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다이어리’, 어느 애주가의 맨정신 체험기
‘금주 다이어리’, 어느 애주가의 맨정신 체험기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2.10.1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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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주부의 와인마녀 결별 체험기
'금주 다이어리' 표지. 복복서가
'금주 다이어리' 표지. 복복서가

코로나 팬데믹이 해를 거듭하면서 사람들이 점차 지쳐가고 있다. 지나친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간관계가 소원해지고, 비대면 활동이 일상이 되고 있다. 혼밥과 혼술을 기본으로 하면서 너나 할 것 없이 안식과 위안을 찾고자 식도락에 탐닉하고 있다. 상큼하고 달면서도 시금털털하고 쓰디쓴 와인 향과 맛에 취하면서 알게 모르게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가는 마니어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은이 클레어 풀리는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 졸업생으로 유능한 광고 회사 간부 사원으로 활약하다가 결혼하고 아이를 셋 둔 전업주부가 된다. 그러나 사춘기부터 시작한 와인에 어느새 중독된 자신을 발견하고 자기혐오감에 빠진다.

‘나 자신이 싫다. 무엇인가 바뀌어야 한다.’ 46세의 자신을 돌아보면서 ‘이제 멈춰야 한다’고 소리치면서 자기 속의 와인마녀와 결별을 하고 매일 블로그를 쓰면서 금주를 시작한다. 아이들을 돌보고, 학부모 모임에 가고, 친구들과 파티를 하고, 여름 휴가를 보내면서 와인에 취했던 과거와 무알코올 음료를 마시는 현재의 자신을 비교해본다. 대학에서는 페미니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술을 마셔야 하는줄 알았고, 사회 생활에서 남성을 이기기 위해서는 와인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관념에 사로잡혔다. 그에게서 술은 놀이문화의 일부라기 보다 노동문화의 일부였다. 은은한 조명의 와인바는 젊은 여성들의 로망이기도 했다.

그러나 음주로 인한 절친 여성의 죽음을 겪으면서 저자는 금주를 결심하게 된다. 금주 생활 중에 유방암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을 해나가면서도 와인에서 벗어나고 알코올로부터 해방되는 자신을 느끼고 관찰하면서 진정한 몸과 마음의 자유와 해방감을 맛보게 된다.

저자는 수많은 독자들의 성원으로 365일, 12개월 동안 ‘엄마는 남몰래 술을 마셨다’의 블로그를 쓰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금주 다이어리’를 집필하여 출간하게 된다. 저자의 진솔한 경험과 고백이 담긴 소설은 출간과 동시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되고 29개의 언어로 번역된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수많은 알코올 중독 부작용 가운데 가장 큰 해악은 자존감의 파괴이며, 알코올과 원만한 화해를 기대하지말고 단호하게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고 천명한다.

그는 금주로 인해 많은 것들을 다시 얻게 되고 정신적, 물질적으로 자유를 얻었으며 젊은 시절로 되돌아가서 좋은 아내, 좋은 엄마가 되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밈을 인용하자면, 삶은 태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술을 마시든 안 마시든) 역경이 생겼을 때 구멍을 파고 들어가 몸을 웅크리고 틀어박히는 것으로 대응하면 다음에는 더욱 무서워진다. 우리의 세상이 점점 더 작아진다. 그러나 태풍 속으로 걸어나가서 그것을 경험으로 바꾸면, 정말로 춤을 추기 시작하면, 다음번에는 더욱 용감해질 것이다. 우리가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의 세상은 더 커지고 밝은 전망으로 가득해진다.' 본문 P226.

  • 책명: 금주 다이어리; 어느 애주가의 맨정신 체험기
  • 원서명: The sober diaries: how one woman stopped drinking and started living
  • 지은이: 클레어 풀리(Clare Pooley),(http://mummywasasecretdrinker.blogspot.com/)
  • 옮긴이: 허진
  • 펴낸 곳: 복복서가
  • 출판일: 20211227
  • 가격: 16,500원