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적이 쳐들어왔습니다
주적이 쳐들어왔습니다
  • 석종출 기자
  • 승인 2022.12.2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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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없는 대한민국을 염원하며

주적이 쳐들어왔습니다. 경계를 넘어 침범한 사실을 알았지만 모두 놓쳐버렸습니다. 당국의 핑계는 ‘국민의 안위’를 생각해서 무리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변명치고는 너무나 궁색합니다. 어처구니없는 일은 쳐들어온 주적을 잡으려다가 우리의 막강하고 탄탄한 공군기가 추락해 버렸습니다. 조종사가 큰 탈이 없다하니 불행 중 다행한 일입니다.

이일을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국방부 장관은 보이지 않습니다. 항공경비병부터 조사를 시작하고 어느 졸병이 어떤 실수를 했는지를 따져서 책임을 지우시렵니까. 경계병의 직속상관은 자리에 있었는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를 조사하고 그것이 적법했는지 공정했는지 법률검토를 하시겠습니까. 그다음 더 높은 상급자는 공군에게 출격을 명령했는지 관찰만 하라고 지시를 했는지 그것이 정당했는지 적법했는지 공정했는지를 조사하시겠습니까. 위기 관리기관의 컨트럴 타워에 있어야 할 직의 담당자는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를 조사하고 책임을 물을 작정이시겠지요.

주적이 쳐들어왔습니다. 겨우 카메라 한 대 달고 다니는 드론이라고 했습니다. 만약에, 만약에 말입니다. 이런 만약을 상상하기도 싫지만 서울까지 왔다가 돌아간 그 드론이 카메라 무게만한 핵을 싣고 와서 용산 어디 중요한 장소에서 자폭이라도 했다면 어찌 되었을까요. 침략의 발원지를 부셔버리겠다고 호언장담 하지 않으셨습니까. 어디서 왔는지를 몰랐다면 그것도 큰 문제인데 우리 영공을 활개치고 다녔을 때 지켜만 보고 있었습니까. 드론이 쳐들어온 사실을 또 남의 탓으로 돌리시렵니까. 누가 어쨌고, 그래서 이런 일이 생겼다고 핑계를 대고 남 탓을 하시겠습니까.

물론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아니고말고입니다. 허구한 날 최신예 전투기가 바다의 배 위에서, 육지에서 출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소 잡는 칼로 파리는 잡지 못했습니다. 소련이 아프카니스탄을 침공했을 때 아프카니스탄에서 드론을 이용한 반격으로 전세를 역전시켰다고 했을 때 우리도 드론을 연구하고 대비했겠지요. 그런데 결과는 아무성과도 없었습니다. 기껏 하는 변명이 ‘민간인의 보호’였습니다. 민간인에게 피해가 될까봐 보고만 있었다고요. 보고만 있다가 결국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고요.

제발 정신 차립시다. 국민이 불안하지 않게 해 주십시오. 사회, 경제, 국방, 외교, 어디 한군데 불안하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조사만 하지 말고 행동하는 컨트럴타워를 작동시키면 안 될까요. 새해에는 부디 모든 면에서 불안이 없는 대한민국을 염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