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와 사고 사이
이태원 참사와 사고 사이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2.11.0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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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젊은이 156명 압사, 197명 부상의 다중밀집사고
이태원 참사 대구분향소. 정신교 기자
이태원 참사 대구분향소. 정신교 기자

지난 11월 5일(토) 오후 3시경 이태원 참사 대구분향소(두류공원 유도관)를 찾았다. 대구·경북 지방의 희생자는 5명으로 이날 오전까지 약 3천여 명의 조문객이 대구분향소를 찾아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10월 29일 오후 10시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경사진 골목길에서 핼러윈 축제를 즐기던 젊은이 156명이 압사하고 197명이 부상당한 다중밀집사고가 발생했다. 희생자들 가운데는 이란(5명), 러시아(4명), 중국(4명), 미국(2명), 일본(2명) 등 지구촌 14개국의 젊은이들이 포함됐다.

이태원(梨泰院)은 조선 시대에 교통이 편리한 곳에 설치되는 역원(驛院)의 하나였으며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 거주지였다가 해방 후 용산에 미군 기지가 들어서면서 외인촌과 유흥가가 공존하는 이국적인 거리로 발전했다. 이후 미군 기지가 평택으로 옮겨 가면서 다양한 레스토랑과 카페, 술집들이 들어서고 이슬람 사원이 생기면서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다문화 거리로 발전하게 됐다.

이태원 참사에 대해서 정부는 ‘참사’ 대신 ‘사고’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피해자·희생자’라는 표현을 금지하고 ‘사망자’로 표기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비극적이고 끔찍한 일이란 참사(慘事) 대신에 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을 말하는 사고(事故)라는 표현을 쓰도록 한 것은 정부가 이번 참사를 ‘단순 사고’로 규정하고 책임 소재에 거리를 두기 위한 것으로 오해를 받고 있다.

그러나 참사 당일 112 신고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경찰의 늑장 처리와 부실 대응에 대해 국내외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국정조사를 신속히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여당인 ‘국민의힘’은 검경의 강제수사를 통해서 사건의 철저한 원인 규명을 천명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유가족과 국민에게 깊은 사의”를 표명했다.

10월 30일부터 11월 5일까지 시행된 1주일의 국가 애도 기간은 끝났으나 서울시와 경기도 등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합동분향소를 연장 운영할 계획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서울 녹사평 합동분향소는 오는 12일까지, 수원시와 의정부시의 합동분향소는 오는 9일까지 운영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대구분향소(두류공원 유도관). 정신교 기자
이태원 참사 대구분향소(두류공원 유도관). 정신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