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279) 추석 명절을 보내면서
[원더풀 시니어] (279) 추석 명절을 보내면서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4.09.19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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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픽사베이
사진 출처 픽사베이

 

너도 나도 집을 향한 그리움으로둥근달이 되는 한가위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러워지기를

우리의 삶이 욕심의 어둠을 걷어내 좀 더 환해지기를

모난 마음과 편견을 버리고 좀더 둥글어지기를

두손 모아 기도하려니 하늘보다 내 마음에 고운 달이 먼저 뜹니다.

한가위 달을 마음에 걸어두고 당신도 내내 행복하세요, 둥글게!

이해인 수녀님의 시 “달빛 기도”이다. 세상을 보고 싶은 대로만 보며 난장판을 만드는 정치판과 생명을 볼모로 한 의료대란의 정이 메마른 삶의 현장을 보면서 생각해 본다. 둥근 달처럼 모난 마음과 편견을 버리고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러워지기를 바라면서 한가위 달을 가슴에 담아두고 살아갈 수는 없을까 하는 마음으로 옮겨 보았다.

세월의 변화에 의한 핵가족화로 이제는 1년에 한두 번씩 가족이 함께 만나는 민족 대 이동행사 중 하나가 추석이다. 신라 유리왕 9년, 부녀자들이 길쌈 경쟁을 벌여 8월 보름에 승패를 가르되 진 쪽이 이긴 쪽에 음식 대접을 하며 잔치를 벌인 것이 한가위의 유래다. 추석의 대표적 음식 송편은 떡에 소나무 잎을 넣는다고 송편이라 불리고 모양 또 한 반달 모양인데 반월은 앞으로 차차 커져서 만월이 될 것이라고 풀이했고 이때부터 신라는 전쟁터에 갈 때 송편을 만들어 먹으며 승리를 기원했다고 한다.

추석 때가 되면 먼저 조상의 묘를 찾아가 손질하고 살피는 일로 벌초를 하는데 낫으로 풀을 베는 정성은 사라지고 예초기를 쓴다. 자손들이 대부분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살기 때문에 지금은 벌초 전문대행업체가 묘지관리시스템으로 고객을 관리하는 시대다. 위성항법장치(GPS)로 묘지를 찾고 드론으로 벌초 작업하는 과정을 찍고 벌초 전후의 묘지 모습 사진을 전송하고 수고비는 스마트폰으로 이체하면 된다. 그리고 추석날 아침에는 집에서 차례를 지내고 조상의 산소(묘)에 가서 인사를 드리지만, 대행할 수 없는 성묘도 이제는 많이 변해서 조상을 한곳에 모신 묘단에서 차례와 성묘를 함께하는가 하면 벌초하면서 잔을 드리기도 한다.

세월 따라 부모 자식도 떨어져 사는 것에 익숙해져서 ‘오면 반갑고 가면 더 반갑다’는 말이 나오게까지 되었다. 그래도 피는 물보다 진하기에 모두가 가슴 설레며 설, 추석 명절의 만남을 기다린다. 가족 간의 의사소통과 대화가 단절된 현실에서 서로 얼굴을 보며 건강을 확인하고 마음을 나누고 다시 아쉬운 작별을 하지만 그래도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와 효 개념을 현시대에 맞추는 의식 변화가 필요한 지금이다. 이제야말로 자식들은 진정 부모세대를 알려고 애를 써야 하고 부모세대는 사회변화를 직시하면서 손자녀들을 새롭게 이해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