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실본’ 경북도본부 발족, 선배 세대의 예의생활실천운동으로 후배 세대 선도 기대
‘예실본’ 경북도본부 발족, 선배 세대의 예의생활실천운동으로 후배 세대 선도 기대
  • 권오훈 기자
  • 승인 2023.02.1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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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시에 (사)범국민예의생활실천운동본부 경북도본부 발족
본부장에 경일대 이원균 명예교수 위촉
예실본 임귀희 이사장, 코로나19로 무력화된 조직 재정비 노력
첫 사업으로 3.7 시민 대상 “예절과 인성‘ 강좌 개설

(사)범국민예의생활실천운동본부(이사장 임귀희, 이하 ‘예실본’) 산하에 경상북도본부(본부장 이원균)가 14일 경산시 원효로 170 (경일서적 2층)에서 출범했다. 이날 임귀희 예실본 이사장과 예실본 이사 3명, 실천예절지도사 6명이 참석하여 <인성과 생활예절> 강좌 개강(3월 7일)을 위한 회의와 제반 업무에 여념이 없었다. 예실본 경북도본부는 지난해 11월 이사회의 승인을 득한 후 임원 구성과 사무실 확보, 사업계획 수립 등을 마무리했다.

예실본 경북도본부 발족을 준비하는 이사진과 실천예절지도사, 좌로부터 세 번째가 이원균 본부장, 중앙이 임귀희 이사장이다. 권오훈 기자
예실본 경북도본부 발족을 준비하는 이사진과 실천예절지도사, 좌로부터 세 번째가 이원균 본부장, 중앙이 임귀희 이사장이다. 권오훈 기자

 

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 발전과 물질 만능 풍조가 만연하면서 서구의 역사학자가 부러워하던 전통적 가족제도까지 핵가족제로 변모했다. 기초 질서는 무너지고 반사회적, 반윤리적 사건·사고가 빈발하여 동방예의지국이란 칭호가 무색할 지경에 이르러 뜻있는 사람들의 시름이 깊어져 가고, 연일 벌어지는 위정자들의 극한 대립은 자라나는 세대에게 본을 보이기는커녕 정치에 대한 혐오감만 키운다. 1960년대에 불꽃처럼 일어났던 ‘도덕재무장운동’과 ‘예의생활실천운동’이 시민사회에서 다시 일어나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예실본은 사회 부조리를 척결하고 땅에 떨어진 윤리·도덕을 회복하여 예절 나라를 재현하고 건전한 가정과 굳건한 국민정신을 함양하고자 2004.9.26. 행자부의 승인을 받아 설립되었다.

예실본은 ‘온고지신’의 정신으로 고유의 미풍양속과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 시대에 맞는 예절로써 더불어 사는 사회, 정의로운 국가를 이룩하고, 세계가 열광하는 K-Culture에 걸맞은 문화민족의 자질을 함양하고자 한다. 이런 목표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함께 예의생활실천운동을 전개하고자 힘을 모으고 있다.

그간 예실본은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되어 재활 불능 지경에 처했으나 2021년 2월 취임한 임귀희 이사장이 동분서주 활동한 덕에 고목에서 꽃이 피듯 조직이 새롭게 부활하고 있다. 행안부의 사회단체 정비 방침에 따라 예실본도 전국 254개 시도본부의 실태를 파악하고, 조직 쇄신을 기하기 위해 활동 없이 유명무실한 전국 광역시도 별 지역 본부를 정비 중에 있다. 포항지부를 필두로, 충남도본부, 동래지부, 울산시본부, 대구광역시본부, 언양지부 등이 활발한 활동을 재개하였고, 금년 들어 그 첫 삽으로 경산에 예실본 경상북도본부를 발족하게 되었다.

경산지역은 예로부터 삼성현(원효, 설총, 일연)을 배출한 지역이고 관내에 대학도 21개나 있는 교육도시인 만큼 예와 학문에 관한 시민들의 관심과 자긍심은 대단하다. 현 예실본 이사 9명 중 임귀희 이사장을 비롯한 5명의 이사가 대구·경북 사람들이다. 그중에 세 명의 이사가 경산에 살고 있는데 이원균 경일대 명예교수와 경산 토박이로 다도와 유림활동을 오래 해온 경산향교 이영희 장의(掌議), 시민들에게 인성 예절과 태교를 지도해온 오경훈 예성교육원(禮誠敎育院) 원장이 그들이다.

