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 산책] 박정부 '천 원을 경영하라'
[장서 산책] 박정부 '천 원을 경영하라'
  • 김대영 기자
  • 승인 2022.12.1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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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가게 다이소 창업주 박정부 회장의 본질경영

저자 박정부는 국민가게 ‘다이소 신화’를 만들어낸 한국 균일가 사업의 상징으로 불린다. 미국의 1달러숍, 일본의 100엔숍과 차별화된 한국 균일가숍의 원형을 만들고 3조의 회사로 성장시켰다. 남들이 은퇴 후를 계획할 45세에 '한일맨파워'로 도전을 시작하여 10년을 준비한 끝에 1997년 천호동에 1호점을 열었다. 이렇게 처음부터 남다르게 시작한 다이소는 1,500여 매장, 용인 남사와 부산의 최첨단 물류허브센터, 3만 2,000여 종의 상품으로 매일 100만 명의 고객이 찾는 국민가게로 사랑받고 있다. 고객의 땀이 밴 소중한 1,000원의 가치를 상품 하나하나에 담아내는 일에 열정을 쏟아부은 결과다. 현재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목차는 ‘Part 1. 열정에는 유효기간이 없다, Part 2. 본질만 남기고 다 버려라, Part 3. 천 원짜리 품질은 없다’로 되어 있다. 책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1. 아성다이소

일본 다이소는 주식회사 대창산업(大創産業)이 운영하는 100엔숍이다. 그러니까 상호는 ‘크게 번창한다’는 의미의 대창산업이고, 브랜드를 ‘大創(대창)’의 일본식 발음 ‘다이소(ダイソㅡ)’로 표기한 것이다.

한편 한국 다이소의 상호는 ㈜아성다이소이고 브랜드가 다이소이다. ‘아성(亞成)’은 저자의 어머니께서 지어주신 이름이다. 그러니까 일본 다이소는 일본식 발음으로 다이소산교(대창산업)이고, 한국 다이소는 ㈜아성다이소다. 별개의 두 회사지만 다이소산교가 지분출자를 하면서 다이소란 동일한 브랜드명을 쓰게 되었다.(55~56쪽)

2. 한국 최초의 균일가숍을 열다

1997년 5월, 신록의 빛깔이 점점 짙어질 무렵 천호동에 13평 남짓한 ‘아스코이븐프라자’(2001년 다이소로 상호 변경)가 문을 열었다. 한국 최초 균일가 소매 1호점이었다. 이미 일본에 수출하던 2만 가지 아이템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매장을 구성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었다. 다행히 천호동 매장의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이거 정말 1,000원 맞나요?”

처음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상품과 가격표를 번갈아 보며 몇 번이나 고개를 갸웃거렸다. 가격이 너무 저렴해서인 듯했다. ‘천원숍’이라는 개념이 생소했기에 고객들은 다양한 상품을 단돈 1,000원에 살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신기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선뜻 지갑을 열지는 않았다. 품질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사용해보니 품질이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고, 입소문이 나면서 고객들의 장바구니도 점차 그 부피가 커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1호점을 연 바로 그해 가을 IMF 외환위기가 우리나라를 강타했다. 국가적으로는 초유의 비상사태였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다이소에겐 기회로 작용했다. 아스코이븐프라자는 이듬해 ‘한국 프랜차이즈 대상’을 수상했고, 불황형 업태로 주목받기 시작했다.(62~64쪽)

3. 끊임이 없고 멈춤이 없어야 가능한 일

사업은 때로는 자전거를 타는 것보다 헬리콥터를 타는 일처럼 급박하게 전개되기도 한다. 자전거처럼 헬리콥터 역시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프로펠러가 돌아가야 한다. 자전거 페달을 멈추면 잠깐 넘어지는 것에 그치지만, 헬리콥터 프로펠러가 멈추면 모두가 추락하고 만다.

잠시도 멈출 수 없는 자전거와 헬리콥터, 한일맨파워에서 시작해 아성다이소까지 오는 동안 잠시도 쉬지 않고 자전거의 페달과 헬리콥터의 프로펠러를 돌리는 것 같은 삶을 살아왔다. 한순간이라도 멈추었다가는 곧바로 넘어지고 추락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95~96쪽)

4. 당연한 것을 꾸준하게 반복하는 것이 ‘기본’

밝고 쾌적한 매장 환경과 편리한 동선, 보기 좋게 진열된 상품, 직원들의 친절함 등이 모두 고객의 만족을 위해 존재한다. 일의 핵심은 고객이다. 매장 직원이든 회장이든 자기 본위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일할 때만큼은 고객 중심으로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 내(저자)가 말하는 기본이란 이처럼 당연한 것을 꾸준히 반복하는 것, 매일을 갈고닦는 것이다. 철두철미하게 실천해서 쌓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매일의 작은 노력이 쌓여 커다란 성과가 된다.

그러한 매일매일의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가져오고, 습관이 쌓여 운명이 된다. 감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원자(原子)와 같은 작은 성실함이 내 가난한 운명을 바꿨다는 것이다.(196~197쪽)

5. 천 원짜리 상품은 있어도 천 원짜리 품질은 없다

다이소는 가격이 싼 제품을 팔지만 싸구려를 팔진 않는다. 소비자는 품질이 나쁘면 1,000원도 비싸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1,000원짜리 상품은 있지만 1,000원짜리 품질은 없다.

불량률이 0.1%니 0.2%니 하는 말은 고객에겐 통하지 않는다. 고객에게 불량은 확률의 문제가 아니다. 매장에서 수십만, 수백만 개의 상품을 판매한다 해도 고객이 구매하는 상품은 하나다. 구매한 상품 1개가 불량이면 고객에게는 100% 불량이다. 변명의 여지 없이 그냥 불량인 것이다.(214~215쪽)

6. 관심을 갖고 열정으로 풀어라

일이라는 게 끝이 없다. 아는 만큼 보이고 고민하는 만큼 이루어진다. 챙기는 만큼 챙겨진다. 챙겨지는 만큼 결과가 나오고, 챙기지 못한 만큼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니 누가 무엇을 어디까지 챙기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관심을 가지면 마음이 달라진다. 마음이 달라지면 방법도 찾아진다. 일도 그렇다. 시켜서 하거나 마지못해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서 하게 된다. 이 단계를 넘어가면 일에 미친 사람이 된다.

일반적으로 직원을 채용할 때 스펙을 주로 본다. 좋든 싫든 인재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이소는 스펙보다 열정을 더 중시한다.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그 대상에 열중하다 보면 자신도 몰랐던 잠재력이 나온다. 열정은 내 안에 잠들어 있던 거인을 깨운다. 그래서 열정이 있으면 일을 잘할 수밖에 없다. 당장은 부족해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241~242쪽)

7. 고민하는 집요함이 운명과 세상을 바꾼다

톱(top)이 되는 것은 어렵다. 최고의 자리에 올라 남이 따라오지 못하게 하는 것은 더 어렵다. 지금 당장은 ‘초격차’ 지위를 자랑하더라도 방심하는 순간 외면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의 경쟁자는 우리 안에 있다. 바깥의 경쟁자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우리 자신과 싸워야 하니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결국 고민하는 집요함이 운명과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강조하고 싶다.(272쪽)

성공이란 화려하게 주목받는 며칠이 아니다.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끈기 있게 ‘기본’을 묵묵히 반복해온 순간들이 모여 이룬 결과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우리 젊은이들에게, 또 너무 늦은 나이에 인생의 새로운 출발선에 선 것은 아닌가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이들에게 ‘열정에는 유효기간이 없다’는 저자의 말을 꼭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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