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 산책] 마르코스 바스케스 '스토아적 삶의 권유'
[장서 산책] 마르코스 바스케스 '스토아적 삶의 권유'
  • 김대영 기자
  • 승인 2023.05.15 05: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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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절제와 간헐적 결핍이 주는 의외의 행복

저자 마르코스 바스케스(Marcos Vázquez)는 스페인의 유명한 스토아주의 헬스 트레이너이다. ‘혁명적 피트니스(Fitness Revolucionario)’ 블로그와 팟케스트를 운영한다. 스토아철학에 정통한 트레이너라는 이색적인 커리어를 가진 저자는 오랜 트레이닝 경험에서 훈련자의 몸보다 마음의 단단함이 훨씬 더 나은 성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깨닫고 스토아철학을 집중 연구하여 자신의 프로그램에 적용하였다. 수많은 경험자들의 입을 통해 그의 훈련 방식이 최고의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약 스타 트레이너의 반열에 올랐다.

이 책에서 저자는 스토아철학 거장들의 말과 에피소드, 주요 이론 등을 제시함으로써 우리의 마음과 몸을 단련하고 삶을 개선하도록 돕고 있다.

목차는 ‘제0장 삶의 개선을 위하여, 제1장 스토아철학의 원칙들, 제2장 명확한 시각화, 제3장 말이 아닌, 결단력 있는 행동, 제4장 존버, 혹은 훈련 견디기, 제5장 삶의 무기가 되는 스토아철학’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5장의 내용(277~325쪽)을 소개한다.

1. 백신을 맞듯 최악의 상황을 미리 생각해두라

스토아학파는 최악의 사건에 대해 자주 생각해보라고 조언한다. 세네카가 말했듯이, 예상치 못한 역경의 영향은 훨씬 더 강하다. 스토아학파는 역경 앞에서 너무 놀라지 않기 위해 두려움을 시각화하는 ‘불행에 대한 사전 숙고(Praemeditatio Malorum)’라는 기술을 사용했다. 당시에는 빈곤과 장애, 질병,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또는 망명과 같은 문제를 특별히 강조했지만, 지금 우리는 원하는 모든 부분에 이를 적용해볼 수 있다. 역경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그에 대응할 준비를 할 수 있고 충격을 완화하며 걱정이 줄어드는 이점이 있다.

2. 죽음을 묵상하라

스토아학파 시대에 많은 로마 장군들은 백성들에게 아부를 받을 때마다 그들의 귀에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를 속삭여주는 하인들을 두고 있었다. 따라서 그들은 수많은 승리를 거두고, 엄청난 군사력을 지녔음에도 다른 사람들처럼 자신들도 죽으리라는 사실을 언제나 기억했다. 이것은 그들이 자만함으로 인해 넘어지는 실수를 피하고, 바닥에 발을 딛고 사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기 위해서는 그것이 하나의 삶의 과정이고, 우리는 매일 조금씩 죽어간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 요컨대 죽음은 보이는 것만큼 나쁘지 않다. 세네카가 말했듯이 “죽음을 나쁘게 말하는 사람 중에 그걸 경험해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죽음에 대해 묵상하면 매일 일어나는 일이 우리에게 주어지는 위대한 선물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고, 두려움을 감사로 바꿀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가 삶의 많은 부분을 낭비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말처럼 “우리가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오히려 한 번도 제대로 살아보지 않은 것이다.”

죽음을 생각하면 우리의 관점을 분명히 하면서 긴장하게 된다. 그것은 우리가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기게 되면서 공허한 오락에 낭비하는 경우를 줄여준다. 임박한 죽음은 우리가 꼭 필요한 것에 집중하면서 현재의 순간을 소중히 여기게 하기 때문이다. 시간은 제한적이다. 그리고 죽음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따라서 매일매일을 유익하게 보내라.

3. 자발적 불편, 간헐적 결핍

스토아학파는 많은 것들이 과도하면 피해를 주지만, 적절하게 사용하면 오히려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어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 개념을 일명 ‘호르메시스(hormesis) 효과’라고 하는데, 이것은 생물학의 기본 원리 중 하나이다.

신체 활동은 과도하면 해롭지만, 부족해도 해롭다. 오래 금식하면 부정적 영향을 받지만, 짧은 금식은 건강을 개선한다. 추위와 열, 먼지 및 기타 여러 스트레스 요인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에는 육체적 이점뿐만 아니라 심리적 이점도 있다. 우리는 두려움이나 불편함을 유발하는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안락한 생활에 익숙해진다. 따라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 세상은 점점 더 작아지고, 판에 박힌 일상이 우리 삶의 전부가 된다. 우리는 자주 이 안전지대를 떠나 소위 ‘학습의 영역 또는 성장의 영역’에서 일정 시간을 보내야 한다.

예를 들어, 간헐적 단식에 익숙해지면 음식에 대한 불안감이 줄어든다. 기운이 빠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먹을 장소가 있는지 걱정하지 않으면서 산길을 나설 수 있을 것이다. 금식을 통해 한동안만 음식을 제한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걸 깨달으면 실제로 그 과정을 즐기는 법도 배우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은 음식을 먹기 위해 하루에도 여러 번 하던 일을 중단해야 하지만, 단식을 함으로써 당신은 더 중요한 것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먹기 위해 살지만, 당신은 살기 위해 먹게 된다.

