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모르는 '물잠자리'
철모르는 '물잠자리'
  • 여관구 기자
  • 승인 2022.10.2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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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잠자리, 하천변에 물봉숭아 꽃필 무렵 볼수 있는 곤충
나무 잎에 앉아있는 '물잠자리'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물잠자리는 농촌의 산속 계곡이나 강변의 물풀, 흐름이 완만한 하천 가장자리의 수생식물이 자생하는 곳에서 볼 수 있으며, 특히 물잠자리는 하천변에서 물봉숭아 꽃필 무렵 5월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 흔히 볼수 있는 곤충이다. 요즈음은 이상 기후현상으로 10월 중순까지도 드물게 나타나기도 한다.

길의 보도블럭위에 앉아 있는 물잠자리.  사진 여관구 기자.

유충은 길이 30mm 내외이며, 밝은 갈색에서 서식 환경에 따라 적갈색을 띤다. 머리는 둥그스름한 오각형이고, 더듬이는 7마디로 구성되어 있다. 더듬이 제2마디의 길이가 제3마디와 제4마디를 합한 길이와 거의 같으며, 이를 통해 종을 분류한다. 아랫입술 중편의 앞 가장자리로 홈이 깊고, 강모의 수가 적다. 중앙흠각 안쪽에 강모가 2쌍 있고, 측편강모가 2~3개 있다.

다리에는 얇고 길며, 짙은 갈색 무늬가 2개씩 있고, 그 사이에 밝은 고리모양의 무늬가 있다. 배는 제4배마디부터 제8배마디까지 좌우 끝으로 작고 짙은 갈색 반점이 있고, 옆가시와 등가시는 없다. 꼬리아가미는 불명확한 두 줄의 가로무늬가 있고, 창 모양으로 길고 끝이 뾰족하다. 옆꼬리아가미는 작은 톱니가 많다. 주로 산 속의 계곡이나 강변의 물풀, 흐름이 완만한 하천 가장자리의 수생식물 등에 서식한다.

사무실 유리벽 앞에 앉아있는 '물잠자리'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성충은 배길이 40∼46mm, 뒷날개길이 30∼35mm이다. 몸빛 깔은 청록색으로 금속광택이 난다. 뒷머리·이마혹·이마·머리방패가 금록색이고, 입술은 수컷이 검은색, 암컷이 노란색이다. 수컷의 날개는 청록색으로 보랏빛 광택이 나고 가두리무늬가 없다. 암컷의 날개는 수컷보다 검은빛을 띤 갈색으로 구리 광택이 나며 날개 끝부분에 가두리무늬처럼 보이는 무늬가 있다. 이 무늬는 날개를 접고 펼 때 햇빛에 의해 더욱 선명한 흰색으로 빛나는데, 수컷에게는 짝짓기 할 암컷을 구별하는 표시로 이용된다. 앞날개와 뒷날개의 크기는 비슷하며 날개맥은 녹색이다.

5월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 야산의 개울에서 볼 수 있는데, 날개를 접어 곧게 세우고 앉는 특성이 있다. 교미 후 암컷은 홀로 수생식물의 줄기 속에 산란하거나 온몸을 물속에 담그고 산란한다. 우화는 바로 선 자세로 이루어지며 우화 후에도 우화한 장소를 벗어나지 않는다.

바닥의 주차선 위에 앉아있는 '물잠자리'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계절의 소식 / 여관구(시인)

 

남몰래 내려온

영롱한 새벽이슬

국화향기가 묻은 꽃잎을

씻어주기라도 하려는 듯이

꽃잎위에 사뿐히 내려앉고

길섶의 노란 민들레는

기약 없는 임 기다리느라

하얀 백발이 되었구나.

따스한 햇살이 그리워

양지쪽에 숨겨두었던 추억을 찾아들고

그림자를 지워가는 잠자리는

국화꽃과 민들레에게

집배원 아저씨인양

겨울의 소식을 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