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舌禍)
설화(舌禍)
  • 석종출 기자
  • 승인 2023.01.18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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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무게를 중천금(重千金)이라 했다. 진중하지 못한 말로 불러들이는 화를 설화라고 한다. 말의 품격에 대해 본란에서 언급한 것도 있다. 또 국가 원수의 말실수가 화근이 된 것 같다.

정치인들이 사용하는 말에 대해 거북스러움을 느끼는 독자들도 많을 줄로 짐작한다. 특히 국회의원들이 사용하는 단어와 언변에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독자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말이나 글은 생각에서 비롯된다. 생각은 마음이고 마음은 곧 심성과 뇌에서 만들어진다. 생각이 입 밖으로 나오거나 글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굳이 말이나 글로 하지 아니하고 동작이나 표정으로 상대에게 생각을 전달할 수도 있지만 극히 일부이다. 우리가 말을 잘 한다 잘 못한다고 하는 기준은 순전히 받아들이는 쪽에서 판단할 일이다.

말을 발설하는 쪽에서 속뜻이 그런 것이 아니고 어쩌고 하는 변명은 말 그대로 변명에 불과하다. 연설의 경우 정말 실수로 표현을 잘못하였다고 판단되는 즉시 수정을 하고 그 말의 표현이 잘못된 것이라고 정정을 하면 그나마 말의 후폭풍을 줄일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말이란 생각을 정리해서 입 밖으로 내어놓는 행위다. 생각이 정제되지 않았거나 애당초부터 잘못된 생각이라면 입 밖으로 내뱉은 말의 파장은 파도처럼 일게 되고 고스란히 발설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

이번에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우리나라 대통령의 발음은 분명했다. 지난 때의 어느 날처럼 바이든인지 나르는 인지 구분이 안될 만큼은 전혀 아니었다. 외교부나 대통령실에서는 양국 간의 갈등은 없다고 하지만 받아들이는 상대의 심기는 매우 불편하기 짝이 없는 모양이다.

우리 사람은 일상에서 통제하거나 제어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생각에서 정리할 수가 있다. 예컨대 어떤 의견을 제시할 건지, 무엇을 선택할 건지, 어떤 말을 어떻게 할 건지 등은 충분하게 생각 단계에서 통제와 제어가 가능한 것이다. 우리 인간은 어떤 대상의 가치와 상대에 대한 가치를 알고 있다면 더더욱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생각에서 기본이 뒤틀리게 되면 결과는 빙하처럼 짐작할 수 없는 상황에 부딪칠 수도 있다. 내가 누구든 말은 신중해서 도가 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설 명절이 다가온다. 가족간에도 말로 상처받고 말로 가슴 아픈 일이 또 얼마나 많이 생길지 막막하기도 하다. 옳다고 생각하는 말도 때로는 통제하고 정제할 필요가 있다. 가슴이 따뜻해지고 마음이 훈훈해지는 덕담을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