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일기] (58) 공공비축미 건조벼 수매현장에서
[이장님 일기] (58) 공공비축미 건조벼 수매현장에서
  • 예윤희 기자
  • 승인 2022.11.11 2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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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흘려 말린 벼를 수매하는 건조벼
건조벼 수매현장을 방문해 농민의 시름을 살핌

검사를 기다리는 건조벼.  예윤희 기자
올해 생산한 건조벼. 예윤희 기자

 

11월 11일 빼빼로 데인인 오늘은 청도군 이서면에서는 공공비축미 건조벼를 수매하는 날이다.

농민들이 생산한 벼는 논에서 베는 즉시 싣고가서 파는 산물벼가 있고, 말린 벼를 정해진 날에 갖다내는 건조벼가 있다.

검사 안내문.  에윤희 기자
검사 안내문. 에윤희 기자

 

산물벼는 벼이삭이 어느 정도 여물면 수분에 관계없이 RPC(종합정미공장)에 갖다내면 이곳에서 수분이 적당하도록 말리고 도정해서 쌀로 파는 것이다. 농민들은 집에 보관할 필요 없이 베는 즉시 갖다 내므로 산물벼를 선호하는 편이다. 건조벼는 일정한 수분(13~15%)을 맞추어 1포대당 40kg 무게를 맞추어 갖다 내야하므로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건조벼를 취급하는 것은 돈 때문이다. 농민이 생산한 양을 모두 정부에서 사주지는 않는다. 공공비축미로 준비할 일정량을 정해 마을에 배분하면 마을에서는 농사 면적에 따라 비례배분으로 농가당 수매량을 정해준다. 정해진 수매량은 일반으로 수매하는 것보다 1포대당 1만 원 정도 더 받을 수 있어서 농민들이 좋아한다. 그래서 힘이 들더러도 공공비축미로 수매하기를 원한다.

오늘 우리 마을에서는 4가구에서 70포를 배정받았다. 더하고 싶어도 정부에서 정해진 예산만큼만 사주기 때문에 우리 마을에 배당된 양만 낼 수 있다.

고령의 농민들이 힘겹게 건조벼 포대를 내림.   예윤희 기자
고령의 농민들이 힘겹게 건조벼 포대를 내림. 예윤희 기자
검사원.  에윤희 기자
검사원. 에윤희 기자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나가니 모두 미리와 있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얼른 내려 검사받을 준비를 한다. 올가을은 날씨가 좋아 벼가 잘 말라 등급이 좋다. 대부분이 1등이다. 농사 잘 지은 집에서는 특등도 보인다. 특등을 받으면 가격이 훨씬 더 올라간다. 검사를 받고 나면 면사무소 담당 직원이 수량을 확인한 매입증명서를 준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면 저녁 무렵 통장으로 1포대당 3만원이 들어오고 연말에 쌀값이 완전 결정되면 나머지 금액이 통장으로 들어온다.

검사를 받고 등급을 받은 건조벼는 창고로 들어가 보관된다.  예윤희 기자
검사를 받고 등급을 받은 건조벼는 창고로 들어가 보관된다. 예윤희 기자

 

농민들이 땀 흘려 힘들게 지은 쌀농사인데 최근에 소비 부진으로 쌀값이 자꾸 내려 농민들 시름이 깊어진다. 쌀을 많이 소비하도록 모두 밥을 많이 먹었으면 좋겠다. 수매 현장에서 만난 농민들은 급격히 떨어진 쌀값으로 모두들 걱정이 태산이다. 농약, 비료대와 인건비는 오르는데 쌀값만 계속 떨어지니 농사지을 희망이 없어진다고 걱정이다. 기자는 귀촌후 밀가루 음식을 줄이고 가급적 매끼니 쌀밥을 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