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 아름다움에 빠진 사람들] "외모야말로 가장 손쉬운 투자"
[동안· 아름다움에 빠진 사람들] "외모야말로 가장 손쉬운 투자"
  • 강지윤 기자
  • 승인 2023.03.14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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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종섭 부동산 컨설턴트
부동산 컨설턴트이자 갤러리를 운영하는 심종섭 씨는 ‘외모 관리’는 나를 위한 ‘투자’라고 말한다. 사진 성희 작가 제공
부동산 컨설턴트이자 갤러리를 운영하는 심종섭 씨는 ‘외모 관리’는 나를 위한 ‘투자’라고 말한다. 사진 성희 작가 제공

심종섭(71) 씨의 이력은 독특하다. 대구경북연구원에서 인정한 ‘대구·경북 제1호 부동산 컨설턴트’,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 제10회 21세기 세계의 우수 지성인 2천명에 부동산 전문가로 등재되었다. 그뿐 아니라, 부동산 컨설팅을 하며 상담을 기다리는 고객을 위해 마련해 놓은 갤러리에비뉴엘(대구 수성구 황금동)의 관장이기도 하다.

많은 것을 이룬 그가 외모를 가꾸는 이유는 무얼까?

“저는 많은 건물과 땅을 매매한 부동산 전문가입니다. 외모 관리는 저 자신에 대한 투자이자 선택입니다. 저를 가꾸는 만큼 제 삶의 질이 향상됩니다.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는 데에도 자존감이 높아져 당당해집니다. 주눅 들지 않게 되지요. 그런 것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집니다.”

심 씨는 지난 6월 시니어매일이 주최한 ‘제1회 시니어모델 페스티벌’에 참가했다. 본상 6인에는 들지 못했지만, 한 달에 걸쳐 교육받고 큰 무대를 경험하며 모델로서의 인생 2막을 꿈꾸게 됐다.

 오랜 꿈, 전원생활

심 씨는 6년 전부터 오랜 꿈이던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아파트 생활을 정리하고 팔공산 근처에 전원주택을 지어 이사했다. 예전에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면, 지금은 모든 게 자신이 몸을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손수 정원수를 심고 텃밭 가꾸기를 통해 채소를 키우며 ‘몸 가꾸기’뿐 아니라 ‘마음 가꾸기’도 실천하고 있다. 심 씨는 직접 만든 유기농 거름으로 농작물을 키운다.

“깻묵, 커피 찌꺼기를 창고에서 2년 이상 발효시킵니다. 독소가 완전히 빠진 거름을 밭에 골고루 뿌려주면 더없이 싱싱하게 자라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가 먹고 내 가족이 먹고, 지인들에게도 건강한 채소며 과일을 나눌 수 있는 게 생활의 큰 기쁨이 됐습니다.”

맑은 공기를 마시고 깨끗한 물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시골생활에서 얻는 덤이다.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일하는 덕분에 여기 오기 전에 76kg이던 몸무게가 68kg으로 줄었다고 한다. 도시 생활에서 받던 스트레스가 줄어들면서 숙면도 가능해졌다.

직접 키운 채소로 채우는 식탁

“술도 좋아하고 고기도 즐겨 먹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직접 키운 채소 위주로 식단을 짭니다. 부추, 미나리 같은 제철 야채를 중심으로 아내가 밥상을 차리고, 또 무엇보다 여러 가지 풋고추를 종류별로 키우면서 매끼 10개 이상 먹고 있습니다. 풋고추가 제 다이어트 식품입니다. 풋고추를 먹으면서 뱃살도 빠지고 몸도 가벼워졌습니다.”

윤기 나고 맛있는 채소를 키우며 예순이 넘어 마음을 내려놓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예전에는 욕심이 많았지요. 늘 일에 쫓기며 살았습니다. 시골 와서 보니, 내 뜻대로 되는 게 없다는 걸 깨닫습니다. 가지나 오이도 익을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하고, 벌레가 생기거나 폭풍이 불어와 애써 지은 농작물이 피해를 볼 때도 그걸 고스란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명품부터 재래시장까지 탐방

옷 잘 입는 멋쟁이로 소문난 그는 어디서 옷을 사는지 궁금해졌다.

“옷 하나를 사더라도 발품을 많이 파는 편입니다. 백화점 명품관부터 동성로 옷 가게, 재래시장에 이르기까지 하나를 사더라도 많이 둘러봅니다. 서울 출장을 가도 동대문이나 남대문 시장은 필요 코스입니다. 많이 찬찬히 살펴보며 요즘 유행하는 색상과 트렌드를 읽으려 노력합니다. 물론 제가 옷을 좋아하는 것도 있습니다. 계절에 따라 젊은 감성을 놓치려 하지 않습니다. 미적 감각, ‘안목’은 타고나기도 하지만 일정 부분 후천적으로 길러지기도 합니다. 제가 그림을 모으고 갤러리를 운영하는 것은 고객을 위한 부분도 있지만, 안목을 넓히고 시대 흐름을 알고자 하는 저만의 노력이기도 합니다.”

주변에서 듣는 “멋있다”라는 말 한마디가 자신감을 올려준다고 말하는 심 씨.

“어떤 친구는 이 나이에 굳이 그렇게 다듬을 필요가 있냐고 하지만, ‘외모에 대한 투자’야말로 위험도가 가장 낮으면서 자신감과 용기를 높이는 ‘제일 손쉬운 투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