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글램핑장+카페 '주리485'
[라이프] 글램핑장+카페 '주리485'
  • 시니어每日
  • 승인 2023.05.2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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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리485 카페 2층 전경. 저마다 야외에 펼쳐진 자연정원을 바라보며 앉아있는 풍경이 이색적이다.
주리485 카페 2층 전경. 저마다 야외에 펼쳐진 자연정원을 바라보며 앉아있는 풍경이 이색적이다.

사람이 살기에 가장 쾌적한 고도는 해발 600~700m라고 한다. 이 높이에서는 수면 조절 호르몬 분비가 활발해져, 설령 적게 자더라도 충분한 수면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알맞은 고도에선 혈액순환도 활발해져 피로회복 속도도 빠르다. 사람은 일정한 높이에서 아늑함과 평화로움을 느끼는 것이다.

힐링이 필요한 시간, 잠시 도심을 벗어나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 주리485에 있는 ‘라운드힐 905’ 글램핑장을 찾았다. 도착하니 먼저 400고지에 마련된 대형카페가 눈에 들어온다. 눈앞에 펼쳐지는 싱그런 초록빛 산과 군데군데 수를 놓은 듯 아기자기한 꽃들, 거기 더해 불어오는 산들바람이 마음을 풀어헤치며 들어온다.

 

어릴 적 품은 꿈을 현실로 만든 정병창 대표.

“젊은 시절 우연히 최정산(最頂山) 근처에 왔다 이곳의 자연 풍광에 반했습니다. 그 이끌림은 꼭 이런 곳에 나만의 장소를 마련하고 싶다는 꿈을 꾸게 했습니다.”

정병창(59) 대표의 이야기다. 정 대표는 작년 한눈에 반한 달성군 주리에 글램핑장과 카페를 조성하고 문을 열었다.

“코로나로 인해 그린벨트가 부분 해제되었습니다. 제게는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제가 여기에서 처음 느낀 그 감성을 고스란히 이곳을 찾는 분들께 되돌려 드리고 싶었습니다. 주위에서 과하다고 말릴 정도로 조경에 많은 힘을 쏟았습니다.”

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연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그대로 살리고자 온 역량을 쏟아부었다고 그는 얘기한다.

라운드힐 905 글램핑장. 카라반 안에는 웬만한 편의시설은 다 갖추어져 있다.

9천여 평의 부지에 세워진 카페와 글램핑장은 그대로 그 공간에 들어와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열게 하고, 팽팽하게 당겨진 긴장의 끈을 놓게 한다. 그러고 보니 카페에 온 손님들은 죄다 바깥 풍경을 감상하기 좋은 자리에 앉는다. 주문한 음료와 빵이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아예 커피와 빵을 들고 산책길을 따라 내려가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맛있는 빵과 커피, 아이스크림 또한 주리485만의 자랑이다.

파라솔이 펼치진 야외 테이블에서 친구와 함께 온 이정아(52) 씨를 만났다. 여기에 오면 새소리,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 무엇보다 최정산의 맑은 기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구워진 빵과 아이스크림도 맛있다고 전한다. 커피를 추천해 달라는 말에 자신의 기호는 블루마운틴이라고 한다.

 

주리485에서는 어디든 최정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카페에서 천천히 언덕길을 내려오면 글램핑장이 있다. 4인용 카라반이 13대 설치되었다. 카라반 안에는 TV, 침대, 샤워 시설 등 웬만한 편의시설은 다 갖춰놓았다. 음식을 준비해 가도 되고 근처에 편의점이 있어 장작이나 음료 등을 손쉽게 살 수도 있다. 여기에 서면 대구 시내보다 2~3도는 떨어진 기온을 체험할 수 있다. 산을 타고 흐르는 맑은 물을 바라보며 ‘물멍’을, 밤에는 모닥불을 피워놓고 오순도순 얘기꽃을 피우거나 혼자만의 시간에 잠기는 ‘불멍’도 가능하다. 거미줄처럼 얽힌 바위는 마주한 사람을 진경산수화 속으로 끌어당기는 마술을 부린다.

카라반에서 묵고 난 아침, 카페 주리485에서 널따랗게 펼쳐진 최정산 자연 정원을 내려다보며 브런치를 즐겨도 좋다.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야외무대. 정 대표는 이곳이 지역문화의 사랑방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길 희망한다.

방향을 틀어 조금 아래로 내려가면 야외무대가 보인다. 작은 결혼식이나 행사, 패션쇼를 위한 장소이다.

정 대표는 얼마 전 이 장소에서 열린 패션쇼를 통해 야외무대의 새로운 가치를 깨달았다고 했다.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에도 힘을 보태고 싶다며, ‘무료 결혼식’ 같은 장소가 필요한 단체에는 기꺼이 대여하겠다고 한다. 야외여서 자연의 빛만으로도 근사한 사진이 완성된다며, 앞으로 달성군 주리485가 지역문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아 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예약 문의는 0507-1381-9050으로 하면 된다.

사진 이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