요컨대 자발적 고통이 많을수록 비자발적 고통도 줄어든다. 편안한 시기에 노력하는 사람은 어려운 시기를 더 잘 견딜 수 있다. 또한 우리 몸과 마음이 강화되는 모습을 보고 몇 달 전만 해도 불가능했던 일을 할 수 있게 되면 만족감을 얻을 것이다.

4. 이럴 때 소크라테스라면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나 문제에 압도당했을 때 존경하는 사람을 떠올려보라. 그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그라면 당신의 상황에서 어떻게 할지를 자문해보라. 우리가 원하는 행동과 우리가 실제로 하는 행동의 차이를 인식하면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우리가 존경하는 대상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습관이 개선될 것이다. 아무도 우리를 보지 않을 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더 나빠진다. 모든 사람이 당신의 행동을 보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라.

물론 바로 옆에 진정한 멘토가 있다면 좋겠지만, 단순히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도덕적 나침반을 설정할 수 있다. 스토아학파는 종종 제논이나 소크라테스가 자신의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지 생각했다. 그들의 행동뿐만 아니라 태도도 본보기로 삼았다. 당신이 존경하는 사람들처럼 되기 위해 어떤 능력을 계발하고 싶은지 생각해보라. 그들의 행동을 본보기로 삼아보라.

물론 하룻밤 사이에 영웅처럼 보일 거라고 기대하지는 말라. 실제로 당신은 그들의 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한 대로 행동했다면, 당신의 상황은 분명 개선될 것이다. 작은 변화들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5. 한발 떨어져서 바라보기

스토아학파는 “외부 사건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도 바뀐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예를 들어, 그들은 우리의 생각을 외부 요소와 분리하라면서 그것들을 서로 합치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렇게 인지 거리를 유지하면, 모든 걸 더 객관적으로 침착하게 평가할 수 있다.

현대 치료법에서는 이 기술을 ‘인지 거리 두기(cognitive distancing)’라고 한다. 이런 거리 두기를 위한 다양한 전략이 있다. 첫 번째 접근 방식은 분해이다. 이성을 사용해 우리에게 두려움이나 욕망을 유발하는 요소를 육하원칙으로 나눈다. 둘째, 우리는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일어난 일처럼 볼 수 있는데, 이는 우리 자신과 이때 일어난 일 사이에 거리를 두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토아학파는 공간과 시간에 대해 더 넓은 관점을 가짐으로써 모든 사건에 대한 관점을 바꾸라고 권장했다.

6. 위에서 바라보기

이 기술은 우리가 가진 문제에서 정신적으로 멀어짐으로써 그 상황을 더 잘 보고 집중할 수 있게 해주며, 더 나은 차원의 관점도 얻게 해준다.

두려움은 우리가 두려워하는 대상에만 주의를 집중시켜서 그 맥락을 보지 못하게 하는 소위 ‘터널 시각(tunnel vision)’을 활성화한다. 이렇게 명확하게 보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걸 막기 위해 스토아학파는 ‘위에서 바라보기’ 연습을 언급했다. 높은 곳에서 자신을 본다고 상상해보라. 당신이 도시와 비교해 얼마나 작은지, 그리고 그 도시가 국가와 비교해 얼마나 작은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고 나면 우리나라가 지구 속에서 얼마나 작은지, 그리고 지구라는 행성 자체가 은하계의 작은 지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상상력을 통해 문제와 거리를 두면서 위에서 바라보는 방법을 자주 사용하면 매우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은 상상해보는 것을 너머 직접 실험해볼 수도 있다. 이런 관점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연으로 나가보는 것이다. 큰 산이나 거대한 바다 옆에 서면 우리의 문제가 줄어드는 것만 같다.

물론 이것은 우리 문제가 무의미하다는 뜻은 아니다. 때때로 우리는 사건에 대한 해석에 사로잡혀 맥락을 잃어버린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 초점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계발해야 한다. 먼저 적절한 관점을 얻기 위해 넓은 관점을 취한 다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결정해야 한다. 실행 계획이 정해지면, 상황 개선에 에너지와 관심을 집중하게 될 것이다.

7. 현재의 것들에게 감사

감사는 시기심과 욕망에 대한 해독제이다. 욕망은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에서 비롯되지만, 감사는 우리가 가진 것에서 시작된다. 만일 당신이 부족한 것에 주의를 기울이면, 부러움이나 욕망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가진 것에 주의를 기울이면 감사와 행복을 느낄 것이다.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온다면, 하루 동안의 일 중 좋은 일을 생각해보라. 오늘은 어땠는가? 낮에는 누가 당신을 위해 좋은 일을 했는가?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어떤 나쁜 일이 일어날 뻔했는가?

우리는 큰 사건을 기다리며 하루를 보내지만, 실제로 인생은 작은 순간들로 이루어진다. 불행히도 우리는 그 대부분의 순간을 평범하게 여기며 낭비한다.

