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거실 벽 인터넷 모니터를 켠다. 오늘 주치의와 화상 진료가 예약된 날이다. 의사의 지시에 따라 기능성 옷을 입는다. 혈압 심장박동 등 모든 정보가 자동 입력되면서 무슨 운동을 몇 분하라는 지시와 함께 운동량까지 채크 된다. 실내 환기, 습도, 조명등은 자동 조절된다. 만국어 번역기의 실용화로 혼자서 지구상 어디 든 여행이 가능하고 지구 궤도를 도는 우주 관광도 즐길 수 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모든 장기의 바꿔 넣기도 가능하다. 인터넷으로 본 2040년 90세 노인의 모습이다.
세상은 1980년을 시작으로 한 정보화 사회(3차원 세계)가 50년이 못 되어서 더욱 빠르게 발전하고, 새로운 생활서비스들이 마구 쏟아진다. 이제 AI 로봇 시대가 열림과 함께 4차원 세계로 향하고 있다. 자율주행 택시가 운행되고 드론이 날아서 수직으로 내려앉는다. 로봇이 커피 내리고, 닭튀김하고 일손 부족의 농촌에서 과일 따고 나르기, 풀 베고, 농약을 친다. 로봇이 길 건너 이리저리 장애물을 피해서 음식을 배달하는가 하면 2025년은 실내조명, 온도 조절과 책을 읽어주고, 건강 체크, 가전제품 제어 등이 가능한 가정용 로봇출시의 원년이 된다고 한다. 로봇이 조리하고 손님을 맞이하며 음식 배달까지 하는 로봇 식당이 등장하고 로봇이 싸우는 전쟁터가 되는 세상이다.
이처럼 상상을 초월하는 4차원의 디지털 세상이 노인들에겐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금융 정보화 시대를 맞아 대다수 국민이 온라인 방식을 이용하는데 순번 대기표를 뽑는 일에서부터 경비원의 안내를 받는 노인 고객들로 북적대는 은행 내부는 딴 세상이다. 나날이 늘어가는 키오스크매장에서 기계 주문에 어려움을 느끼는 노인들, 식당 테이블에 설치된 태블릿 메뉴판, 하이오더 시스템에 어색한 노인들, 관리자 없는 전 자동 시스템 주차장에서 진땀 빼는 고령 운전자 등 노년 세대가 각종 정보시스템이나 자동화 프로그램에서 배제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의 흐름 속에서 그 속도에 발맞춰 함께 변하지 못하면 어느새 뒤처지고 만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속도에 민감하다. 속도가 곧 경쟁력이 되어서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국가발전을 이루었다. 따라서 ‘빨리빨리’는 세계 사람들이 다 아는 유명한 한국말이 되었다. 이렇게 속도를 강조하며 살다 보니 매사에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는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 만연하게 되었다.
돈이 있어도 기계를 다루거나 이용할 줄 몰라서 밥도, 커피도 못 사 먹는 시대다. 스마트폰을 활용하지 않고서는 생활이 힘 드는 노인이 불편한 세상이다. 기계의 노예가 되어가며 디지털 사회에서 늙어가기를 강요받는 현실이다. 이제 노년을 잘 보내려면 빠른 변화 사회에 잘 적응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달렸다. 노인들이라고 전부 정보 취약자는 아니다. IT 능력자가 얼마든지 있다. 생활방식을 디지털로 바꾸는 과정에서 감내할 수밖에 없는 수고와 고통은 구겨지는 자존심과 열등의식을 따질 형편이 아니다. 방관하거나 비관할 일도 아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적응을 위해 배우고 익히자. 조금 느리더라도 자신의 노력으로 변화에 적응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