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베스트셀러, 김훈의 소설 ‘하얼빈’
연중 베스트셀러, 김훈의 소설 ‘하얼빈’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2.11.25 16:1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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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청년 안중근의 약동하는 젊음과 생명력에 관한 이야기
소설 '하얼빈' 표지. 문학동네
소설 '하얼빈' 표지. 문학동네

 

작가 김훈의 소설 ‘하얼빈’이 지난 8월 출간된 이래 줄곧 베스트셀러 상위 목록을 지키고 있다. 김훈은 “안중근을 그의 시대 안에 가두어놓을 수는 없다. ‘무직’이며 ‘포수’인 안중근은 약육강식하는 인간세의 운명을 향해 끊임없이 말을 걸어오고 있다. 안중근은 말하고 또 말한다. 안중근의 총은 그의 말과 다르지 않다.”고 그의 작품 중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하얼빈'은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이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사건을 중심으로 그 전후 행로에 초점을 집중하여 쓰인 소설이다. 청년 안중근의 극적인 삶의 부분들이 이중섭의 작품을 보는 것처럼 적나라하다. 황소, 흰소, 싸우는 소, 소와 어린이, 소달구지를 타고 떠나는 가족들, 작가는 안중근을 통해서 우직하고 성실하며 부지런하고 강인한 우리 민족을 나타냈다.

김훈의 안중근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 시대의 새벽에 온몸으로 길을 내며 나아간다. 제국주의의 압제와 거대한 문명의 변혁 속에 먹이처럼 던져진 조선의 숙명을 홀로 짊어진 그의 사투하는 사대를 초월한 공감과 탄식을 자아낸다.

소설 속에서 작가는 서로 배치되는 종교의 역할을 빌렘 신부와 뮈텔 신부를 통해서 나타내고 있다. 천주교의 강녕에 의한 뮈텔 신부의 명령을 거역하고 빌렘 신부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감옥에서 안중근을 만나서 그의 영혼을 인도하게 된다.

‘안중근이 몸을 앞으로 굽히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빌렘이 몸을 앞으로 굽히고 들었다. 안중근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사형수의 머리와 사제의 머리가 가까워졌다. 안중근의 목소리는 숨소리처럼 들렸다. 옥리들은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 목소리가 끊기고 침묵이 길게 이어졌다. 빌렘은 침묵 속에서 안중근에게 고해성사를 베풀었다.’ p 273-4.

문재인 전 대통령이 ‘하얼빈’을 광복절 연휴에 읽으면 좋을 소설로 추천하자 작가는 “두려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작가 김훈(1948∼)은 소설 ‘칼의 노래’로 2007년도에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바 있다.

  • 출판사 문학동네
  • 출간일 2022년 8월 3일
  • 가격 1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