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언덕에 일흔 꽃이 피다!
청라언덕에 일흔 꽃이 피다!
  • 우순자(파란꿈) 기자
  • 승인 2019.04.11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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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

지난 4월 9일, 고희를 맞은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부설중학교 21회 졸업생들이 청라언덕에 모였다.

 

가슴에 명찰을 달고,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학창시절의 추억을 얘기하는 모습은 나이를 무색케 할 정도로 젊고 건강했다.

박태준의 노래비 앞에서 “그래, 그 당시에 ‘思友’를 참 많이 불렀어”라며 누군가 선창을 하자 기다렸다는 듯 여기저기서 노래를 부르니, 선창자가 그 분위기에 취해 지휘하고, 그 모습을 오래도록 간직하기 위해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번 모임을 주선한 이부희(70. 지산동) 씨는 “서울, 부산, 울산 등 전국 각지에서 왔는데, 한 번 모이는 것이 쉽지 않다. 올해 고희를 맞아 큰 맘 먹고 1박 2일 일정의 대구 모임을 주선했는데 친구들이 좋아해 뿌듯하다”고 했다.

서울에서 내려온 박신순 씨는 “아버지가 1959년, 그 당시 동산기독병원에 근무했는데, 황용운 부원장님의 송별 기념으로 찍은 사진을 갖고 있다. 이 사람이 은혜의 정원에 묻힌 마펫박사다”라며 휴대폰에 담긴 사진을 보여주셨다.

 

1959년에 찍었다는 황용운 부원장 송별기념 사진
1959년 황용운 부원장 송별기념 사진

이상화 선생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시비 앞에서 외울 수 있느냐고 여쭈었더니 “물론이지. 그 때 참 많이 외웠다. 안 외우면 집에 안 보내주는데 외울 수밖에 없었어”라며 시를 읊었다.

김일룡(62. 중구 대봉동) 해설사는 “칠십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젊으신 것 같다. 해설을 하기보다 골목에 담긴 추억을 공유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