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설에는 복조리로 복을 불러보자
계묘년 설에는 복조리로 복을 불러보자
  • 안영선 기자
  • 승인 2023.01.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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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 걸려 있는 복조리. 안영선 기자

2023년 계묘년(癸卯年)의 설날이 1월 22일로 열흘 정도 남았다. 우리의 설 풍습 중에는 복을 부르는 복조리 걸기가 있는데, 조리는 쌀을 이는 도구로서 조릿대를 가늘게 쪼개서 만든다. 설날 새벽에 조리를 사서 걸어 두면 복이 들어 온다고 특별히 복조리라고 했다. 복조리는 있던 걸 걸지 않고 새로 산 걸 걸었는데 설날 새벽에 일찍 살수록 길하다고 여겼기에 섣달 그믐 자정이 지남과 동시에 복조리 장수들이 "복조리 사려" 하고 외치며 골목을 다니면 주부들이 다투어 나와 복조리를 사고 잔돈을 받지 않았기에 복조리를 팔아 큰 돈을 벌기에 학생들이 학비를 마련하려고 장사를 하기도 했고, 또 어떤 학생들은 정원 초하룻날 새벽에 집집이 다니며 복조리를 한쌍씩 던져놓고 설날 오후에 제사가 끝나기를 기다려 복조리 값을 받으러 다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 복조리 안에는 쌀이나 엿, 성냥 들을 담아 두기도 하는데, 쌀을 담아 두는 건 복이 밖에서 안으로 들어 오라는 뜻이었으며 이날 주부가 쌀을 조리로 일 때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일었다. 또 남정네들은 복조리가 답답했던지 복을 갈퀴로 긁어 모으겠다고 복갈퀴를 사서 걸기도 했다.

쌀을 이는 조리는 부엌에서 사라진지 오래지만 아직도 조리를 만드는 마을에서는 복조리를 만들어 팔고 있다. 복조리를 만드는 대나무는 산죽이라고 하는데, 대나무보다 키가 작고 굵기도 가늘다. 우리나라 조릿대 종류는 신이대, 제주조릿대, 섬조릿대 갓대 등이다.

이제 정감어린 복조리와 복갈퀴를 벽에 걸어두는 풍습은 찾아보기 어렵지만 요즈음도 개업을 하는 집에 복조리나 복 갈퀴를 사서 걸어 놓는 풍습이 남아 있으니 그 옛날 정겹던 모습을 생각하면서 설날 복 많이 받으라고만 하지 말고 복 지으십시오(造福) 하면서 복조리를 선물하면 어떨까? 

선물용 복조리. 안영선 기자

시중에는 복(福)자를 적어 포장된 복조리가 판매 되고 있으니 설을 맞아 세배를 가면서 선물하는 것도 괜찮은 선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