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狡免三窟(교토삼굴)
[고사성어] 狡免三窟(교토삼굴)
  • 신문수 기자
  • 승인 2023.01.1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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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꾀가 많은 토끼는 세 개의 窟(굴)을 파 놓는다는 뜻으로, 사람이 뛰어난 재주로 잘 숨어 災難(재난)을 피함을 이르는 말

· 狡(교) : 1. 교활하다, 간교하다 2. 재빠르다 3. 시기하다 ※ 용례 : 狡詐(교사), 狡智(교지), 狡猾(교활)

· 兔(토) : 1. 토끼 2. 달의 애칭 ※ 용례 : 兔脣(토순), 兎影(토영), 兔月(토월), 兔皮(토피), 狡兔(교토)

· 三(삼) : 1. 석, 셋, 세 번 2. 거듭 ※ 용례 : 三更(삼경), 三益友(삼익우), 三族(삼족)

· 窟(굴) : 1. 굴, 동굴, 움 2. 벌레가 낸 구멍 ※ 용례 : 窟穴(굴혈), 洞窟(동굴), 巢窟(소굴), 土窟(토굴)

전국시대 孟嘗君(맹상군)의 식객 중에 馮驩(풍환)이라는 자가 있었다. 어느 날 풍환은 薛(설) 땅의 백성들에게 빌려준 돈을 거두어오라는 명령을 받고 그곳으로 가게 되었다. 부채가 있는 자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았다. 풍환은 차용증서를 꺼내어 맞춰보고는 이자를 낼 수 있는 사람에게 언제까지 내라는 기한을 정해주고, 가난하여 이자를 낼 수 없는 자의 차용증서는 받아서 불태우고는 이렇게 말했다. “맹상군께서 돈을 빌려준 까닭은 가난하여 자본금이 없는 백성들을 위하여 생업에 힘쓰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자를 받는 것은 빈객들을 대접할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부유한 사람들은 기한을 정해주고, 가난하여 어려운 사람은 차용증서를 태워 그것을 내지 않아도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자 백성들은 만세를 부르며 기뻐하며 절을 했다. 맹상군은 이 소식을 듣고 즉시 풍환은 불러들였다. 풍환은 빈 손으로 돌아온 자신을 보고 화가 잔뜩 난 맹상군을 태연히 쳐다보며 말했다. “만약 빚을 급하게 독촉하여 받을 수 없게 된다면, 위로는 선생께서 이익을 좋아하여 선비나 백성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며 아래로는 백성들이 선생을 떠나 빚을 갚지 않는다고 하는 말을 듣게 될 것이니, 이것은 선비와 백성들을 격려하고 주군의 명성을 드러내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받을 수 없는 차용증서를 불태워서 설의 백성들로 하여금 주군과 친하게 하고 주군의 훌륭한 명성을 드러나게 하려고 한 것입니다.” 그로부터 1년 후 제나라 泯王(민왕)은 秦(진) 나라와 楚(초) 나라의 비방에 현혹되어 맹상군의 명성이 그의 주군보다 높고 제나라의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른다고 여겨 파면시켰다.

맹상군이 영지로 돌아가게 되자 그를 따르던 빈객들도 모두 떠났다. 설 땅의 백성들은 백 리 길도 멀다 하지 않고 나와서 맹상군을 위로해 주었다. 이것이 풍환이 맹상군을 위해 만든 첫 번째 굴이다. 그다음 풍환은 맹상군으로부터 수레와 돈을 얻어 위나라수도 梁(양)으로 가서 惠王(혜왕)을 설득했다. “지금 제나라 왕이 비방을 듣고 맹상군을 파면시켰으니, 그의 마음은 왕을 원망하며 반드시 제나라를 배반할 것입니다. 그가 제나라를 배반하고 진나라에 들어오면 제나라와 人事(인사)의 실정을 진나라에 모두 다 이야기할 것이며 그러면 제나라의 땅을 얻게 될 것이니 어찌 영웅만 될 뿐이겠습니까? 왕께서는 급히 사자를 시켜 예물을 싣고 가서 맹상군을 은밀히 맞이하시고, 시기를 놓치지 마십시오.”

