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군 가창면의 위령탑에서 합동 추모제
10월 항쟁 78주기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74주기 합동위령제가 지난 1일(화) 11:00,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의 위령탑에서 (사)10월 항쟁 유족회 주최로 유족, 유족회원,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하여 종교 제례, 전통 제례, 합동 추모제를 가졌다.
위령탑 입구 축대 벽에 10월 항쟁에 관한 추모 시 작품 40편을 게시했다. 이날 행사에 대한 안내 책자와 10월 항쟁을 기억하는 시민모임에서 「그해, 10월 아버지를 만나러 갑니다」 10월 항쟁 유족회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에 대한 이야기를 채 병기 딸 채영희 외 9명을 고인에 대한 그리움과 생전의 활동이나 행적을 책으로 엮어 배부했다.
천용길 '10월 항쟁을 기억하는 시민모임 4610 운영위원'의 사회로 10시 30분부터 식전 행사가 종교의례로 불교계 대표로 혜강 스님(대한불교조계종 능화사 주지 스님), 기독교 대표로 장수연 목사(대구 경북 목회자 정의 평화협의회 상임대표), 천주교 대표로 성용규 신부(신평천주교회 주임신부)가 각 종교의 뜻을 알리며, 추모했다.
죽은 사람의 혼을 인도하여 극락세계로 보내는 굿판으로 오구굿을 했다.
김동언(제23호 부산 기장 오구굿 보존회 보유자)의 열창에 맞추어 김동열(제23호 부산 기장 오구굿 보존회 보유자)의 장구 반주는 고인의 넋을 기리는 가락이 참여자들의 가슴을 달구었다. 영혼이 하늘나라로 편히 가시도록 안내하는 구성진 목소리는 심금을 울렸다. 참여 유족 중에는 연신 손수건으로 눈가에 맺힌 눈물 닦기에 바쁜 분도 있었다. 반주는 타악 집단 ‘일로’ (단원: 김락호, 김동민, 윤현옥, 방지원) 단원이 함께했다.
10월 항쟁을 기억하는 시민모임 4610에서 시월노래 공연을했다. ‘시월이 동백에게’는 우창수 씨의 글과 곡을, ‘그날이 오면’은 문승현 씨의 글과 곡을 연주했다.
전통 제례는 유족 김수현이 좌 집사로, 우 집사는 유족 김정섭 씨가 맡아서 했다. 채영희 이사장의 분향재배에 이어 초헌관은 김영호 부회장이 했다. 이하석 이사의 축문 낭독, 아헌관은 정대호 이사, 종헌 관은 김상순 제주 영남위원회 부회장이 했다. 이어 전체 유족이 합동 재배했다.
본 행사 합동 추모제는 국민의례와 10월 항쟁 및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으로 억울하게 희생되신 분들을 위해 묵념을 하였다.
참석 내빈 소개 후 채영희 이사장 인사가 있었다. 채 이사장은 '그해 10월을 기억해 주세요’라는 내용으로 “생존, 자주, 민주를 외치며 떠난 10월 항쟁의 정신을 우리는 영원히 계승해야 한다. 오늘 가까이서, 멀리서 오신 분들, 여러분의 마음이 선하고 아름답습니다. 유가족 모두의 마음을 담아 감사드린다. 10월 항쟁의 뜻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라고 했다.
추도사는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을 대신하여 변순미 대구시 행정과장과 김광호 부산유족회 회장 외 4명이 했였다.
추도시 낭독은 이정연 시인의 뾰족구두, 이창윤 시인의 ‘진실 밝히도록 해주만’ 을 했다.
위령탑 뒤편에 그 당시의 처참한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혼을 위로하는 향토 시인들의 시비가 세워져 있다. 한쪽 벽면에는 ‘무덤도 없는 원혼이여! 천년을 두고 울어주리라. 조국의 산천도 고발하고, 푸른 별도 증언한다’라고 새겨져 있다.
마지막으로 평소에 불러보지 못하고, 마음속에 그리듯 아버지를 채영희 이사장이 아버지라고 선창하고 참여자 모두가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라고 삼창했다.
모든 참여자는 헌화로 국화 한 송이를 제단에 올리고 기도했다.
10월 항쟁 78주년 행사위원회가 추진하는 10월 항쟁 진실 규명, 명예 회복 및 정신 계승 78주년 대구·경북 시도민대회가 이날 오후 7시 한일극장 앞에서 열린다.
참석자들은 유족회에서 마련한 점심을 먹으며 먼 곳 제주에서 오신 분들의 성의에 고마움을 표하는 등 서로 위로와 격려의 말을 하며 헤어지기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다.
인권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시기에 목숨을 바친 분에 대해 영혼이라도 위로해 주며, 우리 후손들이 앞으로 인권 존중 정신을 이어 받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