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봉인학'으로 불렸던 4형제, 이상화만 '민족저항시인'으로 두드러지게 알려져
항일운동 유공자인 이상정장군, 시, 시조, 중국여행기 등으로 문명도 떨쳐
부인 권기옥은 최초의 여류비행사
지난 11일(토) 오후 달서구 상화로에 있는 이상화기념관 및 이장가문화관 뒤 묘역에서는 이상정장군을 기리는 이색행사가 열렸다. 이는 '이상정장군 추모문화제'로서 민족저항시인 이상화의 형님이자 독립유공자인 이상정장군과 그의 아내이자 최초의 여류비행사인 권기옥 여사를 비롯한 애국선열과 대구지역 호국영령들을 함께 기리는 추모행사였다.
행사에는 이태훈 달서구청장, 이재화 시의원, 백상천 달성문화원장을 비롯한 경주이씨중앙화수회 회장단과 안동권씨대구종친회 회장단, 이인성화백기념사업회 유족 등 내빈을 모신 가운데 하승미씨의 사회와 토크쇼를 곁들여 알차게 진행되었다.
국민의례 후 영전에는 특이하게 흰 국화가 아닌 고 이혜자 화백의 양귀비 작품을 모티브로 한 붉은색 양귀비로 헌화했다. 이는 갤러리 코레아트 이상호대표의 제안에 의한 것으로 영미권에서는 붉은 양귀비가 리멤버런스데이인 11.11에 전몰 호국영령에게 헌화하는 꽃으로 알려져 있다. 이원호 이사장의 기념사와 이태훈구청장, 이재화시의원, 백상천 문화원장, 각 종친회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축하공연도 있었는데 성악가의 노래와 피리 연주, 이상정장군의 망향가를 내방가사화한 낭송 등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행사장인 재실 주변에는 이상정장군의 글과 제자인 이인성화백의 영인본 그림 30여 점을 전시하여 참석자들이 관람토록 했다.
행사는 저녁까지 이어져 '국가보훈 유공자가족과 함께하는 보훈의 밤'이 이장가 재실에 마련되었다. 저녁행사는 추모공연과 만찬으로 마무리했다.
한편 지난 10.27에는 이장가문화관 4층에 이상정 장군 유품 전시관을 개장하고 76주기 추념식도 올렸다.
이상화시인은 4형제로서 독립유공자인 이상정장군, 민족저항시인인 상화, 초대 IOC위원인 상백, 저술가이자 수렵회장인 상오 등 하나같이 뛰어난 인물이라 '용봉인학(龍鳳麟鶴)'으로 불렸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시인인 이상화만 대중에게 두드러지게 알려졌다.
이상정장군은 중국으로 망명하여 항일운동을 한 무인이지만 다방면에 조예가 있어 그림뿐 아니라 시와 시조, 한시 등에 상당한 수준의 유작을 남겼다. 최근 중국 전역을 돌며 한문으로 쓴 글을 모아 이상규 전 경북대 교수가 번역한 <표박기(驃泊記)>가 출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