혜왕 역시 맹상군의 명성을 들어 알고 있었는데 풍환의 말을 듣자 맹상군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황금 백 鎰(일)과 수레 10乘(승)을 맹상군에게 보냈다. 그러나 맹상군은 혜왕의 사자보다 먼저 도착한 풍환의 말에 따라 그것을 받지 않았다. 이렇게 하기를 세 차례나 했다. 이 소문은 제나라 민왕에게 까지 들어갔다. 그는 즉시 맹상군에게 사신을 보내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고 다시 재상직을 주었다. 이것이 풍환이 맹상군을 위해 취한 두 번째 굴이다. 그다음 풍환은 맹상군에게 설 땅에 선대의 종묘를 세우도록 했다. 이러하면 민왕이 맹상군을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이고 그의 지위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 것이 세 번째 굴인 것이다.

며칠후면 우리 민족의 고유명절 설이다. 올해는 癸卯年(계묘년) 검은 토끼의 해라고한다. 토끼는 우리 문화 속에서 귀엽고, 부드럽고, 선하고, 재빠르고 영특함을 象徵(상징)하는 동물이며 萬物(만물)의 生長(생장)과 繁昌(번창) 豐饒(풍요)와 幸運(행운)을 象徵(상징)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自己(자기) 앞길을 가로막는 障碍物(장애물)을 슬기롭게 뛰어넘으며 뛰어난 순발력으로 災難(재난)에서 벗어난다고 한다. 금년도 우리에게는 많은 어려움이 豫想(예상)되지만 영특한 토끼같이 장애물을 하나하나 슬기롭게 克服(극복)해 나가기 바란다.

지난달 26일 北韓(북한)의 無人耭(무인기)가 서울 龍山一帶(용산일대) 비행금지구역(P-73)까지는 進入(진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던 군이 입장을 바꾸면서 論難(논란)이 增幅(증폭)되고 있다.북의 무인기 侵犯(침범) 당시 서울상공을 監視(감시)하는 레이더에 探知(탐지)와 消失(소실)이 反復(반복)되는 航跡(항적)을 捕捉(포착)했지만, 運用要員(운용요원)들은 이를 무인기로 평가하지 않았다. 이후 戰備態勢(전비태세) 검열과정에서 다시 分析(분석)한 결과 무인기의 비행금지구역 侵犯可能性(침범가능성)을 確認(확인)했다. 國會國防委(국회국방위)에서는 진상을 밝히기 위해 국방위가 열렸으나, 與野(여야) 간 서로 政治攻防(정치공방)만 주고받다가 끝이 나고 말았다. 이 모습을 지켜본 國民(국민)은 여야 정치권을 叱咤(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허구한 날 현정권 탓 전정권 탓만 하다가 정작 우리 領空(영공)이 북의 무인기에 侵犯(침범) 당하여 국민의 安全(안전)이 威脅(위협) 받는 순간에도 與野合同(여야합동) 對北糾彈(대북규탄) 決議案(결의안)도 내지 못하는 저 국회는 어느 나라 국회인지 묻고 싶다.

國防(국방)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국가의 危機(위기) 앞에서는 여야가 힘을 합치고 온 국민이 힘을 모아 總力對應(총력대응) 해야 한다. 이것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해야 할 일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여야는 뜻을 모아 强力(강력)한 對北糾彈(대북규탄) 성명을 發表(발표)하고, 政府(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하여 緊密(긴밀)한 國際協力(국제협력)과 共助(공조)로 다시는 무인기 浸透(침투) 같은 挑發(도발)을 감행하지 못하도록 措置(조치)하고, 국민 모두가 一致團結(일치단결)하여 각자 맡은 職分(직분)에 最善(최선)을 다하면 우리 앞에 닥친 어떠한 위기도 克服(극복)이 가능하다고 確信(확신)한다. 계묘년 새해에는 여야 정치권은 狡免三窟(교토삼굴)의 智慧(지혜)를 發揮(발휘)하여 국민이 安心(안심)하고 生業(생업)에 從事(종사)할 수 있는 협치를 펼쳐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