예실본 경북도본부 출범의 산파역을 맡은 이들의 각자 역할을 살펴보면,

임귀희 이사장과 실천예절지도사들은 설립과 운영에 따른 제반 활동을 지원하고, 오경훈 이사(예성원 원장)는 기존 예성원의 사무실과 강의실, 사무기기를 지원하며

이영희 이사는 운영위원장으로서 지역 활동을 기반으로 한 지역 내 홍보를 담당한다.

실천예절지도사들은 재능기부로 인성 예절 강좌에 무료 출강한다.

예실본 경북도본부의 예학 강좌를 진행할 강의실 전경. 권오훈 기자
예실본 경북도본부의 예학 강좌를 진행할 강의실 전경. 권오훈 기자

 

이번에 초대 예실본 경북도본부장에 선임된 이원균 예실본 이사는 전 경일대 회계학과 교수이자 경주 양동마을 회재 이언적의 직계 후손으로 지난해 세 권으로 된 ‘전통예학용어해설 사전’을 발간한 예학자이자 컴퓨터활용능력까지 겸비하여 준비된 본부장이다.

그는 지난해 옥산서원과 도동서원의 유교 아카데미에 출강하여 충실하고 알찬 강의로 수강생들의 인기를 끌었다.

이원균 본부장이 10년간 준비하여 지난해 발간한 '전통예학 용어해설 사전' 표지. 권오훈 기자
이원균 본부장이 10년간 준비하여 지난해 발간한 '전통예학 용어해설 사전' 표지. 권오훈 기자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는 로버트 풀검의 책 제목처럼 우리 청소년들은 유치원 시절 기본예절을 익혔지만, 자라면서 학업과 수험 준비로 인해 뒷순위로 밀리다가 어른들의 불법 탈법 만연한 행동을 접하면서 급기야는 경시하거나 무시하는 세대로 변했다. 지금은 몰라서도 예를 실천하지 못하는 세대가 되었다.

영국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가 극찬한 '한국의 가족제도'는 핵가족을 거쳐 최근 1인 가족이 늘어나며 가족의 해체와 가정의 부재를 불러왔다. 그는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를 단순히 근면 성실함만이 아닌 효 사상과 예의범절로 꼽았다. 요즘 삼대가 함께 사는 가정은 찾아보기 힘들다.

반만년 역사 이래 가장 찬란한 경제성장과 문화 각 분야에서 주목받는 우리나라의 위상에 걸맞은 예문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다. 환인, 단군 이래 상고시대부터 우리 민족의 유전자 속에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위대한 예(禮) 의식을 일깨우고 고유의 예절을 확산시켜 세상을 맑고 밝게 만들어가야 한다. 요즘처럼 복잡다기한 사회 구성과 심화한 갈등을 치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에 선배 세대의 선한 영향력으로 자라나는 세대에 본을 보이며 범국민예의실천운동에 앞장서는 것만큼 보람된 일이 있을까?

범국민예의생활실천운동 경북도본부의 첫 삽은 경산 시민들을 대상으로 '인성과 생활예절‘ 강좌를 여는 일이다. 제1기 강좌는 3.7(화) 개강하여 5개월간 매주 두 시간씩 20강으로 구성되며 과정을 수료하고 소정의 시험을 거치면 국가공인 실천예절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강좌를 안내하는 안내장 앞뒷면. 권오훈 기자
강좌를 안내하는 안내장 앞뒷면. 권오훈 기자

 

강좌는 실천예절지도사들이 재능기부로 무료 출강하여 참가자는 무료로 수강할 수 있으며, 배출된 수료생과 지도사들이 각자 활동을 통해 예의 실천을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시켜 우리 사회를 더욱 맑고 밝게 만들어 갈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로 희망자는 사무국(010-2579-4582)으로 신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