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미담] 미수를 앞둔 은사를 공연 무대에 모신 제자들
[스승의 날 미담] 미수를 앞둔 은사를 공연 무대에 모신 제자들
  • 현태덕 선임기자
  • 승인 2023.05.17 17: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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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수를 바라보는 제자들이 마련하고
미수를 바라보는 은사가 가곡을 연주한
아름답고 희귀하며 감동적인 독창회
공연 무대에 선 김형규 교수.
공연 무대에 선 김형규 교수.

 

지난 5월 13일 모산학술재단 문화예술 공간에서는 희수를 바라보는 제자들이 마련한 무대에서 미수를 바라보는 은사가 가곡을 연주하는 감동적이고도 아름다운 공연이 있었다. 바리톤 김형규(85세) 경북대학교 명예교수의 독창회이었다. 김 교수는 이 연주회에서 그리운 사람아, 그대 그리움, 그리움, 마중, 언덕에서, 청산에 살리라 등을 열창하였다. 소프라노 여미량, 테너 김현준이 특별 출연하였고, 반주는 전지현 피아니스트가 맡았다.

이 독창회에는 임병헌 국회의원, 조병인 전 경북교육감, 박경규 작곡가, 장기홍 지휘자, 서울, 부산, 대구, 대전, 마산 등지의 가곡 애호가와 김 교수가 계성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할 때의 제자들이 참석하였다.

 

내빈들과 기념촬영.
내빈들과 기념촬영.

 

연주회를 마친 김형규 교수는 "50년 만에 다시 만난 제자들과 가곡을 사랑하는 그리운 사람들이 함께 어울린 귀하고 감동적인 무대였다"며 기뻐하였다.

김형규 교수는 경북대학교에 재직할 때에 경제학을 연구하고 교육하는데 전념하였다. 그러나 정년 퇴직 이후에는 자동차가 네 바퀴로 굴러가듯이 자신이 하고 싶은 활동 네 가지를 추구하면서 인생을 즐기며 익혀왔다. 바로 그림, 서예, 성악, 수필 공부이었다. 퇴직한 이후 20년 동안 수필집을 발간하고, 그림 및 서예 전시회를 개최하였으며, 한국가곡 100주년 기념공연 등 가곡 연주회에 여러 차례 출연하였다.

 

열정으로 연주하고 있는 김형규 교수.
열정으로 연주하고 있는 김형규 교수.

 

김 교수는 지금은 걸어 다니는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나이가 더 들면 운전면허증을 반납하고 튼튼한 두 다리로 걸어 다닐 작정이다. 자동차 면허증을 반납할 즈음에는 네 가지 활동 중에서 수필과 성악에만 집중하겠다고 한다.

이날 김 교수의 독창회를 주최한 계성고등학교 61회 으뜸반(3학년 1반) 졸업생들은 15년 전부터 스승의 날 무렵에 김형규 선생님을 모시고 함께 회식하는 반창회를 열고 있다. 금년은 특히 김형규 선생님과 인연이 50년 되는 해라 뜻깊은 행사로 독창회를 개최하였다고 말하였다. 행사를 주최한 대표는 다음과 같은 인사말을 남겼다. "선생님께서 여전히 건강하시고, 지금도 그림과 성악을 배우고, 한편으로는 스마트폰 활용법을 가르치는 등의 활동으로 열정적으로 사시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저희가 졸업한 이후에도 행동으로 가르쳐주신다고 여기고 선생님을 본받아 선생님처럼 살아야 하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리운 사람아 초대장.
그리운 사람아 초대장.

 

이 독창회의 장소 제공자이자 계성고등학교 61회 졸업생인 심원필(68세) 안동대학교 명예교수는 "김형규 선생님이 가곡을 무척 즐기시고 가사에 대하여 해박한 지식과 애정을 갖고 계시었다"라면서 김 교수님의 가곡 사랑을 부러워하고 존경하였다.

아름다운 노년을 하고 싶은 활동을 하면서 보내고 있는 김형규 교수는 모든 시니어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