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소임(所任)에 집중하라
각자 소임(所任)에 집중하라
  • 김종광 기자
  • 승인 2023.04.10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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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존재감이라면 매우 치졸한 짓
국록을 받는 부끄러움을 알라

지난 7일 3선의 윤재옥(대구 달서을) 국회의원이 여당 원내대표로 선출됨에 따라 향후 정치권의 방향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 정치의 추악한 오점을 남긴 드루킹 특검을 이끌어낸 당사자로 널리 알려져 야당과 협상에서 기대를 해도 좋을 듯하다.

새 지도부가 선출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뚜렷한 방향제시가 없어 신임 원내대표에 부담이 될까 우려되는 여당이지만 몇 가지 문제점을 잘 풀어주길 기대한다.

피아를 구별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드러내면서 집안다툼에 자신을 과시하는 나쁜 버릇도 이번 기회에 고쳐야 할 중요한 과제다.

고질적인 모래알 결속은 야당의 일사불란한 모습과 비교되어 많은 실망을 안겨준 게 어제 오늘 아니지만 자기정치를 없애고 콘크리트 단결로 유권자에게 희망을 주는 빠른 변화가 시급하다.

야당이 입법을 장난하듯 하는 배경에는 이재명 리스크를 덮고 희석시키려는 꼼수도 있지만 추진력의 근본은 단합을 무기로 대오이탈이 없기 때문이다.

여당은 왜 단합이 안 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우파의 낮은 지지율은 한 달 전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고 더구나 이번 보궐선거는 여당의 참패임에도 당 대표가 ‘청주는 이겼다’는 안일한 발언에 도무지 ‘위기를 느끼지 못한다’는 대다수 중론이다.

사람이 바뀌었으니 변화가 아니라 장기간 정체된 사고로 선거에서 승리한다는 기대도 할 수 없고 기강도 무너진 거나 다름없으니 국민들은 조속한 개혁을 원하는 것이다.

야당의 내부 문제를 기회로 활용해야 함에도 시기를 놓치고 관심도 없는 당 운영으로 느껴진다.

선거에서 진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을 국민들은 깊이 알고 있는데 정작 여당의 낙관적인 태도가 격분을 일으키는 것이다.

신임 원내대표에게 산적한 문제들이 많겠지만 총선 승리는 미룰 수 없는 과제인 만큼 지혜롭게 대처하고 기강도 세워주기 바란다.

원내대표 위치는 막중한 입법 활동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만큼 장수가 조직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수하에 필요한 인재 선택에 널리 알려진 제갈공명의 인재관을 참고사항으로 권하고자 한다.

심복(心腹): 마음 놓고 믿을 수 있는 부하로 학문에 능통한 자.

이목(耳目): 눈과 귀가 될 부하로 침착, 냉정, 입이 무거운 자.

조아(爪牙): 손과 발이 될 부하로 용맹, 과감, 적이 두렵지 않은 자.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여소야대 정국을 슬기롭게 이겨 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또한 각자의 소임에 본연의 위치를 이탈하지 않는 것도 자신과 당을 지키는 본분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솔직히 불안한 정국에 지리멸렬한 여당이 더 불안하다.

신임 원내대표의 정치력으로 당내 불안 요소가 제거되고 국민들께 신뢰를 주고 사랑받는 집권당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