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삼계의 경(景)은 사모한다는 뜻이고, 삼(三)은 세 분의 진사를 가리킨다.
지난 20일 청도군 이서면 대전리에 있는 남휘당에서 한 집안 세 사람의 진사를 기리는 '경삼계(景三契)'가 열렸다.
이날 모임에는 성균관유도회총본부 예정수 회장과 청도향교 전, 현직 전교를 비롯한 많은 내빈과 계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경삼계(景三契)는 시골인 청도의 한 집안에서 대를 이어 탄생한 세 분 진사들의 학행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85년(을축년)에 결성한 청도 유림들의 모임이다.
경삼계의 경(景)은 사모한다는 뜻이고, 삼(三)은 세 분의 진사를 의미한다.
세 분의 진사는 수졸헌(예재문), 만취와(예대열), 만성재(예주명) 세 분이다. 수졸헌(守拙軒) 예재문(芮在文)은 서른이 되던 1768년 무자년 영조 때 과거에 급제해 성균관 생원이 되었다. 그 후 고을에서도 큰 업적을 이루며 추앙을 받았다. 만취와(晩翠窩) 예대열(芮大烈)은 헌종 5년 병과에 장원 급제하였다. 그의 개명에 관한 이야기는 지금도 문중에 전해지고 있다. 그는 과거에 12번을 응시했으나 번번이 낙방하였다. 고향에 돌아와 일가친척을 볼 염치가 없다고 생각한 나머지 한강에 뛰어들려고 하는 순간, 그때 길을 지나던 나그네가 “청도의 예 아무개는 12번이나 떨어지고도 귀향했는데 그대는 어이 이리 마음이 약하오?”하며 성명에도 운이 따르니 이름을 바꾸어 보라고 권유했다. 그 말을 받아들여 본래 이름인 국열(國烈)을 대열(大烈)로 바꾸고, 석 달 후 과거에서 병과에 장원 급제하였다. 그렇게 예순일곱의 나이로 성균관 진사가 되었으며 일흔다섯 되던 해에 돌아가셨다. 만성재(晩惺齋) 예주명(芮周鳴)은 헌종때 진사에 합격하였다. 이렇듯 세 사람의 배움에 대한 열정과 아는 것을 몸소 행동으로 실천한 그 모습은, 가문의 영광을 넘어 청도의 큰 자랑이었다.
의흥예씨 상대전 문중 예종증 문임은 인사에서 "저희 조상님들을 기리는 행사에 오신 내빈과 계원 여러분들께 감사드리고 유림으로 올곧게 살아가는 방법을, 세 분 진사님의 고고하신 선비정신을 통해 잘 배워서 실천하자"고 말했다.
이 계회는 연례적으로 열리지 못하다 올해 6년 만에 다시 개최하게 되었다. 계원 사후에는 대를 이어 승계할 수 있는 제도로 그 후손들이 관심만 있으면 계속 참석할 수 있다. 조상의 올곧은 선비 정신이 후대에도 이어져 '정신문화'가 사라져가는 현대에 좋은 본보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