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가을 3] 교토 아라시야마의 풍경
[일본의 가을 3] 교토 아라시야마의 풍경
  • 박미정 기자
  • 승인 2022.11.1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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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의 마을
관광객들이 대나무숲을 걷고 있다. 박미정 기자
관광객들이 대나무숲을 걷고 있다. 박미정 기자
대나무숲이 아름답다. 박미정 기자
대나무숲이 아름답다. 박미정 기자

 

일본 헤이안 시대 귀족들은 가을이면 빼놓지 않고 이곳 아라시야마를 찾았다. 배는 느릿느릿, 강물은 프르렀고, 단풍으로 물든 산색은 화려했다. 아라시야마는 교토 시내에서 가까우면서도 경관이 아름답다. 가을에는 단풍으로 유명하다. 

가을 풍경. 박미정 기자
아라시야마의 가을. 박미정 기자
단풍이 곱게 물들었다. 박미정 기자
단풍이 곱게 물들었다. 박미정 기자

 

교토에서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곳은 시내에서 기차로 20분 떨어진 아라시야마이다. 헤이안 시대(794~1192) 귀족들은 이곳에 별장을 짓고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을 즐겼다. 일면 사치스러우면서도 우아한 그들의 문화는 일본의 전통을 이루는 원류가 되었다.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었다. 박미정 기자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었다. 박미정 기자
동전이 빠진 연못에 개구리 조형물이 귀엽다. 박미정 기자
동전이 빠진 연못에 개구리 조형물이 귀엽다. 박미정 기자

 

 

아라시야마에서는 지금도 귀족풍의 단풍놀이를 즐길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사공이 직접 노를 젓는 호즈강 뱃놀이다. 옛날 귀족들은 선상에서 연회를 열고, 시와 연주를 즐겼는데, 이를 모방해 메이지 시대 초기부터 관광용 뱃놀이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5월에는 20여 대의 배를 띄워 헤이안 시대를 재현하는 행사가 있어 절정에 이른다. 가을에는 단풍을 보러 온 사람들로 가득찬 배의 행렬을 볼 수 있으며, 승선장에서 배를 타면 강을 따라 2시간 동안 16km를 유람하게 된다. 갈대밭을 지나 점점 짙어지는 단풍 군락지가 나오고, 운이 좋으면 물가에 나온 사슴이나 원숭이도 볼 수 있다. 하류로 갈수록 괴암괴석이 많아 바위마다 별명을 듣는 것도 재미있다. 사자바위, 개구리바위 등은 자세히 봐야만 비슷한 점을 알 수 있다. 뱃놀이는 도게츠교 앞에서 끝나는데, 150m가 넘는 도게츠교는 '달이 건너는 다리'라는 뜻이다. 

단풍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건물. 박미정 기자
단풍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건물. 박미정 기자
도게츠교에서 본 뱃놀이 모습. 박미정 기자
도게츠교에서 본 뱃놀이 모습. 박미정 기자

 

또한 영화 촬영지로도 손꼽히는 사가의 대숲은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다. 아라시야마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덴류지'를 비롯해 많은 사찰이 있다. 하지만 사찰보다 그 주위를 둘러싼 사가의 대나무숲과 소박한 매력의 '노노미야신사'가 더욱 눈길을 끈다. 대나무숲은 일본의 3대 대나무숲 중의 하나로 이준기, 미야자키 아오이 주연의 영화 '첫눈'에도 등장했다. 담양의 죽녹원과 비슷한 분위기로 대숲이 더 촘촘하고 울창하며 규모가 크다. 노노미야 신사는 '사랑을 이루어 주는 신사'라고 해서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 대숲을 빠져나오면 산속에 파묻힌 사찰, '조잣코지'를 만날 수 있다. 산 중턱에 위치해 있어 인근에서 단풍을 보기 가장 좋은 곳이다. 이 절은 1596년 일본의 유명한 시인이자 스님인 '후지하라 테이카'가 운둔하며 세웠다고 한다. 경내 건물과 탑이 계단을 따라 층층이 이루어져 있어 유유자적한 느낌이 든다.

강가에서 쉬고 있는 여행객들이 평화롭다. 박미정 기자
호즈강, 강가에서 쉬고 있는 여행객들이 평화롭다. 박미정 기자

 

 

아라시야마는 국가 사적 및 명승지로 지정되어 있으며, 주위에는 아담과 상점들과 맛집들이 모여 있다. 봄에는 아름다운 벚꽃 또한 유명한 곳으로, 기모노를 입고 인력거를 타는 등 일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기모노를 입은 여행객. 박미정 기자
기모노를 입은 여행객. 박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