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여름 생활] 올 여름 휴가는 칠보산 자연휴양림에서
[슬기로운 여름 생활] 올 여름 휴가는 칠보산 자연휴양림에서
  • 전용희기자
  • 승인 2023.06.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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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송의 내음 맡으며
피톤치드 ‘뿡뿡’ 내뿜는 숲에서
숲, 숨, 쉼으로 휴식을 완성하면 어떨까?
성수기 신청접수예약 6월 13일 마감 유의해야
칠보산 자연휴양림은 객실에서 동해를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자연휴양림이다. 칠보산 자연휴양림 사진제공
칠보산 자연휴양림은 객실에서 동해를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자연휴양림이다. 칠보산 자연휴양림 사진제공

올여름에는 금강송의 내음이 물씬 풍기는 숲으로 쉼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경북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에서만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금강송을 여기서도 마음껏 볼 수 있다. 다름 아닌 경북 영덕군 병곡면 칠보산길에 있는 ‘칠보산자연휴양림’이다.

◆ 칠보산자연휴양림

칠보(七寶)라는 이름은 일곱 가지 보물인데, 도대체 무엇을 두고 보물이라 말하는지 궁금하다. 산에서 나는 더덕, 황기, 산삼, 멧돼지, 철, 구리, 돌옷(돌에 난 이끼) 등 일곱 가지 동식물과 광물을 일컫는다. 이 일곱 가지 보물이 있다는 산이 바로 칠보산이다. 칠보산자연휴양림을 가기 위해서는 경북 고래불 해변 근처 7번 국도에서 다소 꼬불꼬불한 산길로 차를 몰고 올라가야 한다. 가다 보면 길 양옆으로 보이는 소나무가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다. 소나무가 점점 더 울창해지고 차창을 통하여 솔 내음이 느껴질 때면 휴양림이 나타난다.

휴양림은 해발 810m 칠보산 중턱에 있다. 휴양림 산책길 옆에는 기품이 멋진 금강송이 위용을 뽐내며 서 있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동해가 한눈에 들어오고 새벽에는 멋진 일출도 볼 수 있다. 동해가 한눈에 들어오는 자연휴양림으론 전국에서 유일하다. 일부 객실에서는 발코니에서도 바다가 보인다. 휴양림의 시설로는 산림문화휴양관, 숲속의 집, 야영장, 숲속 수련장과 체력단련시설 등이 있으며, 휴양림 주변에 등산로, 산책로, 어린이놀이터 등이 잘 개발되어 있다.

칠보산자연휴양림에서는 멋진 일출도 볼 수 있다. 전용희기자
칠보산자연휴양림에서는 멋진 일출도 볼 수 있다. 전용희기자

 

◆ 숲

휴양림 주변 숲은 소나무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전용희기자
휴양림 주변 숲은 소나무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전용희기자

휴양림 이름과 관련된 일곱 가지 보석보다 더 훌륭한 보물은 소나무다. 휴양림 주변 숲은 소나무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우리 조상들의 삶에서 항상 함께하는 바로 그 나무이다. 솔가지에 붉은 고추와 숯을 달아 생명의 탄생을 알리지 않았던가. 애국가에도 나오는 우리 민족의 동반자이다. 소나무도 일반 보통 소나무가 아니라, 동해가 가까운 백두대간 낙동정맥 상부에 자란다는 금강송이다.

금강소나무(금강송)는 금강산과 울진·봉화·영덕 등 영동 지역에서 자생하는 소나무로 줄기가 곧고, 몸통이 붉다. 나무의 결이 곱고 단단하여 예로부터 왕실의 건축용으로 쓰이며 목재 중에서 으뜸으로 꼽힌다. 외관이 수려하고 가까이서 맡으면 맑고 향긋한 내음을 뿜어낸다. 일반 적송(육송)보다 줄기가 좀 더 붉으며, 일반 소나무에 비해 심재가 현저히 넓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울창한 휴양림 숲길 속에서 소나무 향내를 맡을 수 있는 상쾌한 산책을 즐겨보자. "금강송 숲 탐방"이라는 무료 숲 해설을 통한 더 의미 있는 숲 체험도 할 수 있다. 등산을 좋아하는 등산가는 왕복 3시간 반 정도 걸리는 시간으로 칠보산 등반을 할 수 있다.

◆ 숲과 숨

최종원(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017년 11월 대한건축학회지에서 발표한 ‘우리가 하루에 마시는 공기량, 15.6kg’ 논문에서 하루 동안 우리는 매일 평균 만 칠천 회 숨을 쉬며, 마시는 공기량은 대략 15.6㎏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루에 섭취하는 음식물(1.2㎏) 양의 10배가 넘는다. 나쁜 공기는 우리 몸에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음이다. 도심에 인구가 집중된 환경에서 공기 중 유해 물질은 많은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 2021년 자료에 따르면 공기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세계적으로 연간 700만 명에 이른다. 오염물질이 많은 도심의 공기를 마시는 것과 휴양림에서 뿜어내는 피톤치드가 함유된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것은 분명 다를 것이다. 휴양림에서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왠지 몸이 가뿐하게 느껴지는 것도 마시는 공기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숲과 숨은 어떤 관계일까? 김훈의 ‘자전거 여행: 숲은 숨이고, 숨은 숲이다’에서는 숲과 숨은 같은 어원을 가진 글자라고 행복한 몽상을 한다.

내 몽상 속에서 숲은 대지 위로 펼쳐놓은 숨의 바다이고 숨이 닿은 자리마다 숲은 일어선다. ‘숲’의 피읖 받침은 외향성이고, ‘숨’의 미음 받침은 내향성이다. 그래서 숲은 우거져서 펼쳐지고 숨은 몸 안으로 스미는데 숨이 숲을 빨아 당길 때 나무의 숲과 사람의 숨은 포개진다. 몸속이 숲이고 숲이 숨이어서 ‘숲’과 ‘숨’은 동일한 발생 근거를 갖는다는 나의 몽상은 어학적으로는 어떨지는 몰라도 인체 생리학적으로는 과히 틀리지 않을 것이다.

