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는 나이 제한이 없다. 종종 사랑은 젊은이들만의 ‘특권’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그건 나이가 들면 ‘연애 감정’도 사라질 거라는 생각이나 더 이상 남자, 여자가 아닌 그냥 할아버지, 할머니일 뿐이라는 순전한 오해에서 생긴 것이다.
신노년, 뉴실버, 엑티브 시니어, 시니어, '100세시대' 신인류를 정의하는 표현은 다양하다. 이들은 나이를 먹어도 젊은이처럼 연애하고, 말끔한 옷차림을 자랑하며, 은발의 모델로 무대를 누비기도 한다. 자신의 감정과 욕구에 솔직하고 행복을 추구하고 독립적이다.
노년의 사랑은 대개 앞만 보고 걸어오던 어느날 공허하고 외로운 마음에 찾아 오며, 노년의 사랑에는 애절함과 그리움이 깃들어 있다. 그러기에 노년에는 그윽하고 애잔한 사랑이 어울린다. 노골적으로 사랑을 표현하지 않아도 그 마음이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그런 사랑이다.
사랑은 때로는 슬픔보다 더 슬픈 얼굴을 지닌다. 실패한 연애란 슬프기도 하지만 아픈 추억으로 남게 된다. 지나고 보면 실패의 원인은 분명하다. 연애는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 주위에는 로맨스의 기초도 모르면서 그냥 “외로운 건 참아도 그리운 건 못 참아!”하며 거침없이 곧장 나가는 노년들이 의외로 많다. 연애 세포는 멀쩡해서 드라마 같은 사랑을 꿈꾸지만 기회는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연애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마음을 얻는 열쇠는 물질이 아닌, 마음 씀씀이다. 기댈 어깨를 내어주고, 다정한 목소리로 이름을 불러주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말고, 좋은 것을 권해주고, 작은 것에도 기뻐하거나 걱정해 주고,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 이런 하나하나가 모여 연인의 마음을 여는 열쇠가 된다.
미국 텍사스 주립대학 교수진들은 ‘왜 당신은 섹스를 하는가’에 대한 흥미로운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이 조사에 참가한 2000명은 ‘당신은 성생활에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에 남성 56%와 여성 57%가 ‘그렇다’고 답했지만, 질문의 내용을 약간 바꿔 ‘당신은 성관계를 충분히 영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56%의 여성과 68%의 남성이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노인 성생활의 증가 추세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2021년 한양대학교 간호학과 대학원생이 서울에 거주하는 65살 이상 노인 1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 중 19.5%가 현재 성생활을 지속하고 있으며, 빈도는 월 평균 1.37회인 것으로 조사됐다.
빈도는 한 달에 한 번인 경우가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두 달에 한 번(4명), 한 달에 두 번(4명), 한 달에 세 번(2명), 일주일에 한 번(1명), 1년에 두 번(1명) 순이었다. 현재 성생활을 하지 않는 노인의 경우, 마지막으로 성관계를 가진 평균 연령이 남성의 경우 63.1살, 여성의 경우 57.4살로 전체 평균이 61.3살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멋있는 이성을 보면 여전히 좋고 흥분되는가’라는 질문에 남자 노인의 84%, 여자 노인의 14.3%가 ‘그렇다’고 응답했다는 사실이다. 여성은 덜한 반면 남성은 아직도 멋있는 이성에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황혼 연애는 돈과 물질과 수천 번의 말을 되풀이하는 그런 사랑이 아니다. 서로의 아픔을 치유시켜 주고 허전한 마음을 채워줄 수 있는 친구 같은 우정이 노년에 어울리는 사랑이 아닐까. 인생은 마치 춘화현상과도 같다. 인생의 꽃은 혹한을 거친 뒤에야 아름답게 피는 법이다.
황혼녘의 그윽한 사랑! 평온하게 앞날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감정을 추스를 수 있는 그런 사랑이 노년에 어울린다. "산앵도 나무 꽃이 펄럭펄럭 나부끼네. 어찌 그대 그립지 않겠냐마는 그대 머무는 곳 너무 머네" 공자는 '진정 그리워한다면 거리가 멀 까닭이 없다'고 했다. 용기를 내 볼 일이다.
‘성격은 얼굴에서 나타나고, 본심은 태도에서 나타나며, 감정은 음성에서 나타난다. 센스는 옷차림에서 나타나고, 청결함은 머리카락에서 나타나며, 섹시함은 옷맵시에서 나타난다.’는 말이 있다. 연애 할 때 참고해 볼 만하다.
- 모든 연애가 그렇듯 황혼기의 연애 또한 마냥 순조로운 것은 아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면 일단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지켜보라. 호감을 갖고 시작했으나 '돈 문제'로 끝나는 경우가 있다. 6개월~1년은 시간을 갖고 상대를 지켜봐야 한다. "집안에 행사가 있는데 부모로서 줄 돈이 없다. 300만~400만 원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금전적 요구를 하는 사람인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과거의 배우자와 너무 닮은 사람은 주의하자. 전 배우자를 '대체'하는 사람으로 여기면 안 된다. 이런 감정으로는 상대방의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없다.
*폭력적인 사람인지 미리 확인하고 피하라. 조금 친해졌다 싶으면 돌변하는 사람이 있다. 아무리 매너가 좋았던 사람이라도 언쟁을 하다가 말을 함부로 한다 거나 몸을 밀친다 거나 하는 행동을 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의 평판을 들어보라
*황혼 연애 권유도 '잘' 해야 한다. 자녀의 연애-재혼 권유가 자칫 부모에겐 '나는 더 이상 너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는 뜻으로 읽힐 수도 있다. 홀로 된 부모의 소중함을 충분히 표현하면서 가볍게 시도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