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안 패권과 한한령(限韓令)
두리안 패권과 한한령(限韓令)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4.07.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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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화와 교역 시장의 다변화로 극복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하자 다자 간 혹은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활성화되면서 다양한 열대 과일이 우리 식탁에 올라오고 있다. 이 중 바나나와 망고 등은 고소득 품목으로 국내에서도 재배되고 있다.

‘과일의 제왕’으로 불리는 두리안은 특유한 냄새로 인해 ‘악마의 과일’로도 불린다. 가시가 촘촘히 붙은 두꺼운 껍질에 싸인 두리안은 구린내 같은 냄새를 풍기지만, 노란색의 과육은 달콤하고 부드럽기 짝이 없다. 후숙되면 냄새가 더욱 강해지는 두리안은 산지에서도 공공시설물에 반입이 금지되고 있다. 싱가포르는 두리안을 지하철에 가지고 타면 최대 100만 원까지 벌금을 물리고 있다.

두리안은 그 생산량의 91%가 중국에서 소비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수박 열 개에 해당하는 비싼 가격으로 팔리며 생과 외에도 각종 요리에 활용되는데, 중국인의 두리안 사랑은 날로 그 정도를 더하고 있다. 중국의 하이난성에서 소량이 재배되어 출하되고 있으나 맛과 품질이 떨어진다고 한다.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중국의 리창 총리는 수교 50주년을 기념하여 말레이시아의 두리안 수입을 약속했다. 대만과의 양안 갈등에서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고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대해서도 유화적 입장을 표명하는 말레이시아의 외교적 행보에 대한 보답으로 해석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중금속 검출을 문제 삼아 중국은 베트남의 두리안을 수입금지 조치했는데 이는 강대국과의 외교에서 실용성을 추구하는 베트남의 대나무 외교 정책과도 연관이 있다. 중국이 동남아 국가를 대상으로 ‘두리안 패권’을 휘두르고 있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남중국해 갈등이 심했던 2012년 중국은 필리핀산 바나나 수입을 금지한 바 있으며 대만산 파인애플과 망고 등의 수입도 금지하기도 했다.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정책을 지지하는 호주에 대해서도 소고기와 랍스터 등의 수입을 금지하고 와인에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기도 했다.

2016년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로 중국 정부의 한류 금지령, 한한령(限韓令)과 이로 인한 한국상품불매운동은 한·중 양국 관계와 대한민국 경제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우리나라 올해 상반기 수출이 전년 대비 9.1% 증가한 3348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2018년 이후 최대인 231억 달러 흑자를 달성했으며, 대중국 수출도 전년 대비 5.4% 증가한 634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8배인 약 200만 명의 중국 관광객이 2024년도에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세계무역전쟁에서 영원한 승자는 없다.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제품의 고품질화와 교역 시장의 다변화를 도모하는 것만이 이기는 길이다.

태국의 과일 점포(파타야, 2024년 5월). 정신교 기자
태국의 과일 점포(파타야, 2024년 5월). 정신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