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立冬) 절기
입동(立冬) 절기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2.11.05 1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강과 소설 사이의 19번째 절기, 11월 7일(월)
입동 감나무 까치밥(경북대학교 복현관). 정신교 기자
감나무 입동 까치밥(경북대학교 복현관). 정신교 기자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立冬)은 상강(霜降)과 소설(小雪) 사이의 19번째 절기다. 올해는 11월 7일(월)이다.

입동 무렵이 되면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이 땅속으로 들어가며, 나뭇잎이 떨어지고 풀이 마른다. 배추와 무를 뽑아 김장해서 땅에 구덩이를 파고 저장한다. 김장철은 지역에 따라서 11월 20일부터 12월 초까지 김장을 한다. 햅쌀로 시루떡을 해서 고사를 지내거나 조상 묘에 시제를 올리기도 한다.

입동

이외수

달밤에는 모두가 집을 비운다

-중략-

끊임없이 이 세상 꽃들이 모두 지거든

엽서라도 한 장 보내라던 그대

반은 잠들고 반은 깨어서

지금 쏠려가는

가랑잎 소리나 듣고 살자

나는 수첩에서

그대 주소 한 줄을 지운다.

소설가 이외수(李外秀, 1946∼2022)는 3편의 시집을 내기도 했다. 그는 위암으로 투병하던 중에 올해 4월 25일 폐렴으로 사망했다(향년 76세).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시월령에도 김장 풍습이 나온다.

“시월은 초겨울이라 입동 소설 절기로다. 나뭇잎 떨어지고 고니 소리 높이 난다. 듣거라 아이들아 농사일을 필하도다. 남은 일 생각하여 집안 일 마저 하세. 무 배추 캐어 들여 김장을 하오리라. 앞 냇물에 정히 씻어 소금 간 맞게 하소. 고추 마늘 생강 파에 젓국지 장아찌라. 독 곁에 중두리요 바탱이 항아리라. 양지에 움막 짓고 짚에 싸 깊이 묻고, 장다리무 알밤 말도 수월찮게 간수하소.”

이 무렵 감을 따서 탈삽하거나 곶감을 만드는데, 새들의 먹이로 조금 남겨두는 감나무 꼭대기의 감을 '입동 까치밥'이라고 한다. 김남주(金南柱, 1946∼1994) 시인은 이를 ‘조선의 마음’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탈삽용 감 평핵무 품종(상주 감연구소 감품종전시포). 경북대 문혜경 박사 제공
탈삽용 감 평핵무 품종(상주 감연구소 감품종전시포). 경북대 문혜경 박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