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 이름은 꽃순이...상주 이복순 씨
그 여자 이름은 꽃순이...상주 이복순 씨
  • 노정희
  • 승인 2019.05.21 12: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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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예쁘도 야하지 않고, 아무리 고와도 되바라지지 않은 꽃,
"꽃은 내 말을 알아 듣고, 내 손길을 기다립니다"

 

꽃순이 이복순 씨가 남편과 도란도란~
꽃순이 이복순 씨가 남편과 도란도란~

구석구석 살펴보면 오밀조밀, 말랑말랑, 신기하다. 판도라 상자를 들여다보는 것 같다. 그녀는 집안 꾸미기를 좋아한다. 뜨개질이며, 그릇과 예쁜 소품을 모으는 취미를 가졌다. 특히 화초에 애정을 쏟는다.

그녀는 남편의 퇴직으로 시댁인 시골로 이주했다. 맏아들인 남편은 “홀로 계신 어머니께 따뜻한 밥상만 차려주면 고맙겠다”고 퇴직 후에 시골로 내려갈 의향을 비췄다. 시골에 내려오기까지 마음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도시 생활만 해오던 처지였는지라, 더구나 고부 갈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다.

앞마당, 장독대 뒷편에 만든 꽃밭
앞마당, 장독대 뒷편에 만든 꽃밭

그녀는 꽃을 좋아한다. 아파트 생활하면서도 꽃을 가꾸는 데 엄청 공을 들였다. 시골에 와서 좋은 점은 꽃을 가꿀 공간이 많다는 것이다. 도시에서 시들하던 화초가 시골에 와서는 생생해지는 것을 목격했다. 화분에 심었던 화초를 땅에 옮겨 심으니 번식력이 대단했다. 으아리와 담쟁이, 인동덩굴을 담장에 올린 후, 겨울이 오면 한파에 얼면 어쩌나 싶어 애가 탔다. 결국 담장 위에 올린 화초 넝쿨을 비닐로 칭칭 동여매는 유별난 행동으로 인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앞마당 담장 위에 올린 으아리
앞마당 담장 위에 올린 으아리

“화분에 물 주지 말고 고추 모종에다 물을 주면 따서 먹기라도 하건마는…….” 가끔 사랑채에서 한마디씩 던지는 시어머니 말씀이 서운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그러려니 한단다. 매스컴에 눈에 띄는 꽃을 지목하면 남편은 인터넷으로 주문해 주고, 무거운 화분을 나를 때나 기타 도움을 청하면 언제든지 곁에서 도와준다. 남편은 ‘꽃순이 바라보기’를 하고, 그녀는 남편을 토닥여 준다.

뒷마당 담장에 올린 인동덩굴
뒷마당 담장에 올린 인동덩굴

예쁘면 야하기 쉽고, 고우면 되바라지기 쉽다지만 꽃은 아무리 예뻐도 싫증나지 않는다. 시골 시멘트 담장이 칙칙해서 넝쿨 식물을 올린다는 그녀의 앞마당 담장에는 연분홍 으아리를, 뒷마당에는 보랏빛 으아리와 인동꽃 넝쿨을 올렸다. 인동덩굴이 와글와글 꽃망울을 달았다. “꽃은 내 말을 알아듣고, 내 손길이 닿으면 몸을 흔들어 대답을 해주는 것 같아요. 꽃 가꾸는 것은 내 생활의 일부입니다”라며 꽃 예찬을 늘어놓는 꽃순이 이복순(63. 상주시 화남면) 씨, 그녀가 어여쁘다.

뒷마당
뒷마당

꽃을 사랑하는 그녀는 천생 여자이다.

 

보랏빛 으아리
보랏빛 으아리
바람개비꽃
말발도리 꽃

 

담장 옆, 텃밭에 심은 붓꽃
담장 옆, 텃밭에 심은 붓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