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박구리도 동백꽃이 좋아요!
직박구리도 동백꽃이 좋아요!
  • 이원선 기자
  • 승인 2023.03.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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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시금치 등 농작물도 가리지 않은 통에 천덕꾸러기 새다
하지만 삶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이는 학습효과가 뛰어난 때문이다
동백나무가지에 내려앉은 직박구리. 이원선 기자
동백나무가지에 내려앉은 직박구리. 이원선 기자

직박구리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텃새다. 잡식성으로 번식기에는 곤충을 먹고, 비번식기에는 나무 열매 등을 즐겨 먹으며 배추, 시금치 등 농작물도 가리지 않은 통에 천덕꾸러기 새다.

아파트단지 안 동백나무가지에 직박구리 한 마리가 앉았다. 만개한 동백꽃 아래서 좌우를 두리번거리더니 머리를 묻어 꿀을 탐한다. 의외의 행동이다. 직박구리의 습성상 꿀과는 거리가 멀다. 동백꽃을 보고 동박새가 다녀갔나 보다. 동박새는 그 이름답게 동백꽃에 깃든 꿀을 주식으로 삼을 만큼 매우 좋아한다. 꿀을 탐하는 모양새가 동박새의 행동에서 학습으로 익힌 모양이다.

동백꽃에 머리를 처박아 꿀을 빨고 있는 직박구리. 이원선 기자
동백꽃에 머리를 처박아 꿀을 빨고 있는 직박구리. 이원선 기자

머리가 나쁜 사람을 보고 흔히들 새대가리를 닮았다고 한다. 그만큼 새의 뇌는 단순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삶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이는 학습효과가 뛰어난 때문이다. 한번 배운 것은 기억하고 행동에 옮긴다는 것이다. 주위로 여러 마리의 직박구리가 날아다녔건만 오직 이 녀석만 동백꽃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이 녀석만 꿀을 먹이로 알고 있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