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내방가사', '삼국유사',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
우리나라 '내방가사', '삼국유사',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2.11.2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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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6일 유네스코 아·태 지역위원회 총회에서 최종 결정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내방가사’.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내방가사’.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

한국 여인들의 주체적 한글 문학 활동의 증거인 ‘내방가사’와 한국 민족지의 전형인 ‘삼국유사’가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지난 24일부터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유산 아·태 지역위원회는 제9차 정기총회의 마지막 날인 26일 오후에 ‘내방가사’와 ‘삼국유사’를 최종적으로 등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등재된 ‘내방가사’는 18세기 말에서 20세기 중반, 남성 중심주의 사회였던 동아시아에서 여성들이 한글을 사용해 자신들의 생각과 삶을 주체적으로 표현했던 가사 문학 작품으로 서구 여성운동과는 다른 동아시아 여성들만의 주체성 획득을 위한 노력이었다. 또한 제국주의 침탈에 의해 전통과의 단절, 국권 상실, 한국 전쟁으로 이어지는 압축된 역사 변혁기에 여성들만의 생각과 삶을 그려낸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아울러, 세계에서 유일하게 창제 원리가 밝혀져 있는 문자인 한글 문자가 어떠한 활용 단계를 거쳐 공식 문자의 지위를 얻어 가는지 그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가치를 인정받았다.

‘내방가사’와 함께 등재된 ‘삼국유사’는 1281~1285년 사이에 일연선사에 의해 집필된 기록으로, 한반도의 고대 신화와 역사, 종교, 생활, 문학 등을 포함하고 있는 종합서다.

당시 세계를 지배했던 몽골로 인해 동아시아는 중국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기 시작했고, 이를 기반으로 자국민을 하나의 민족으로 인식하기 위한 노력들이 이뤄져 단군으로부터 한반도만의 역사를 설정했던 중요한 기록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우리나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19건 중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등 16건은 세계기록유산 국제목록에, 조선왕조 궁중현판, 편액(고택의 정문이나 처마 밑에 걸었던 현판), 조선시대 만인의 청원인 만인소 등 3건은 아태지역 목록에 등재되어 있다.

경상북도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유교책판’과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에 등재된‘한국의 편액’, ‘만인소’를 비롯해 이번 ‘내방가사’와 ‘삼국유사’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에 등재되면서 유네스코 관련 기록유산 5건을 보유한 기록유산의 중심지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한편 2007년 12월 충남 태안군에서 발생한 대형 유류 유출 사고와 그 극복 과정을 담은 '태안 유류피해 극복 기록물'도 이번에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에 같이 등재됐다.

이철우 도지사는 “이번 등재 결정으로 경북은 우리나라의 세계유산뿐만 아니라, 기록유산 분야에서도 중심지로서의 위치를 인정받았다”면서, “앞으로 세계유산의 보존·관리·활용을 통해 경북의 문화브랜드 가치를 높여 K-문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인증서. 경상북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인증서. 경상북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 지역위원회 총회(경북 안동). 경상북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 지역위원회 총회(경북 안동). 경상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