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운다고요, '도라지' 드십시오
담배 피운다고요, '도라지' 드십시오
  • 노정희
  • 승인 2019.04.30 13:1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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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묵은 도라지는 산삼 못지않은 효능
기관지와 폐에 좋은 식품
도라지 초고추장무침
도라지 초고추장무침

'도라지 도라지 심심산천의 도라지/한두 뿌리만 캐어도 대바구니로 반실만 되누나/에헤요 에헤요 에헤야 어이여라 난다 지화자자 좋다/저기 저 산밑에 도라지가 한들한들’

고향이 농촌인 사람에게 친근한 식물을 꼽으라면 당연히 도라지를 우선순위에 넣을 것이다. 도라지는 그만큼 우리 정서에 가까이 있는 약초이며 채소이다.

후배네 시댁에 들러 텃밭에 있는 도라지를 캐어왔다. 뿌리가 사방팔방 뻗어 그야말로 중구난방이다. 오래 묵은 도라지는 산삼 못지않은 효능이 있다고 하니 약이 될까 싶어 꼼꼼하게 손질한다. 손질하기 어려운 부분은 잘 말렸다가 삼계탕에 넣으련다.

도라지를 약초로서는 길경(拮梗)이라 부른다. 사포닌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기관지와 폐에 좋다고 전한다. 숨이 찬 것을 치료하고 목구멍, 가슴, 옆구리 아픈 데 효과가 있다.

문헌에는 도라지를 나룻배로 비유했다. 약 기운을 끌고 올라가 상승시키는 것을, 물길을 거슬러 오르는 나룻배로 보았던 것이다. 저렴하면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보배로운 식물이다.

도라지에 대한 약효나 음식이 많이 거론된다는 것은 몸에 좋다는 것을 말함이다.

・이른 봄에 큰 도라지를 골라서 쌀뜨물에 담가 손질하여 물에 삶아 쓴맛을 빼고, 꿀을 섞어 약한 불에 졸였다가 말려서 먹는 도라지정과-‘증보산림경제’

・잘 씻은 다음 충분히 삶아서 주머니에 넣고 물에 담가 발로 밟아주면 쓴맛이 빠지므로 이를 밥에 섞어서 짓는 도라지밥-‘구황촬요’

・맛이 맵고 온화하며 독이 약간 있다. 2∼8월에 캐어 햇볕에 말린 것은 인후통을 잘 다스린다-‘향약집성방’

・성질이 약간 차고, 맛은 맵고 쓰며 약간 독이 있다. 허파·목·코·가슴의 병을 다스리고 벌레의 독을 내린다-‘동의보감’

・허파의 화농증을 다스리고 농을 배설, 도라지 잎은 발이 부르튼 데 유용, 도라지와 수탉을 삶아 먹으면 대하증이 치료된다-‘일화본초’

도라지는 담배를 피우는 분이나 감기 예방에 추천하고 싶은 음식이다.

도라지를 양파 자루에 담아서 주무르면 어느 정도 껍질이 벗겨진다. 덜 벗겨진 껍질은 과도로 손질하여 찬물에 담가 쓴맛을 뺀다. 씻을 때는 소금을 넣어 바락바락 주무른다. 원하는 용도에 따라 들기름에 볶아도 되고, 기름을 발라 구이를 해도 좋으며 고추장 무침을 해도 된다. 봄에는 새콤한 초고추장 무침이 입맛을 돌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