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파크골프장, 경산에도 떴다, ‘일월피닉스 파크골프클럽’ 5월 개장
사설 파크골프장, 경산에도 떴다, ‘일월피닉스 파크골프클럽’ 5월 개장
  • 류영길 기자
  • 승인 2023.04.24 16:5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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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호인들에게 희소식
기존 사설구장과 차별화
욕심 버리고 서비스에 치중
오는 5월 문을 열 예정인 대구 근교 사설 파크골프장 《일월피닉스파크골프클럽》.  복숭아나무 사이로 잔디를 식재하여 조성했다.  류영길 기자
오는 5월 문을 열 예정인 대구 근교 사설 파크골프장 《일월피닉스파크골프클럽》. 복숭아나무 사이로 잔디를 식재하여 조성했다. 류영길 기자

파크골프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파크골프장 부족 현상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북 경산의 한 복숭아 밭에 반듯한 27홀 사설 파크골프장이 생겨 화제다. 모든 공공파크골프장이 문을 닫는 3,4월에 간이 임시 구장을 찾아 전국을 헤매던 파크골프 동호인들에게 새로운 파크골프장의 탄생은 가뭄의 단비 같은 희소식이다.

승용차로 경산시청에서 자인쪽으로 5분 정도 가다가 좌회전하면 바로 아담한 못(대풍지)이 하나 나오는데 이 저수지를 낀 야산에 빨강, 파랑, 노랑 깃발들이 펄럭인다. 일월농장 파크골프장이다. 정식 명칭은 ‘일월 피닉스 파크골프클럽’이라 한다.

이곳의 행정동명은 경산시 갑제동이며 영남대 동남쪽 3km 거리에 위치해 있고 구장에 올라서면 건너편에 경산과학고가 눈앞에 들어온다. 네비게이션은 ‘화랑로 8길 34’로 하면 된다.

이 구장은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도 30분 안에 도착할 수 있어 특히 파크골프에 목말라하는 대구 동호인들이 복잡한 공설구장을 피해서 갈 수 있는 대체 구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신이 조성한 파크골프장이 동호인들의 동호회 활동 장소로 편하게 이용되기를 바란다는 일월피닉스 파크골프클럽 김철호 대표
자신이 조성한 파크골프장이 동호인들의 월례회 장소로 편하게 이용되기를 바란다는 일월피닉스 파크골프클럽 김철호 대표.  류영길 기자

구장을 조성한 김철호(74) 대표는 보안등 컨트롤 박스 제조업체를 40여 년 경영해 온 사업가였다. 15여 년전부터 노년의 전원생활을 위해 이곳으로 삶터를 옮겨 조경수를 심어 보급하다가 이후 복숭아와 포도 농사를 지었다. 당시 복숭아 재배를 위해 일본에까지 건너가 연수받고 올 정도로 집념이 대단했던 영농인이다.

시대의 변화는 그에게 새로운 기회로 다가왔다. 파크골프 인기에 편승하여, 주변에서 일월농원의 형세가 파크골프장으로 최적이라며 파크골프장을 만들어 보라고 권유하는 사람이 많았다. 급기야 지난해 말 중대결심을 했다. 노후에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일로 이 사업이 맞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최근 휴장기 틈새시장을 노리고 졸속으로 파크골프장을 급조하여 단기적인 수익을 챙기는 사람들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김 대표의 마인드는 남다르다. 장기적 안목에서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고 무료 공공파크골프장과도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모범 구장을 만들어 보기로 마음먹었다.

올해 2월, 6000평 규모 과수원의 복숭아 나무 사이로 탁 트인 페어웨이를 다지고 빈 공간 없이 잔디를 촘촘하게 식재했다. 산세의 원형은 최대한 살렸다. 천편일률적인 밋밋한 구장은 매력이 없을 것 같아 일부러 토목공사를 하지 않고 가급적 자연상태에서 코스를 만들었다. 그린도 천연잔디로 했다.

국가공인 파크골프지도사들이 일월피닉스구장을 둘러보며 시험라운드를 하고 있다.
국가공인 파크골프지도사들이 새로 조성된 일월피닉스 파크골프장을 둘러보며 시험라운드를 하고 있다.  류영길 기자

지난 22일엔 대구의 국가공인 파크골프지도사들을 초청하여 구장을 한번 둘러보게 하고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지도사들은 지금까지 보아온 여느 사설 구장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곳곳에 정성이 배어 있는 훌륭한 구장이라고 칭찬했다. 다만 한두 군데 위험지역이 있어 안전망을 추가할 것과 내리막이면서도 왼쪽으로 경사가 심해 티샷이 거의 불가능한 홀은 약간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전체적으로 코스 난도가 적당히 높으면서도 아기자기한 맛이 있어 동호인들이 재미있게 라운드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평이다. 구자덕 대구 공인파크골프지도사협회 회장은 “파크골프장 수용능력 포화상태로 지자체도 이용자들도 힘든 상황인데 이렇게 멋진 구장을 조성해 줘서 감사하다”며 김철호 대표를 치하했다.

일월클럽 구장은 4월말까지 마무리 보수작업을 끝내고 5월에 정식 개장할 예정인데 벌써부터 소문을 듣고 구경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김 대표는 욕심을 부리지 않기로 했다. "잔디를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운영할 겁니다. 식당이나 다른 영업은 하지 않고 오로지 구장 관리와 고객서비스로만 승부를 걸어야죠."

김 대표는 앞으로 일월구장이 동호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월례회 장소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기 위해 적정 인원만 입장시키는 것을 철칙으로 삼을 것이라 한다. 이용자들이 정말 파크골프가 신사운동이라는 자부심을 가질수 있게끔, 편하고 여유롭게 운동할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는 것이다.

그의 경영방침은 차라리 그린피를 내더라도 대기시간 없이 편하게 운동을 즐기려 하는 파크골퍼들의 욕구에 부합한다. 일월피닉스 파크골프장이 사설 파크골프장의 선두주자로서 파크골프계에 어떤 바람을 불러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월구장은 비오는 날 외에는 문을 닫지 않는다. 이용료는 오전 오후로 나눠 각각 1만원이며 예약이 필수다. 예약전화 1811-7583, 053-813-75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