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유 가격의 반란
등유 가격의 반란
  • 석종출 기자
  • 승인 2022.11.1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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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연료가 고급연료보다 비싸다

오늘 동네 주유소의 가격표다. 휘발유가 1,595원, 경유가 1,839원, 보일러용 등유가 1,650원이다. 서민연료인 등유가 고급연료인 휘발유보다 비싸다. 작년의 오늘 등유가격은 1,100원이었다. 산유국의 전쟁과 세계경기의 심한 기복으로 원유가격의 변동이 매우 유동적이고 불안정 하다는 것도 인정하고 알고 있다.

겨울철 시골생활에서의 불편함 중 하나가 난방이다. 일부러 화목으로 불을 지펴 아랫목을 따

뜻하게 하는 겨울 난방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장작이 수월찮게 들어갈 뿐 아니라 땔감을 장만하는 일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농어촌에서는 동절기에 난방을 하는 보일러 시설을 해놓은 방을 하나로 제한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온수 사용도 편리하고 장작보다는 훨씬 더 편리하기 때문이다.

작년대비 서민연료였던 등유의 가격 오름이 시쳇말로 장난이 아니다. %로 환산해보니 휘발유는 오히려 9.3%가 하락했고 자동차용 경유가 18.7% 상승했으며 이미 휘발유 가격보다 비싸게 된지도 수개월이 됐다. 서민연료였던 보일러 난방용 등유가격은 작년대비 무려50%가 올랐다.

휘발유나 자동차용 경유는 가격이 크게 인상이 되면 유류세를 감면하는 식으로 소비자 가격을 조정해준다. 하지만 보일러 난방용 유류는 세금 감면이 전혀 없을 뿐 아니라 급격한 인상에 대해 별로 따따부따 하는 소비자가 없는 듯하다. 인구의 대부분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주거형태이고 대부분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시스템이라 겨울 난방용 연료비 인상에 대해 직접적으로 느끼는 감이 적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도시의 단독주택이나 개별사업자(자영업자) 상가나 농어촌의 경우는 매우 다르다. 특히 농어촌의 경우 도시가스 공급이 안 되기 때문에 대부분 기름을 연료로 하는 보일러가 중요한 난방 수단이다. 인구의 도시 집중화는 시대의 흐름이라 탓할 수 없는 일이다. 농어촌 인구의 대부분이 고령이고 소득이 고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저소득 고령인구가 많다.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한겨울을 나려면 아무리 절약을 해도 150만 원 정도의 연료비가 소모되고 이는 고령 노인들에게 매우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대부분 농어촌의 동절기는 수입이 거의 없는 계절이다. 기름 연료비를 아끼느라 노령의 삭신을 녹이지도 못할 노인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지 않다.

정치를 하는 위정자들은 국민들의 참 삶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정쟁만 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손길과 관심이 필요한 이런 부분들을 살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