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 나의 인생] 다양한 시니어 일자리
[나의 일, 나의 인생] 다양한 시니어 일자리
  • 도창종 기자
  • 승인 2023.06.0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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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에 있는 한 초등학교 등굣길은 유난히 붐빈다. 재학생이 500명이 넘는 데다 인근에 아파트 대단지와 상업 시설까지 몰려 있어 등굣길 골목에는 교통량이 많다. 이상배(가명·71) 어르신은 10년째 초등학교 앞에서 '아동청소년 교통안전 지킴이'일을 하고 있다. 시니어클럽을 통해 찾은 공익형 노인일자리다. 8~9명이 2개 조로 나눠 근무하는데, 이 어르신은 11개월간 하루 오전 3시간 일한다. 업무 시간은 오전 7시 30분부터 지만 늘 1시간쯤 먼저 와 간단하게 학교 주변 청소를 한다. 오전 8시 20분 정도 되자 어린 학생들이 한꺼번에 학교로 몰려든다. 지시봉을 든 이 어르신은 횡단보도를 오가며 차량 운전자에게 연신 수신호를 보낸다.

“안녕하세요” 아이들이 이 어르신을 보고 줄줄이 인사를 한다. 교문 옆에 들어선 차에서는 수시로 아이들이 내리는데, 눈코 뜰 새 없지만 이 어르신은 긴장상태다. 전쟁 같은 등교가 끝나면 잠시 숨을 돌렸다가 어질러진 교문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를 한다. “일하는 3시간이 하루 중 가장 보람된 시간”이라고 했다. “덥기도 하고 추울 땐 힘들기도 하지만 일하고 나면 보람을 느껴요. ‘나도 사회의 일원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고 자부심을 느낍니다.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일하고 싶어요”라고 바람을 이야기한다.

노인들이 일하고 있는 ‘노인일자리 사업’은 2004년 국정 과제 중 하나로 지정돼, 2005년 9월 '저출산 고령사회기본법'의 제정으로 시행됐다. 이 사업은 일하기를 희망하는 노인에게 맞춤형 일자리를 공급해 노인에게 소득 창출 및 사회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노인들은 일을 통한 적극적 사회 참여와 소득 보충 및 건강 증진의 기회를 얻고, 사회적으로는 노인 문제 예방 및 사회적 비용의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노인일자리 사업은 매년 12월 다음 해 일자리 공고가 나온다. 신청방법은 모집이 시작되면 노인복지관과 시니어클럽, 행정복지센터 중에서 편한 곳을 정해, 방문 접수하면 된다. 만약 온라인 신청이 가능한 경우 '노인일자리 여기' 홈페이지나 '복지로'에 접속한 후에 신청하면 된다. 신청서를 제출하면 상담 및 면접을 진행한다. 노인일자리 근무기간 및 급여는 공익활동형인 경우 11개월 일하며, 일 3시간, 월 30시간 근무하며 활동비를 받는다. 사회서비스형의 경우 10개월 일한다. 월 60시간 근무하며 급료를 받는다. 시장형은 직무 및 업무 강도, 근로 시간을 고려해 근로계약서 작성 시 결정한다. 참여자 선발기준은 공공형은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 사회서비스형은 만 65세 이상 사업 참여 가능자(일부 유형 만 60세 이상 가능), 시장형은 만 60세 이상 사업 참여 가능자로 일할 수 있는 건강 정도면 모두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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