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S. Eliot 삶의 철학
T. S. Eliot 삶의 철학
  • 장명희 기자
  • 승인 2019.04.0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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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태어나서 생명을 다하기까지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살아간다. 그리고 그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엘리어트는 어릴 때부터 현실과 유리된 명상적이고 관념적인 사고를 형성하면서 특별한 삶을 살았다. 1차 대전으로 인해 온통 황폐해진 유럽과 무목적으로 방향 없이 떠도는 현대인들에 깊은 환멸감을 느꼈고, 이들에게 뭔가 방향을 제시해줄 정신적 지주를 생각했다.

현실 도피적이고 허무적인 태도, 현실에 직면하여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그가 살아오면서 중대한 과제이다. 20세기로 접어들면서 가속화된 문명의 성장과 제1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생겨난 가치관의 붕괴, 인간소외의 현상 등 시대상황의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가 느꼈던 현실과 이상의 차이에서 파생되는 환멸과 절망, 우울 등의 암울한 분위기가 마음속에 지배적으로 내재되어 있었다.

현대인은 신의 포기와 더불어 동물과 유사한 존재로 전락하여 생존을 위해 약육강식의 논리에 따라 경쟁하며 투쟁하는 본능적 삶을 꾸려간다. 현대인이 모여 사는 도시 사회는 사랑으로 화합된 공동체라기보다 본능적 욕망으로 인한 투쟁과 전쟁의 결과로 무너질 수밖에 없는 사막의 도시이다. 엘리어트는 현대세계의 도덕적 불감증을 치료하기 위하여 힌두교, 불교, 그리고 기독교와 같은 다양한 종교를 그의 문학에 도입함으로써 그 질병에 대한 정신적 도전을 감행한다. 그가 문학에 끌어들인 다양한 종교는 현실적인 절망을 도피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현실적인 절망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윤회의 무한성을 거듭하면서 회전하는 수레바퀴에 매달려 번뇌를 계속한다. 이러한 현상 세계에서 해탈하기 위해서는 집착에서 벗어나 망집을 버리고, 자비로서 깨달음에 이르러 해탈의 경지에 이르는데 있다. 구원과 해탈은 신과의 합일이며 오직 직관적 인식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다. 구원과 해탈사상을 전개하여 신과의 합일에 이를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하는 것이 그의 목적이다. 마음을 비운 상태에서 감정이 정화되고 영혼이 순환된다. 영혼 정화론은 불교에서 말하는 삼매사상과 일치한다. 삼매(三昧)사상은 망집에서 벗어나는 것을 말한다. 인간은 망집에서 벗어남으로써 영원의 절대세계와 일치할 수 있는 해탈에 이른다. 너와 나라는 분별심이 사라져 마음의 장애가 없는 자유로움은 엘리어트가 강조하는 삶의 철학이다.

우리의 올바른 삶은 자신이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신과 합일함으로써 사랑으로 서로 일치하게 된다. 항상 변질 없는 신의 마음의 상태가 엘리어트가 열망하는 것이었다. 마음을 기쁘게 하는 대상을 볼 때에 그것을 동경하지 않고 거기에 흔들리지 않으며, 그것을 두고 욕망을 품지 않는다. 몸과 마음은 확고부동하고 태연하며, 마음은 단단하고 요지부동하다. 어디에 가나 걸림이 없고 자유로움을 느끼게 된다. 세계 안에 있는 존재이면서도 세계를 의식하지 않으며, 세계를 초탈해서도 초탈한 세계마저 의식하지 않는다, 그러나 동시에 의식한다. 결국 엘리어트는 자신의 삶의 본질을 찾고,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향을 제시 받았기에 진정한 철학자로 시인으로 살았다고 생각된다.

 

 

T. S. Eliot : A life 사진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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