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전' 청춘 남녀의 신분을 초월한 영원한 사랑 영화
'춘향전' 청춘 남녀의 신분을 초월한 영원한 사랑 영화
  • 김병두 기자
  • 승인 2019.05.16 18:0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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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를 바탕으로한 고전 소설의 대표작인 춘향전
일제 강점기부터 지금까지 14편 리메이크된 영화
양반의 아들 이몽룡과 기생의 딸 춘향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

청춘 남녀의 사랑을 그린 영화는 많지만 우리 국민들에게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는 ‘춘향전’이라 할 수 있다. 원래 ‘춘향전'은 작자 연대 미상의 설화를 바탕으로 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전 소설이다. 현재 국문본, 한문본, 국한문혼용문 등 수많은 이본(異本)이 전해져 오고 있다.

춘향전은 남원 사또의 아들인 이몽룡과 기생 월매의 딸 성춘향의 신분을 초월한 아름다운 사랑을 그린 이야기이다. 남원 사또의 아들인 몽룡은 단옷날 남원의 광한루에서 그네를 타는 춘향이를 만나 몰래 사랑을 한다. 그러나 몽룡은 동부승지가 된 아버지를 따라 한양으로 떠난다. 그런 후 춘향은 신임 사또로 부임한 변학도의 수청을 거절하고 절개를 지키기 위해 온갖 고초를 겪는다. 몽룡은 과거에 급제해서 암행어사가 되어 춘향이를 구한다. 

‘춘향전’은 영화가 도입된 일제 강점기부터 지금까지 14편의 영화가 만들어졌으며, 춘향 역을 맡은 많은 여배우들은 인기 스타가 되었다.

1923년 일본인 하야카와 감독이 한룡, 최영완 주연으로 만든 ‘춘향전’은 무성영화로 김조성이 변사로 영화를 해설하였다. 춘향 역의 한룡은 본명이 한영옥으로 개성의 기생이었으며 최초의 춘향역을 연기한 배우였다. 남원에서 현지 촬영을 하였다.

1935년 이명우 감독이 연출한 문예봉, 한일손 주연의 ‘춘향전’은 이광수의 ‘일설 춘향전’을 원작으로 한 최초의 발성 영화였지만 필름은 유실되었다. 홍난파가 음악을 담당했으며 춘향 역은 당시 최고의 스타인 문예봉이 연기하였다. 1935년 10월 4일 단성사에서 개봉되자 관객들은 변사의 목소리가 아닌 영화 속 배우들의 대사를 듣고 열광하였으며, 당시 1원의 입장료가 비싼 편이었지만 매진을 기록하여 흥행에 성공을 거두었다. 문예봉은 1932년 ‘임자 없는 나룻배’로 데뷔하여 큰 인기를 얻었으며 ‘삼천만의 연인’으로 불리었다. 그러나 1948년 남편(임선규·극작가)과 월북하여 북한에서 배우로 활동하다 1999년 사망했다.

1955년 이규환 감독의 ‘춘향전’은 당시 이화여대 재학생을 춘향 역으로 선발하였으나 학교 측의 반대로 출연하지 못하자 제작자인 이철형의 부인으로 고전적 한국 여인의 이미지를 지닌 조미령이 춘향 역, 미남 배우인 이민이 몽룡으로 출연하였다. 단역인 사령으로 출연한 윤일봉은 이후 최고의 배우가 되었다. 대구 달성공원에서 촬영을 했으며 국도극장에서 개봉되어 관객 15만 명을 동원하여 한국전쟁 후 침체 위기의 한국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1955년 이규환 감독의 '춘향전' 포스터  매일신문 제공
1955년 이규환 감독의 '춘향전' 포스터. 매일신문 DB

1957년 김향 감독의 박옥란, 박옥진을 주연으로 한 ‘대춘향전’은 여성국극단의 창극을 촬영한 영화이다.

1958년 안종화 감독이 고유미, 최현 주연으로 최초의 16미리 컬러 영화 ‘춘향전’을 연출했다. 악역 전문배우 허장강이 방자 역을 맡았다. 이후 허장강은 신상옥 감독의 ‘성춘향’과 김수용 감독의 ‘춘향’에서 방자 역을 맡는 행운을 얻고 영화의 인기에도 한몫을 한다.

1960년 이경춘 감독이 박복남, 복원규 주연으로 풍자 희극의 ‘탈선 춘향전’을 연출하였다.

1961년에는 두 편의 ‘춘향전'이 개봉된다. 홍성기 감독의 ‘춘향전'(김지미, 신귀식 주연)과 신상옥 감독의 ‘성춘향'(최은희 김진규 주연)이다. 두 작품은 한국 최초의 컬러 시네마스코프 영화로 제작비도 같은 8천만 환으로 제작하였다. 신 감독이 부인인 최은희를 주연으로 ‘성춘향'을 준비하던 중 홍성기 감독이 부인인 김지미를 주연으로 세워 ‘춘향전'을 연출하자 신 감독은 한국영화제작자협회에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갈등을 촉발했다. 그러나 제작자협회는 춘향전은 창작물이 아니라 우리의 고전이기 때문에 개인 저작권이 될수 없다고 판단했고, 두 감독은 각자 영화를 촬영하였다. 그러나 국제극장에서 개봉한 홍성기 감독의 ‘춘향전'은 흥행에 실패하고, 명보극장에서 개봉한 신상옥 감독의 ‘성춘향'은 개봉 74일 만에 38만 관객을 동원하여 흥행에 성공하였다. ‘성춘향'은 제8회 아시아영화제에 출품되어 몽룡 역의 김진규는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이 작품은 제22회 베니스영화제에도 출품된다. ‘춘향전’의 홍성기 감독과 김지미는 이후 이혼을 하게 된다. 신상옥 감독은 북한에서도 ‘춘향전’인 ‘사랑 사랑 내사랑’을 연출했다.