주의력을 끌어올리면 지루한 경험을 즐거운 경험으로 바꿀 수 있다. 설거지할 때 따뜻한 물이 손에 닿는 느낌에 집중해보자. 사무실로 걸어가면서 얼굴에 바람을 느끼고, 나무와 식물의 모양도 관찰해보자.

이런 과정을 ‘향유하기(Savoring)’라고 하는데, 평범한 걸 새로운 것으로 바꾸어 우리의 행복감을 높이는 것이다. 우리는 이 개념을 음식에도 적용할 수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실제로 음식을 음미하는 것이 체중을 줄이고 스트레스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감사는 단순한 순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감사하는 사람들은 목표를 더 자주 이루게 된다. 당신이 원하는 것들을 추구하면서 당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라.

8. 늘 마음에 새기고 반복하라

우리는 마음을 다시 정비하고, 더 유용하고 생산적인 반응을 하기 위해 기존에 학습된 자동 반응을 바꾸려고 노력하지만, 수년에 걸려 수천 번의 반복으로 강화된 이런 정신적 패턴을 변경하기는 쉽지 않다. 다시 정비하기 위해서는 많은 반복이 필요하다.

세네카는 다양한 염료에 양털을 담그는 비유를 사용했다. 특정한 양털이 다른 양털보다 염료를 더 빨리 흡수하는 것처럼, 일부 사람들의 마음도 다른 사람의 마음보다 스토아적 원칙을 더 빨리 흡수하거나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우리의 마음이 올바른 색상을 가지려면 이런 생각에 자주 잠겨야 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각자의 규칙을 만드는 것이 좋다. 각 상황과 힘든 정도에 따라 어떤 규칙들은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당신이 공감하는 문구를 적고, 자주 반복하라. 이렇게 하다 보면, 그것이 적시에 자동으로 작동될 것이다. 최근 과학은 이런 방식으로 자신과 대화하면 우리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궁극적으로 우리의 행동이 수정됨을 보여준다.

9. 준비와 반성

스토아학파는 하루의 특별한 일정들을 미리 정하지는 않았지만, 매일 아침마다 하루의 시작을 준비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하루를 반성하는 것이 특별히 도움이 된다고 보았다.

우리가 세상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몇 분 동안 준비를 한다면 하루가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오늘의 주요 목표와 집중해야 할 활동들을 정하라. 오늘 달성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무엇을 하길 원하는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간단하게 말해보면, 지연과 산만함을 극복할 수 있다. 요컨대 매일 아침, 마음을 준비할 시간을 가져보라. 명확한 목표를 갖고 부정적인 감정 없이 어떤 도전에도 맞설 준비가 되어 있다면, 이제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하루의 결산은 하루를 마친 시간에 하는데, 이는 우리의 행동을 검토하고 반성하는 시간이다. 지금은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달성했는지, 그리고 원칙에 따라 행동했는지 자문해볼 시간이다. 무엇을 올바르게 했는가? 무엇을 잘못했는가?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가? 매일 당신이 맞게 되는 도전들에 대한 반응과 행동에 관해서 반성하면 자신을 더 잘 알고서 성장할 수 있다. 발전은 우연히 일어나지 않는다.

10. 아우렐리우스처럼 쓰라

우리의 생각과 감정 및 행동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걸 일기로 기록하면,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다. 때로는 가장 간단한 도구가 가장 효과적인데, 특히 일기가 그렇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이 그의 일기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래서 읽다 보면 명확한 순서가 보이지 않고, 같은 생각과 개념이 여러 번 반복된다. 그것은 그가 실패했을 때마다 행동하는 법을 떠올리고 자신을 바로잡는 그만의 방식이었다. 그것은 일종의 자기 훈련이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의 핵심 유산이 되었다.

최근 연구는 여러 면에서 일기의 힘을 보여준다. 목표들에 대한 글을 쓰면 정신이 집중되어 산만함이 줄어든다. 실수를 되돌아보면 다시 실수할 가능성도 줄어든다. 당신의 성과를 검토하면 자존감이 높아지고, 동기 부여도 더 많이 이루어지면서 올바른 행동이 강화된다. 그리고 배운 걸 기억하면, 그걸 통합하고 진행 상황을 인식할 수 있다. ‘감사 일기’를 쓰면 부정적인 감정이 줄고,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또 걱정거리를 종이에 적으면 정신적 부담이 줄어들어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요컨대 일기는 당신의 변화 과정에서 훌륭한 동반자이며, 당신의 본모습과 원하는 모습 사이의 격차를 해소시켜주는 훌륭한 도구이다. 당신의 일기는 변화의 증거가 될 것이다.

철학이 없는 삶은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것과 같다. 우리를 이끌어줄 마음속 나침반이 없다면, 우리는 많은 사람이 가는 길을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갈 것이다. 스토아학파는 스토아철학을 정신의 운영체계로 삼고 이를 현실 세계에 적용하려고 애썼다. 생각하기보다 행동하기 위해서였다. 행동하는 자신만의 철학을 얻기 위해서 이 책을 사용하되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보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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