유림으로 올곧게 살아가는 방법을, 세 분 진사님의 고고하신 선비정신을 통해 잘 배워서 실천하자"고 말했다. 

이 계회는 연례적으로 열리지 못하다 올해 6년 만에 다시 개최하게 되었다. 계원 사후에는 대를 이어 승계할 수 있는 제도로 그 후손들이 관심만 있으면 계속 참석할 수 있다.  조상의 올곧은 선비 정신이 후대에도 이어져 '정신문화'가 사라져가는 현대에 좋은 본보기가 되기를 바란다.

식사와 음료를 나누며 계원 서로간에 정을 나눈다. 예윤희 기자.
식사와 음료를 나누며 계원 서로간에 정을 나눈다. 예윤희 기자.
마을주민들도 모두 참석해 식사를 하며 화합의 장을 이룬다. 예윤희 기자
마을주민들도 모두 참석해 식사를 하며 화합의 장을 이룬다. 예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