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무슨 일이든지 홧김에 결정을 내리지 말자
(7) 무슨 일이든지 홧김에 결정을 내리지 말자
  • 김교환 기자
  • 승인 2019.04.18 10:0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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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다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 세계에서 가장 큰 대원제국을 세웠던 징기스칸이 어느 날 사냥을 나갔는데 수많은 신하가 뒤를 따랐고 그의 팔목에는 매가 앉아 있었다. 종일 산과 들을 싸다녔지만 별 수확이 없어 저녁 무렵이 되자 지친 몸으로 궁으로 돌아가기 위해 지름길로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중간에 길을 잃고 심한 갈증을 느꼈으나 따라오는 신하도 없고 매도 날아가 버렸다.

혼자서 이리 저리 헤매다가 겨우 바위 밑에서 똑똑 떨어지는 물을 발견하고 그 물을 은잔에 받아서 먹으려는데 어디서 매가 날아와 탈쳐 버린다. 또 받으니 역시 탈쳐 버린다. 네 번째까지 같은 일이 벌어지자 왕은 화를 참지 못해 칼로 매를 쳐죽여 버렸다. 그러는 사이 은잔까지 잃어버린 왕은 물길 따라 바위 위로 올라갔다. 그곳에 물이 고여 있었고 마시려고 엎드려 보니 큰 독사가 물속에 죽어 있었다. 왕은 그제야 매가 물을 못 마시게 한 이유를 깨닫고 다시 내려와 죽은 매를 어루만지며 맹서했다. 오늘 나는 매우 쓰라린 교훈을 얻었다. 나는 앞으로 절대로 어떤 경우에도 홧김에 무슨 결정을 내리지 않겠다고.

초한지를 보면 힘센 항우도 있지만 결국 유방에 의해 천하가 통일된다.

항우와 유방의 군사들이 중원에서의 치열한 전쟁에서 항우는 여건이 월등히 우세하다는 자만심에서 자신의 감정과 분노로 평정심을 잃게 된다. 성급한 판단과 결정이 결국 패인이 되고 자존심에 크게 상처를 입은 나머지 단신으로 적진에 달려들어 수백 명을 죽이고 끝내 그 전쟁터에서 자결로 최후를 맞는다.

여기에 제시한 두 예화는 화가 난 채로 어떤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지금은 노인 인구의 증가와 함께 노인들의 강력 범죄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몇 년 전 상주에서 80대 할머니의 동전치기 화투놀이가 경로당 음료수 농약 사건으로 살인죄가 되어 온 나라를 충격시키더니만 봉화 77세 노인의 상수도 문제로 이웃 주민과 다툰 끝에 면 직원 두 명이나 살해한 엽총 사건, 광주의 화투판에서 빌린 50만 원에 대한 10일만의 이자 5만 원에 분개한 살해사건 등 종종 매스컴을 통해서 노인들의 분노와 욕망이 끔찍한 범죄로 번지는 모습을 보아왔다. 이외에도 복지회관이나 경로당에서 별일도 아닌 걸 서로 이해부족으로 다투고, 삐치고 소란을 피우는 경우를 흔히 본다.

늙으면 일반적으로 분노 조절이 어렵다는 의학적 소견이 있지만 사회 구조적 문제가 더 큰 원인이라고 생각 된다.

지금의 노인세대는 두꺼운 유교 문화의 권위주의적 사고방식과 사회적 지위의 불균형 속에서 경로효친과 장유유서의 정신에 잘 길들여진 세대이다. 그래서 대체적으로 노인들은 고집이 강한 편이며 갈등을 대화로 푸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노인들은 나이에 걸 맞는 대접을 받기를 원하는데 사회는 전반적으로 경로사상의 약화와 여기에 따른 불만, 소외감, 무시 등에 대한 감정이 쌓여 극단적인 범죄를 유발하게 될 수도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노후의 자기관리를 위해 무엇보다도 스스로 평정심을 찾고 마음을 비울 줄 알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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