1961년 홍성기 감독의 춘향전'에 출연한 김지미  매일신문 제공
1961년 홍성기 감독의 춘향전'에 출연한 김지미. 매일신문 DB

1963년 이동훈 감독이 조미령, 신영균 주연의 ‘한양에서 온 성춘향'을 연출하였다. 변학도와 춘향 부부의 재대결을 그린 영화로 ‘춘향전'의 속편 격인 작품이다. 변학도를 응징하고 춘향과 몽룡은 한양으로 온다. 그러나 복수심에 불타는 변학도가 당파싸움을 이용해 복수하려고 하지만 실패하고 춘향과 몽룡 부부는 다시 행복하게 산다는 내용이다.

1968년 김수용 감독의 50번째 연출작품인 ‘춘향'(홍세미, 신성일 주연)은 대한극장에서 개봉되어 11만 6천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변학도는 당시 액션배우 박노식, 향단이는 태현실, 월매는 윤인자가 출연했다. 홍세미는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한복이 잘 어울리는 고전적인 이미지로 1천800대 1의 경쟁을 뚫고 춘향으로 데뷔했다. 그후 홍세미는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주연으로 출연했지만 TBC 드라마 ‘조선총독부’에서 김성옥과의 키스신 거부와 스캔들에 휘말리다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다. 1994년 KBS2 드라마 ‘한명회’에서 한명회의 부인인 윤씨 부인으로 잠시 출연하기도 했다.

1971년 이성구 감독이 문희, 신성일 주연의 ‘춘향전’을 국내 최초 70mm 영화로 촬영했다. 문학평론가인 이어령 씨가 각본을 맡았으며 입체음향을 설치한 스카라극장에서 개봉하여 11만 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였다.

1976년 박태원 감독의 장미희, 이덕화 주연의 ‘성춘향전’에서 장미희가 춘향역으로 데뷔하였다. KBS 인기드라마 '여로'에서 바보 영구 역을 맡았던 장욱제가 방자 역을, 최미나가 향단 역을 맡았다. 피카디리극장에서 개봉한 이 작품은 1만7천여 명의 관객 동원으로 흥행에는 참패했다. 그 후 장미희는 ‘겨울여자’에서 이화 역으로 최고 인기 여배우가 되었다. 1980년대 초 악성 스캔들에 휘말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귀국해서 영화 '애니깽', '사의 찬미'에서 주연으로 출연했고, 명지전문대에서 교수로 연기 강의를 했다. 지금은 TV 드라마에서 우아한 사모님 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1976년 박태원 감독의 '성춘향전' 포스터  매일신문 제공
1976년 박태원 감독의 '성춘향전' 포스터. 매일신문 DB

1987년 한상훈 감독의 ‘성춘향'(이나성, 김성수 주연)은 제44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제39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출품되었다. ‘춘향전' 영화로는 유일하게 겨울 장면을 촬영하였다. 이나성은 몇 편의 영화 출연 후 은막을 떠났고 김성수는 탈렌트로 활동하였다. 허리우드극장에서 개봉했으나 흥행에는 참패하였다.

2000년 임권택 감독의 96번째 작품인 ‘춘향뎐'(이효정, 조승우 주연)은 조상현의 동편제 춘향가 판소리와 뮤지컬을 혼합한 작품으로 제53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으며 제35회 백상예술대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허리우드극장에서 개봉, 11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이효정과 조승우는 역대 가장 어린 10대의 춘향과 몽룡 역으로 정사 장면을 연기했다. 그 후 이효정은 신인 여배우로 큰 빛을 보지 못하였으나 조승우는 영화 '말아톤' '클래식' '타짜' '암살' '내부자들'에서 주인공을 맡아 배우로서 큰 인기를 얻었다. 또한 '마의' '신의 선물' 등 TV 드라마의 주연과 뮤지컬 '헤드윅' '지킬 앤 하이드' '맨 오브 라만차'의 주연 배우로 활동하면서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조승우는 70년대 '행복이란' '돌려줄 수 없나요' 'YMCA' '아들'(ANAK) '아니야'를 부른 가수 조경수의 아들이다.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 포스터  매일신문 제공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 포스터. 매일신문 DB

'춘향전'은 지금까지 가장 많이 리메이크된 작품이지만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을 마지막으로 20년이 지났다. 이제 시대는 변하여 남녀 간의 사랑도 정절의 가치도 변하고 있다. 하지만 춘향과 몽룡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는 마음만은 오늘날 젊은이들이 가슴에 새겼으면 좋겠다. 2020년도에는 새로운 ‘춘향전'으로 명감독과 명배우들이 탄생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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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매실 2019-05-28 14:28:23
추억의 영화 이야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강재구 2019-05-17 16:04:16
아마도 이 영화를 보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것 같은 영화인것 같아요.
어쩌면 진정한 사랑의 절개를 느낄수있고
한여인의 절개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영화인것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