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은 바보가 아니다
백성은 바보가 아니다
  • 석종출 기자
  • 승인 2023.02.0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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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제정시대 정치가면서 사상가인 세네카는 도덕에 관한 서한에서 ‘마음의 평정은 확고부동한 판단력을 가진 사람만이 손에 쥘 수 있다. 나머지 사람들은 거절과 허락을 번갈아 하며 자기의 결정에 따라 감정적인 동요를 반복한다. 무엇이 이러한 감정적 동요를 지속하게 만드는 것일까. 그것은 내면에 분명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저 상식이라는 불확실한 것에 의지할 뿐이다. 그리고 평정이란 자신에 대한 믿음이자 올바른 길 위에 있다는 신념이며 모든 방향으로 뻗어가는 수많은 오솔길 앞에서도 의심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했다.

현실의 한국 정치상황을 보면 모든 정치인들이 ‘마음의 평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심(心 )이 어디에 있느냐를 두고 아전인수식 공방이 오가는 것이 참으로 볼썽사납고 꼴불견이다.

야당은 야당대로 전열을 정비하지 못하고 재명계니 비재명계니 하면서 내부 분란이 계속되는 모습 또한 수준미달의 코메디다. 당적을 갖고 있는 어느 고위직의 인사는 마치 검찰의 수장처럼 단죄하고 지적하며 코칭하는 모습도 보기가 민망하다.

국민이야 한겨울 추위에 떨던 말던 안중에 없고 오로지 심(心)을 찾아 허덕이는 모습이 갓 깨어난 병아리들 같다. 백성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진정 모른단 말인가. 그들의 눈과 귀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개탄스럽다.

진정으로 애민하고 애국한다면 ‘지금 이렇게 하는 것이 최선의 길인가’, 왜 이러고 있는지를 똑바로 알아야 한다. 이유를 알지 못하면 방법이 옳은지 틀린지도 알지 못한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지혜와 선을 위해 세 가지 훈련을 제안하는데, 가장 먼저 할 것은 욕망하는 것과 혐오하는 것에 대한 삼사숙고다. 욕망의 흔적을 놓치지 않고 살피며 항상 경계해야 한다. 권력도 부도 명예도 그렇다.

다음으로 충동적이지 아니하며 합리적인 이유를 따라 행동해야 한다. 무엇을 하던 그것이 합당한 이유가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어떤 끌림에 생각을 멈추지 못해 하는 것인지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올바른 판단인데, 평정과 이성을 유지할 때만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 특히 지도자의 반열에 있는 자들이 그들의 역할을 바르게 해야만 백성이 편하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국민을 만만하게보고 개돼지로 생각하는 어리석은 자들은 반드시 심판을 받을 것이다. 하늘의 그물이 엉성해도 놓침이 없듯이 말없이 묵묵히 참고 있는 백성들이 현자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