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 나의 인생] ‘고령화로 일할 사람 사라져’…경륜 지닌 시니어 일자리 갈수록 중요해져
[나의 일, 나의 인생] ‘고령화로 일할 사람 사라져’…경륜 지닌 시니어 일자리 갈수록 중요해져
  • 시니어每日
  • 승인 2023.06.02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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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서구 노인들이 초등학교 급식봉사를 하고 있다. 달서구 제공
달서구 노인들이 초등학교 급식봉사를 하고 있다. 달서구 제공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시니어들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들은 한국전쟁 이후 척박했던 환경에서 산업화를 이끌었다. 청춘을 바친 직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갖고 퇴직하고 있다. 저출산 탓에 일할 사람들이 줄면서, 이런 중장년층의 일자리가 더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4차 산업혁명 등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상황 속에서 시니어들의 일과 인생, 은퇴 후 ‘인생 이모작’ 등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중요해졌다.

◆변화하는 세상에서의 일과 직업

일은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업을 갖고 있다. 보통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나와 20대부터 직장에 다닌다. 정년이 60세인 걸 감안하면 30~40년간 일터를 누빈다. 정년 이후에도 시니어들은 각종 일자리에서 활동한다.

대한민국은 1945년 광복 이후 농업중심에서 산업화와 정보화를 거치면 다양한 직업들이 생겨나고 사라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1970년 전국의 농가 수는 248만3천 가구였다가 2020년 100만 가구로 반 토막이 났다. 이제는 농업보다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등 다양한 직업에 더 많은 사람들이 근무하고 있다.

대구를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대구의 취업자 123만4천 명 가운데 농업은 0.9%(1만1천명에 불과하다. 이는 2010년 1.7%(1만9천700명)에서 감소한 수치다. 제조업 비중은 지난해 19.0%로, 2010년 21.5%(24만9천500명)보다 소폭 줄었다. 같은 기간 도·소매업도 17.1%(19만8천400명)에서 13.9%(17만2천)로 축소됐다. 반면 건설업은 7.2%(8만3천명)에서 7.5%(9만2천 명)로 늘었다.

이외에도 오늘날 직업의 종류는 다양하다. 제조업 안에서도 자동차와 기계, 금속, 전기, 섬유, 의료·정밀·광학, 식료품 등 다양한 분야들이 있다. 이외에도 전기·가스 공급과 운수, 음식점과 숙박, 정보통신, 금융·보험, 부동산, 기술 및 교육 서비스, 예술 등 직업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무엇보다 인구가 고령화하면서 일하는 사람 중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대구의 취업자 중 60세 이상 비중은 1990년 3.6%에서 2000년 6.2%, 2010년 9.1%로 꾸준하게 확대됐다. 지난해 122만8천 명의 취업자 중 20%(24만6천명)나 60세 이상일 정도로 시니어들의 경제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다.

◆중장년 일자리의 중요성

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생산인구 감소로 성장 동력이 약화하고 있다.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대구의 생산가능인구(15세 이상)는 2020년 213만2천 명에서 2030년에는 206만 명까지 줄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가능 인적자원인 중장년층의 지속적인 고용유지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구경북연구원(현 경북연구원)은 2020년 ‘대구시 중장년층 일자리 실태 분석 및 지원 방안’ 보고서를 통해 중장년층 일자리 창출과 정책적 대응 전략 마련을 주문했다. 박은희 박사는 “중앙정부 중심의 고용정책 탓에 지역 특성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기에, 고용지원 기관과 서비스에 대한 체계적인 수요파악과 일자리 매칭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0년 6월 실시한 대구시 중장년 욕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퇴직 및 실직 사유는 ‘회사 구조조정’이 71.3%로 비자발적 실직이 다수를 차지했다. 그리고 재취업이나 전직에서 느끼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 중장년일자리 부족(50.0%)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취업의 경우 일자리 안정성(30.1%)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취업형태는 전일제 정규직(52.4%), 직종은 서비스·판매직(27.5%)과 단순기술·조립 및 노무직(23.3%) 등을 꼽았다. 희망 보수는 200만~300만원(44.5%)이 가장 많고, 3명 중 1명이 월 200만원 미만(31.0%)이라도 괜찮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중장년층은 과거 경력을 활용한 지역서비스 관련 일자리(67.2%)를 선호하고, 공공에서 추진하는 일자리지원 사업에 참여한 경험은 9.5%에 불과했다. 중장년일자리 활성화를 위해 중장년에게 맞는 다양한 일자리 개발(81.8%)과 중장년일자리기관 확충(37.0%)을 희망했다.

◆아버지·어머니 세대를 위한 일자리 정책은?

박은희 박사는 중장년층의 경험과 신기술 교육을 접목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중장년 기술·경험과 청년 아이디어 매칭 사업 ▷퇴직 기술자와 경력자 대상 창업지원 확대 ▷창업·창작 시제품 제작 및 사업화 등을 제안했다. 또한 중장년 맞춤형 직업훈련을 위해 폴리텍대학 등 기술교육 프로그램 참여를 확대하고 중장년 생애재설계대학을 설치·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는 지난해 40대 이상 중장년층 일자리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리스타트 4050 일자리 사업’을 확대했다. 이 사업은 구직과 이직이 필요한 지역 중장년들에게 맞춤형 교육훈련을 제공하는 지원책이다. 시는 지난해 5개 교육과정 85명 규모로 추진하고, 올해부터는 대상자를 늘려 더 많은 중장년층의 전직·이직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공공일자리 참여자 취업설명회를 여는 등 공공일자리 관련 사업도 확대한다.

아울러 시는 노인의 일자리·사회활동 지원을 위해 올해 1천180억 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약 3만 명에 달하는 노인들에게 일자리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단순노동 일자리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도록 안전과 디지털, 교육, 공공의료복지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노인일자리를 확대할 예정이다.

서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