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217) 미움 받지 않는 노년을
[원더풀 시니어] (217) 미움 받지 않는 노년을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3.05.19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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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인이 되어서 청력을 얻었네/예전엔 그냥 귀만 가지고 있었는데 그리고 시력을 얻었네/예전엔 그냥 눈만 가지고 있었는데/이제 시간을 아껴 살고 있네/예전엔 그냥 지나가는 세월이었는데/그리고 진리를 알았네/예전엔 그냥 학문적인 지식만 알았는데. 미국시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나는 노인이 되어서〉라는 시이다. 우리나라는 전례 없는 고령인구의 급속한 증가로 벌써 전체인구의 20%에 가까운 노인인구1,000만 시대를 눈앞에 바라보고 있다. 영양과 의술의 발달 등으로 이제 우리 사회에서의 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런데 OECD국가 중 노인이 가장 가난하며 노인 자살율 1위의 불명예도 안고 있다.

가정의 변화로 핵가족화 되어가면서 뿌리 깊은 유교문화의 경로효친(敬老孝親)과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정신이 시대 변화에 따라 사라져 가고 노인이 미움을 받는 시대가 되었다. 대체로 건강이 나쁘거나 일상생활의 자립성이 낮거나 경제적 여유가 없는 노인이 미움을 더 많이 받으며 가족 간에도 부모가 무소득자로 너무 오래 살다가 보니 새로운 가정 문제도 일어나고 있다. 노인에 대한 이미지도 좋지 않다. 노인은 꿈도 희망도 없는, 가정과 사회에 짐만 되는 그럭저럭 살다 갈 사람이란 인식이 잠재되어 있다.

SNS를 통해서 떠도는 어느 퇴직교수의 노인복지관 순회 강의에서 ‘추한 노인 멋진 노인’이란 주제의 강의가 공감이 되기에 소개한다. 추한 노인은 첫째, 냄새나는 노인으로 구취(입에서 나는 냄새) 체취(몸에서 나는 냄새) 의취(옷에서 나는 냄새) 등의 악취가 나는 노인이며 둘째, 잘난 체하는 노인으로 모임에서 대화를 독점하는 노인이고 셋째, 자기자랑을 많이 하는 노인으로 과거의 지위, 재산, 자식 자랑, 고위층과의 친분 등을 은연중 자랑 잘하는 노인이라고 했다. 멋진 노인은 첫째, 나누고 베푸는 노인으로 소액이라도 남을 위해 돈을 자주 쓸 줄 아는 노인이요 둘째, 점잖으면서 남에게 친절하고 배려하는 노인이고 셋째, 건강하고 깔끔한 노인으로 자기관리를 잘하고 멋을 낼 줄 아는 노인이라고 했다. 참으로 의미 있는 말이다.

미움 받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자신을 깨끗하게 관리하고 의존정신에서부터 자립 능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며 잘난 체하거나 비판이나 비방을 말자. 내가 많이 알고 있다고 모든 것을 다 아는 건 아니다. 편견과 선입견에 사로잡혀 자기말의 합리화를 위해 너무 우기지도 말자.

젊은이들로부터 불통, 꼰대가 되기 전에 스스로 젊은이들과 소통하자. 건강과 경제력을 유지하기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며, 여가 및 사회활동과 가족사랑 등의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시대의 흐름에 뒤지지 말고 항상 세상 뉴스 보고, 듣고, 생각하자. 취미를 살려 활용하되 취미가 없으면 새로 만들자. 어느 정도의 불편과 고통은 당연한 것으로 자연스럽게 수용하자. 그리고 국가사회는 노인 복지의 실천에서 노인을 보호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편견을 없애야 한다. 노인의 생산성을 과소평가하는 고정 관념을 버리고 국가사회를 위한 여러 가지 일에도 함께 참여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또한 노인들 각자는 사회적 박탈감에서 벗어나 자신의 의식개혁을 통해 현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요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