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燒酒)와 소주(燒酎)
소주(燒酒)와 소주(燒酎)
  • 안영선 기자
  • 승인 2022.12.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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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며칠 남겨두고 크고 작은 모임이 잦아 술자리가 많은 때다. 우리 민족은 예부터 술을 즐겼는데 국민주 하면 그래도 막걸리와 소주를 꼽는다. 소주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소주(燒酒)로 올려져 있고 곡식을 쪄서 누룩으로 발효시켜 술을 만들어 끓여서 얻은 증류식 술, 또는 알코올에 물을 섞어 만든 술이라고 적혀 있다.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소주. 안영선 기자

현재 시중의 상점이나 음식점 등에서 팔고 있는 소주를 한자로 표기할 때 사전에는 燒酒(불사를소, 술주)만 나오는데, 燒酎(불사를소, 소주주 또는 진한술주)로 적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안동 지방의 증류주 소주에도 燒酎로 적혀 있다. 이같이 소주를 燒酒로 적지 않고  燒酎로 적는 건 일본말의 잔재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우리 옛 문헌에는 없던  燒酎가 1909년 일본인의 주도로 주세법이 만들어 지면서 쓰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 일본에서는 예부터 증류주를 가리킬 때  燒酎로 써 왔기 때문이다.

 酎는 전국술주, 또는 독한술주, 라고 쓰이는데 진국 술이란 군물 즉 쓸데 없는 물을 타지 않은 진국(원액)의 술이란 뜻인데 우리 조상들의 술 만드는 비법을 전수했다고 하면서 燒酒대신 燒酎로 적는 건 영 술맛이 떨어지는 표기다.

우리 역사에 소주가 처음 등장하는 문헌은<고려사>다. 여기에는 燒酒로 적혀 있으니 지금부터라도 우리 국민은 소주를 한자로 적을 때는  燒酎가 아닌 燒酒로 적는 것이 조상에 대한 예의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