※ 출처: 김훈 ‘자전거 여행: 숲은 숨이고, 숨은 숲이다’에서

칠보산자연휴양림에는 소나무 숲길 산책로가 잘 개발되어 있다. 칠보산자연휴양림 사진제공
칠보산자연휴양림에는 소나무 숲길 산책로가 잘 개발되어 있다. 칠보산자연휴양림 사진제공

깊은 숲속에서 숨을 깊게 쉬어 보라. 숲, 그것도 소나무 숲에서 숨을 쉬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숲속에 있으면 피톤치드라는 물질이 나온다는 것쯤은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건강 상식이다. 피톤치드(phytoncide)는 식물(phyton)과 죽이다(cide)의 합성어이다. 영어식 발음은 파이톤사이드이다. 본래 식물이 해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생물을 죽이는 물질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현재 피톤치드는 다른 생물을 죽이는 작용뿐만 아니라 생리활성을 갖는 것까지 포함한 식물이 만들어 내는 휘발성물질 및 비휘발성 물질을 포괄하는 넓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신원섭 교수(충북대학교 대학원 산림치유학과) 칼럼 ‘숲에서 호흡을 배우자’에 의하면 도심의 공기에는 산소가 약 20.9% 정도 포함되어 있고, 실내에는 그보다 나쁜 18~19%인데 반해, 숲에는 도심보다 산소 농도가 약 2% 정도 풍부하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숲의 공기는 질적인 면에서도 도심과는 차이가 있음을 나타낸다. 1리터의 도시 공기 속에는 10만에서 40만 개의 먼지가 있는 반면에, 숲에는 불과 수천 개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다. 하루에 마시는 공기의 양을 생각하면 도심에서는 엄청난 양의 먼지를 매일 먹고 사는 셈이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결코 폐암에서 안전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소나무, 편백, 잣나무와 같은 침엽수에서 피톤치드 발생이 많이 되는 편이다. 정나라(국립원예특작과학원)는 2015년 한국조경학회지 10월호 ‘숲의 종류에 따른 생리적 치유 효과 분석’에서 활엽수인 졸참나무 숲은 중추신경계, 자율신경계, 내분비계 측면에서 다른 숲에 비하여 높은 스트레스 완화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소나무 숲은 내분비계와 자율신경계 일부 지표에서 스트레스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국립산림과학원(원장 박현)은 2021년 8월, 여름철 소나무 숲의 피톤치드 농도가 공업지역보다 약 5.6배 높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여름철 소나무 숲 피톤치드 농도가 다른 계절보다 5배 이상 높다고 분석했다. 칠보산에 금강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지만, 졸참나무와 같은 여러 종류의 활엽수와 함께 숲의 다양성을 이루고 있다.

◆ 숲, 숨, 그리고 쉼

숲과 숨에 쉼이 있어야 휴식이 완성될 터이다. 그러기 위해 휴양림에서 적어도 2박을 할 것을 권고한다. 회를 좋아하는 사람은 경북 포항 죽도시장이나 경북 영덕 고래불에서 미리 준비하여 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숨을 쉬는 것은 우리가 살아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동작이다. 한순간도 쉬지 않고 들숨과 날숨을 무의식적으로 수없이 한다. 들숨에서 산소를 공급받고 날숨에서 몸에서 만들어진 이산화탄소를 내뱉는다. 숨이 없다면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이 인간이다. 숨쉬기 어려운 생활은 버텨내기 힘든 고통의 삶을 표현한다. 몸의 긴장을 풀고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가장 쉬운 방법이 숨을 깊게 들이마시는 것이다. 휴양림에서 숨을 쉴 때, 우리는 숲과 같은 자연과 상호작용을 느낄 수 있고, 우리의 신체와 마음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숲은 우리에게 휴식과 평온을 제공하는 장소이다. 숲에서 산책하거나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스트레스 해소와 정서적 안정을 도와준다. 쉼은 몸과 마음의 휴식이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지친 삶으로 고갈되어 가는 에너지를 회복하고 재충전할 기회를 준다. 쉼은 우리가 숨을 고르게 쉬고, 숲과 같이 자연과 상호작용하며 평온한 환경에서 몸과 마음을 위한 시간을 가지도록 한다. 따라서 숲, 숨, 쉼은 자연과 일상에 필요한 요소들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휴 쉼터에서 '사랑해주세요'란 푯말이 붙어 있는 멋진 금강송을 마주하게 된다. 전용희기자
휴 쉼터에서 '사랑해주세요'란 푯말이 붙어 있는 멋진 금강송을 마주하게 된다. 전용희기자

휴양림 해돋이쉼터에서 칠보 숲길을 따라 산책로를 걷다 보면 옛날 지명을 따서 만든 여러 곳의 편안한 쉼터를 만나게 된다. 휴(休) 쉼터에서 ‘사랑해주세요’라는 푯말이 붙어 있는 멋진 금강송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금강소나무를 안아보고 사랑의 기운과 튼튼한 정기를 한 아름 받아서 가져오길 소망한다.

※ 참고 사항: 국립자연휴양림 ‘성수기 추첨 일정 알림’에 의하면 대상 기간 2023년 7.15(토)부터 8.24(목)까지 사이 휴양림을 예약하기 위해서는 신청접수 기간이 6.8(목) 10시부터 13일(화) 18시까지이다. 자연휴양림 숙박을 위해서는 예약 신청을 서두르는 것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