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를 보상해 준다고
담배꽁초를 보상해 준다고
  • 안영선 기자
  • 승인 2023.05.23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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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집이 있는 길거리에는 담배꽁초가 많이 흩어져 있다. 환경부 조사에 의하면 2020년 기준으로 하루에 담배꽁초가 약 1,246만 개, 매년 45억 5,155만 개가 길거리에 버려진다고 한다. 그런데 담배 겉봉에는 어마어마한 경고성 문구가 있는데도 흡연자들은 이 문구를 읽어 보지도 않고 금연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경고성 문구의 담배. 안영선 기자

 담배꽁초들은 크기가 작아 청소도 어렵지만 비가 오면 둥둥 떠다니다가 빗물받이, 하수구로 흘러가기도 장마철에는 하수구를 막아 빗물을 역류시키기도 하며, 강으로 바다로 흘러가기도 한다. 빗물을 역류시켜 침수 피해를 키우기도 하지만, 강으로 바다로 흘러간 담배꽁초는 수질 오염과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며, 이 조각들을 삼킨 어류들을 사람들이 먹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점점 골칫거리가 되어 가고 있는 담배꽁초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담배꽁초 수거보상제'를 도입하고 있다.

 담배꽁초의 필터는 플라스틱의 일종인 셀롤로스 아세트이트로 만들어져 물속에서는 쉽게 부서져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하여 수질을 오염시킨다. 또 담배꽁초에는 약 4,000가지에 달하는 독성 물질과 A급 발암 물질인 니이트로사민을 비롯하여 43가지 발암 물질이 포함되어 있고, 담배 한 개비에는 평균 2mg의 니코틴이 함유되어 있어서 이 독성 물질이 빗물에 녹으면 지하수로 흘러 담배꽁초 한 개에 물 40L를 오염시킨다.

도로에 버려진 담배꽁초. 안영선 기자

마구 버려지는 담배꽁초로 야기되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각 지방자치 단체가 담배꽁초 수거보상제를 실시하고 있다. 2021년 8월 광주 광산구는 지역 최초로 수거보상제 사업을 시행했고 이어서 충북 청주시 서원구, 서울시 도봉구, 성동구, 용산구, 강북구, 경기 의정부시, 부산 남구 등에서 사업이 수거보상제가 진행 중이다. 

서울 용산구에서는 만 20세 이상의 용산 구민은 수거보상제에 참여할 수 있고, 청소 업무의 공공사업 참여자는 보상 대상에서 제외하는데, 1인당 월 최대 6만 원(3kg)을 보상받을 수 있다. 초과분은 다음 달로 이월도 해준다. 매주 목요일 오후 2~5시 사이에 신분증과 통장 사본 담배꽁초를 가지고 구청 자원순환과 또는 거주지 동 주민센터로 가면 받아 준다.

서울의 성동구에서는 담배꽁초 g당 30원, 월 최소 6,000원에서 최대 15만 원까지 보상금을 지급하고, 경기 의정부시에서는 올해  2월부터 담배꽁초 200g을 쓰레기종량제 봉투 20L짜리 한 장과 교환해 준다.

광주 광산구는 2021년 8월부터 2022년 3월까지 8개월간 수거보상제로 649kg을 모았는데, 수거된 담배꽁초 처리가 또 문제이다. 재활용 방법이 없어서 담배꽁초 수거보상제를 포기할까 고민 중인 지자체도  있다고 하니 흡연자들이 정해진 장소에서 흡연하고, 정해진 자리에 담배꽁초를 처리하는 것을 생활화하는 것이 기본으로 이뤄져야 담배꽁초 없는 거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흡연자들이여 나부터 솔선수범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