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 산책] 리 와이스 '일터에서의 마음챙김'
[장서 산책] 리 와이스 '일터에서의 마음챙김'
  • 김대영 기자
  • 승인 2024.06.0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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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불안증, 무력감, 좌절감을 씻는 사무실 명상법

저자 리 와이스(Leah Weiss)는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에서 리더십 과정을 가르치며, 달라이 라마가 설립한 스탠퍼드의 연민 트레이닝 프로그램의 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회복탄력성의 연구에 중점을 둔 호프랩(HopeLab)이라는 비영리 연구 기관에서 감독 및 자문 역할도 하고 있다. 아이 셋을 키우는 엄마로 ‘머리 위로 접시를 돌리며 그 접시들이 깨지지 않게 안간힘을 쓰며’ 일터에서의 마음챙김을 실천하고 있다. 이 책에는 저자가 지난 10여 년 동안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강의하는 마음챙김의 훈련법과, 일터에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즉각적이고도 효과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르그램을 개발한 과정과 내용, 저자 본인만의 실천법이 구체적이고 섬세한 언어로 담겨 있다.

목차는 ‘{1부}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1장 나는 지금 어디에서 일하고 있나, 2장 스트레스를 줄이고 일에 집중하는 삶, 3장 일하는 목적 바로 세우기, {2부} 나를 위해 일하는 마음, 4장 상처받은 직장에서 살아남기, 5장 자존감을 지키며 일하는 법, 6장 감정을 억누르는 대신 해야 할 일, {3부} 성공하는 사람과 조직의 특징, 7장 실패와 위험을 감수하는 조직 만들기, 8장 한 사람의 용기가 죽어가는 조직을 살린다, 9장 같은 목적을 바라보는 조직 만들기’로 되어 있다.

1. 마음챙김을 하면 어떻게 스트레스가 줄어드는가

2009년 UC샌프란시스코의 엘리자베스 블랙번은 DNA의 보호캡인 말단소체의 길이를 늘려주는 효소 텔로머레이스의 발견으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말단소체는 염색체의 끝단에 존재하는 복합 구조물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말단소체는 줄어든다. 말단소체는 나이가 들면서 (그리고 우리가 나이가 들면서) DNA 사슬이 닳아 없어지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말단소체의 건강이 수명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UC샌프란시스코의 엘리사 에펠 역시 말단소체와 노화, 스트레스 간의 관계를 연구 중이다. 2004년 그녀는 스트레스가 높은 참가자 집단으로 오랫동안 아픈 자식을 돌보고 있는 어머니들을 모아 마음챙김 연구를 수행했다. 이 연구에서 일부 어머니들만 명상 시간을 가졌다. 명상을 하지 않은 어머니들은 명상을 한 어머니들보다 스트레스를 더 많이 느낀다고 보고했다. 또 말단소체의 길이도 더 짧았고 텔로머레이스 수치도 더 낮았다. 스트레스에 더 많이 지쳐 있는 어머니들은 스트레스가 덜한 대조군보다 10년 더 노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를 통해 명상이 스트레스를 덜 느끼게 해준다는 것뿐만 아니라 명상이 실제로 뇌를 스트레스로부터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64쪽)

2. 마음챙김으로 향상되는 능력

fMRI 연구를 통해 마음챙김 실천이 뇌의 변화를 촉진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에 따르면 마음챙김 명상이 학습과 기억, 감정 조절, 동정심과 연결된 뇌 영역에 회백질 밀도를 높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규칙적인 마음챙김 명상은 탈중심화와 재인식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것들은 심리적 반영과 관련된 자질이다. ‘탈중심화’는 자신의 관점에 갇히지 않고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방법으로 세상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탈중심화 경험의 또 다른 이름인 ‘재인식’은 정확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의미를 구성하기 위한 해석이나 추측, 스토리텔링으로 만들어진 장막을 걷어내고 어떤 상황에서 무엇이 이뤄지고 있는지 볼 수 있는 능력이다. 이 외에 마음챙김으로 향상되는 능력들은 다음과 같다. (1)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통증에 대한 대응력 (2) 초점을 맞추는 능력 (3) 생산성 (4) 행동의 변화 (5) 공감 정확도(다른 사람의 감정 경험을 올바르게 읽는 것) (6) 메타 인지(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인지하고 이해하는 것)(67쪽)

3. 몸을 움직여 마음을 다스리는 걷기 명상

때때로 감정에 푹 빠져서 감정을 확인하고 듣는 과정을 통해 차분하게 있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순간에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는 빠른 방법 중 하나는 몸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초점을 몸으로 돌림으로써 마음을 다른 것에 대한 생각으로부터 멀어지게 할 수 있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는 산책이나 ‘걷기 명상’이 있다.

당신이 명상을 하며 걸을 때는 그냥 산책을 하러 가는 것이다. 당신은 공간이나 시간에 있어 아무런 목적이나 방향이 없다. 걷기 명상의 목적은 걷기 명상 그 자체다. 중요한 것은 가는 것이지 도착하는 것이 아니다. 걷기 명상은 어떤 목적지로 가는 수단이 아니다. 그것 자체가 목적이다.

걷기 명상은 다시 쉽게 걷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여러분은 한 살 무렵에 뒤뚱거리며 걸음마를 시작했다. 이제는 걷기 명상을 실시하면서, 다시 걷는 것을 배우고 있다.

여러분의 발에만 주의를 집중하고 발이 땅에 닿는 것을 느껴보라. 한 발로 서서 발이 땅에 의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걸으면서 아래를 보고 이제 막 발을 디디려는 땅을 예측한다. 그렇게 할 때 유념해서 발과 땅, 그리고 발과 땅의 연결을 경험해본다. 이렇게 몇 분간 실험을 한다. 긴장이 풀리는 느낌이 드는 것도 좋다. 우스꽝스럽게 느껴져도 좋다.

걷고 있을 때 자신이 걷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호흡 명상에서처럼 정신이 흐트러질 수 있다. 특히 자신의 감정이 고조되었을 때에 맞춰 걷기 명상을 조정해야 한다. 걷기 명상을 할 때는 땅을 디디는 발에만 주의를 집중해 차분함을 유지해야 한다.

다음으로 감정이 드러나는 몸의 한 부분(예를 들어 가슴이나 배)에 주의를 집중해보라. 감정을 구성하는 물리적 구성요소를 느껴라. 자신을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하는 경향이 있는 이야기의 내용보다 물리적 구성 요소에 집중하라. 움직이면서 감정을 직접적인 신체적 경험으로 느껴야 한다. 이것은 중심으로 다시 돌아가는 짧은 연습 또는 더 오랫동안 실천하는 무언가가 될 수 있다. 걷기 명상을 운동에도 적용할 수 있다. 특히 뛰거나 걷기, 자전거 타기, 노 젓기 같이 반복적인 동작이 포함된 운동에 더 적합하다.(244~245쪽)

4. 직장에서 마음챙김에 이르는 법

(1) 평소 습관적으로 하는 일상적 행위를 찾아 바꾸는 연습을 한다.

(2) 생각을 있는 그대로 본다. 그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사람으로부터 생각을 분리시킨다.

(3) 불안을 일으킬 것 같은 상황을 마주하기 전에 불쾌한 감정이 일어나면 자신에게 의지할 수 있는 대본을 생각한다.

(4) 나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다. ‘가장 두려운 게 뭐지?’ 자신이 솔직하게 말을 하는 데 방해되는 것을 찾는다.

(5) 사무실에 가기 전이나 점심시간에 걷기 명상을 한다.

(6) 신체 언어에 주의를 기울인다. 특정 몸짓이나 행동이 알려주고 있을지도 모르는 의미를 이해한다.

(7) 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자신 같은 인간으로 보고, 자기 방식으로 세상을 살고 있는 그 사람의 본모습으로 다시 생각한다.

(8) 다른 사람이 잘되는 것을 기뻐하는 연습을 한다.

(9) 하찮은 존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면 모자란 사람이라고 느끼지 말고 관여하고 참여하는 행동을 취한다.

(10) 넓은 관점에서 일을 본다. 일이 전부가 아니다.

(11) 자신이 하고 있는 방식을 현실적으로 점검한다.(251쪽)

5. 자신의 해석 바꾸기

누구나 문제가 되는 상황에 부딪히면 때때로 최악의 상황을 예상한다. 중요한 프레젠테이션 기회를 날려버렸다거나, 마감일을 못 지키게 됐다거나, 확실히 잘릴 것 같은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유사한 상황에서 이와 같은 감정을 느꼈다면 자신의 해석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보자. 지금 당장 자신의 인식에 이의를 제기하도록 설계된 실험을 해보자. 우선 종이 한 장과 펜을 준비한다. 종이의 한 면에 자신에게 일어난 일, 또는 일어나고 있는 일을 적는다. 예를 들어 상사가 프레젠테이션 중에 기침을 했다면 그 사실을 적는다. 종이의 또 다른 면에는 자신이 그 일을 어떻게 해석했는지를 적는다. 상사의 기침을 내가 발표를 잘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내는 신호로 파악했다면 그대로 적는다. 그리고 문제를 달리 해석할 수 있는 다른 타당한 방법이 있는지 생각한 다음 그 내용도 적는다. 가령 상사가 기침을 한 것은 독감이 유행했기 때문일 수 있다. 내가 발표를 잘못해서 그녀가 기침을 한 게 아니라 상사가 아프거나 알레르기 때문에 기침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다음 자신이 처음 해석했던 내용이 옳다고 믿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264쪽)

이 책은 저자의 경험이 신경과학적 연구와 결부되어 있어서 어떤 직장 상황에도 적용될 수 있는 실제의 조언으로 넘친다. 업무 불안이나 스트레스, 좌절감과 수치심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분명 선물 같은 책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